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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Tech - 지금 중국 1등 기업을 사라

Money Tech - 지금 중국 1등 기업을 사라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 “각 업종 독과점 기업 주가 많이 오를 것”



“중국 시장이 투입 경제에서 소비 경제로 바뀌면서 글로벌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가 왔습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글로벌 자본시장 변화의 핵심 요인으로 중국 소비시장의 부상을 지목했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 때 1억원으로 주식투자에 나서 156억원으로 불린 가치투자의 대가다.

그걸 밑천으로 1999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을 차렸고, 10년 후 자산운용사로 전환했다. 펀드 성과도 좋다. 2008년 7월 설정한 ‘에셋플러스 코리아리치투게더’는 5월 13일 현재 85.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글로벌리치투게더’ ‘차이나리치투게더’는 각각 국내 글로벌 펀드, 중국 펀드 중 수익률 1위다.

강 회장은 국내 금융계에서 ‘중국통’으로 꼽힌다. 매일 중국 정보를 분석하고 틈틈이 중국 현지를 방문해 투자 기업을 발굴한다. 2002년 중국 상하이에 설립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현지법인은 국내 주요 증권사에 중국의 기업·시장 정보를 제공한다. 강 회장은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와 다른 흐름을 보이는 건 중국 경제의 구조 변화 때문”이라며 “지금부터는 중국 소비자를 중심으로 기업과 산업을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외 자본시장의 특징은?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한국 증시는 제자리다. 이유는 간단하다. 주가는 기업의 이익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미국 주가와 한국 주가가 같이 가려면 기업 이익의 구조가 같은 방향이어야 한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글로벌 경제 환경이 달라지면서 한국 기업과 미국 기업의 이익 구조가 변했다.”

어떻게 달라졌나?

“중국 소비자의 등장이 핵심 포인트다. 2006~2008년은 중국의 투입 경제 시대였다. 지금은 투입 경제가 끝나고 소비시장 위주로 변했다. 당연히 중국 투입경제 관련 산업보다 소비 관련 산업 구조가 뜬다. 모바일 생태계의 등장과 비(非)전통 에너지의 등장도 주요 변수다. 이런 환경 속에서 산업이 패러다임을 탔는가, 배제됐는가의 차이가 증시의 방향을 좌우했다.”

한국 산업이 핵심 패러다임에서 배제됐다는 것인가?

“한국은 투입경제와 관련된 중후장대형 산업이 대부분이다. 중국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산업이 적다. 미국은 다르다. 맥도널드·스타벅스·존슨앤존슨·P&G·디즈니랜드·애플이 중국 소비자의 지갑을 열고있다. 중국 소비자와 접점이 적은 한국 기업은 이런 흐름을 타지 못했다. 금리 인하 효과와 낮은 대체자산수익률, 규모가 큰 기관투자가의 수급이 한국 증시를 떠받치고 있지만 본질적인 기업 이익 비전이 없어 상승 잠재력이 떨어졌다.”

산업 체질을 짧은 시간에 바꾸긴 어렵지 않겠나?

“오래 걸릴 것이다. 한국 증시 2000포인트의 역사에는 이병철과 정주영이라는 창업가의 혁신이 있었고 지금도 이들이 뿌린 씨앗으로 먹고 산다. 이런 혁신가가 다시 나와야 하는데 과거와 달리 정부 주도로 산업을 밀고 나갈 수도 없어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중국 소비와 접점이 있는 업종은?

“한국의 희망은 중국 17억 인구의 상당수가 5시간 거리에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 체류하는 중국 인구가 늘면 이와 관련된 의료·관광·쇼핑·카지노·교육 등 서비스 산업이 성장할 것이다.”

중국 투자에 변화를 줬나?

“2008년 코리아·글로벌·차이나 펀드를 설정할 때부터 중국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면서 오히려 차이나 펀드 비중을 낮게 유지하라고 고객에게 얘기해왔다. 코리아·글로벌·차이나 비중이 50:40:10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최근 40:35:25로 변화를 줬다.”

성장률이 주춤하는 지금 중국 투자를 늘리는 이유가 뭔가?

“경제성장과 주가는 꼭 일치하지 않는다. 국내총생산(GDP)은 근로자·채권자·부동산·주주라는 생산요소의 부가가치 합이다. 주가는 이 중 주주의 몫만을 말한다. 중국의 과거 10% 성장률 역사는 주로 인건비(근로자)·금리(채권자)·임대료(부동산) 상승의 힘에 의존했다. 이에 비해 주주 몫은 미미했다. 주가가 안 오를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었던 것이다.

이는 청년기 역사의 특징이다. 성장률은 10%가 넘는데 주가지수는 1000포인트를 뚫지 못한 외환위기 이전의 한국도 그랬다. 이 때는 주식을 살 필요가 없다. 오히려 성장이 정체된 장년기에 살아남은 기업이 과점의 이익을 챙긴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에서 살아남은 일등기업의 주가가 20~30배 오르지 않았나?”

그래도 성장률이 떨어지면 아무래도 불안하지 않나.

“중국의 성장률은 7% 이하가 더 좋다. 2007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4조 위안이었다. 지난해 GDP는 52조 위안이다. 기본 전제가 달라진 것이다. 지금 7.5% 성장률은 2007년 말 기준으로 15% 성장인 셈이다. 몸무게 100kg인 사람에게 50kg일 때 100m를 13초에 뛰었으니까 지금도 13초에 뛰라고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성장률 조정은 투입경제에서 효율경제로 바뀌는 과정으로 해석해야 한다. 더 이상의 투입경제는 경계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성장률 하락은 독이 아니라 약이다.”

중국 경제가 장년기로 접어들었다는 말인가?

“아직은 청년기다. 장년기는 금리가 최고점을 찍거나 시장의 잠재 금리 수준이 떨어질 때가 될 것이다. 지금 금리 수준은 그 정도는 아니다. 5~10년 정도 더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주식시장 조건이 과거보다는 좋다. 중국 GDP가 2007년 24조 위안에서 지난해 52조 위안으로 오르는 동안 상하이 증시 시가총액은 22조 위안에서 18조 위안으로 줄었다.

과거의 악재와 요소비용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또 각 산업에서 1등 기업이 나온다. 청년기의 박스권에서 바닥에 도달한 상태고, 당장 박스권을 벗어날 정도는 아니지만 상승 잠재력이 있다. 과점의 능력이 있는 중국의 1등 기업을 사야 할 때다.”

중국 경제에 위험요소는 없나?

“문제가 없는 나라가 있겠나. 그러나 중국 정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돈과 조절 능력이 있다. 그리고 중국에선 도시화·정보화·지역 격차가 크다. 자본투자 효율이 살아있는 산업과 지역이 아직 많다는 의미다. 정부가 돈과 힘이 없고, 고속도로 만들 곳도 없는 일본과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중국 투자로 쓴 맛을 본 투자자가 많은데.

“주식투자의 본질은 안정적 마진이 아니다. 상승 잠재력을 극대화한 창업가 정신에 주는 보답이다. 이런 전제에서 위험을 조금씩 줄이는 방법은 비즈니스 모델 참고, 1등 기업 투자, 분산 투자다. 예측·지속 가능하고 변동성이 적은 기업이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다. 또 치열한 호·불황 반복환경에서 다른 기업이 퇴출되는 동안 살아남은 1등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증시는 고통 속의 축제다. 1등 기업을 가지고도 불황이라고 파는 것은 잘못된 투자다. 중국 투자도 이런 접근법이 필요하다. 중국의 상승 잠재력을 바탕으로 소비재라는 비즈니스 모델, 생존하는 1등 기업, 분산 투자를 실천하면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다른 신흥시장 사정은 어떤가?

“인도네시아·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신흥시장도 소비 위주로 되살아날 것이다. 중국의 인건비가 오르면 생산설비가 동남아로 이동해 그 지역의 인건비 상승을 부른다. 이는 동아시아 구매력 증가로 이어지고, 새로운 소비자를 등장시킨다. 큰 그림으로 보면 유럽의 소비가 동아시아로 넘어가는 소‘ 비의 대이동’이다.”

최근 돈이 몰리는 일본은.

“일본 경제는 심각한 노년기다. 구조적으로 상승 잠재력이 없는 상황에서 심폐 소생술로 진행되는 잠깐의 머니 게임이다. 엔화 가치가 과거 지나치게 높기도 했다. 달러당 엔화 가치가 80엔으로는 갈 수 없었던 상황에서 엔화 약세는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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