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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 전셋값 강세-집값 약세 당분간 이어질 듯

Real Estate - 전셋값 강세-집값 약세 당분간 이어질 듯

전셋값·집값 동반 상승·하락 패턴 깨져 대규모 재건축으로 전세값 요동칠 수도



2004년 초 4억500만원이던 서울 마포구 ‘공덕 삼성 1차’ 아파트의 84㎡(이하 전용면적)형의 매매가격은 1년 뒤 3억9500만원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전세가격도 2억원에서 1억9000만원으로 하락했다. 2년 뒤인 2007년 초 집값이 6억2000만원으로 껑충 뛰자 전셋값도 2억3000만원으로 올랐다. 일반적으로 집값이 오르면 전셋값이 따라 오르고, 매매가격이 내리면 전셋값도 같이 하락하는 ‘동조화(同調化)’ 패턴이 나타난다.

이런 흐름에 변화가 일어났다. 2009년 집값이 약보합세를 나타낼 무렵 큰 변동이 없던 전셋값은 2010년 초부터 뛰기 시작해 올 5월 현재 3억3500만원으로 올랐다. 집값은 줄곧 빠져 5억6000만원으로 주저앉았다. 집값과 전셋값이 짝을 이뤄 동반 상승·하락을 반복하던 흐름이 깨진 것이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탈동조화 현상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특히 전세가격 급등은 전세대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2011년에만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한 전·월세 대책을 세 차례나 발표하면서 폭등하는 전셋값을 겨우 진정시켰지만 이 같은 탈동조화 현상은 주거 트렌드가 변하는 징후로 읽혀졌다.

그렇다면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탈동조화 현상은 주택시장의 도도한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인가. 전문가들은 매매가격이 하락 또는 정체를 보이는 가운데 전세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이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100세 시대연구소 연구위원은 “지역·규모별로 편차가 있지만 집값은 물가상승률 범위에서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그러나 전세가격은 이미 많이 오른데다 소폭 상승할 가능성도 커서 전세 수요자들이 체감하는 부담감은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탈동조화 현상에 주목하는 건 전·월세 시장의 불안정으로 무주택 서민의 주거난이 고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가격의 안정은 국가 차원에서 중요한 문제다. 역대 정권이 전셋값이 뛸 때마다 서둘러 안정대책을 내놓는 것도 주거 스트레스에 따른 민심 이반을 우려해서다.



전세 세입자 체감 부담감 더 커전세가격이 연 평균 10% 넘게 오르면서 전세난이 사회적 문제가 된 건 1980년대 이후 세 차례 있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전·월세 가구 특성을 고려한 주택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가격이 장기 연 평균 상승률(6.4%, 25년) 이상으로 2년 넘게 연속 오른 전세난 시점은 198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그리고 2010년 초다. 공교롭게도 약 10년 간격으로 발생했다.

1차 전세난은 1987년부터 1990년까지 4년 간 이어졌다. 이 기간 동안 전셋값은 연 평균 16.7% 올랐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지속된 2차 전세난 기간에는 평균 13.6% 상승했다. 당시 전세난이 발생한 건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때문이다.

1차 전세난은 당시 노태우 정부가 1989년 주택 200만호 건설 계획을 내놓고 1기 신도시 건설이 이뤄지면서 수그러들었다. 2차 전세난 역시 1997년 외환위기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택 공급이 줄어들고 구매 수요보다는 임차 수요가 늘면서 발생했다. ‘국민의 정부’가 국민임대주택 50만호 건설을 발표하고 다가구·다세대 주택 공급을 늘리면서 겨우 진정됐다.

2010년부터 시작된 3차 전세난은 1·2차와 다른 특성과 시장 여건을 보인다. 일단 지속 기간이 2년으로 줄었다. 정부가 2011년에만 세 차례 전·월세 안정화 대책을 통해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주거용 오피스텔 공급 확대, 전세·주택 구입 대출자금 지원 확대 등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전세가격 상승률이 2%대로 내려앉았다.

3차 전세난이 이전과 다른 점은 매매가격 상승을 동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2차 전세난 때는 집값도 각각 14%와 7.5% 올랐다. 이에 비해 3차 때인 2010년에는 집값이 1% 가량 하락했다. 2011년에는 2% 정도 오르는데 그쳤다. 이 시기 전셋값은 평균 9.7% 올랐다. 전세가격 상승이 시작된 2009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는 무려 24.6% 상승했다.

무엇보다 3차 전세난 때는 지금까지 수도권 시장에서 나타나지 않은 매매가격 하락과 전세가격 상승이라는 탈동조화 현상이 발생해 관심을 모았다. 수도권 전세가격이 급등한 건 보금자리주택같은 저가 공공주택 공급이 늘면서 대기 수요가 확산돼서다.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이주 수요도 늘었다. 주택공급도 과거보다 늘지 않았고 저금리 기조에 따라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늘어난 것도 전셋값 상승에 한 몫 했다.

2006년 고점을 찍은 수도권 집값은 2007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2010년 이후 계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김덕례 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집값이 물가상승률만큼만 올라도 주택을 구입하려 할 텐데 더 떨어질 것이라는 불안 심리가 큰데다 가계 부채 탓에 구매력도 많이 저하돼 매매가격이 떨어졌다”면서 “집을 소유가 아닌 거주 개념으로 인식하는 젊은층이 늘면서 전·월세 수요가 증가한 것도 전세가격을 끌어올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대개 집값이 떨어지고 전셋값이 오르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바뀌면서 주택거래가 늘어난다. 그러나 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런 법칙이 깨졌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60%에 육박해도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지 않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5월 초 기준 재건축을 제외한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평균 61.1%를 기록해 지난해 말(59.75%)보다 1.35%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별로 서울이 57.25%로 지난해 말(55.36%)보다 1.89%포인트 올랐다. 경기도는 56.86%에서 58.15%로, 인천도 50.25%에서 51.63%로 비슷하게 상승했다.



전세가율 70% 넘는 아파트 속출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선 아파트도 속출했다. 서울 종암동 삼성 래미안 59㎡의 전셋값이 2억2500만원으로 매매가격(2억9000만원)의 78%까지 올랐다. 하월곡동 월곡두산위브 59㎡의 전세가율 역시 78%까지 치솟았다.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설악 주공8단지 49㎡의 전세 가격은 1억4500만원으로 매매가(1억7750만원)의 82%에 달했다.

서울 강남권의 대표적인 고가 아파트인 반포자이의 84㎡형 매매가격은 2008년 11억2500만원에서 올해 5월 현재 12억원으로 7500만원 가량 오르는데 그쳤다. 전세가격은 같은 기간 3억3500만원에서 8억5000만원으로 무려 5억원 넘게 올랐다. 전세가율이 29.7%에서 70.8%로 2배 이상으로 뛰었다. 이 기간 집값이 상승했다 하락했지만 전셋값은 줄곧 오름세를 나타냈다. 집값이 너무 비싼 탓에 구입하기는 어렵지만 교통과 학군이 좋아 전세로라도 거주하겠다는 수요가 많다 보니 전세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2000년대 초 60%가 넘던 전세가율이 집값이 크게 오른 2006~2007년 40%대로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60%를 넘어섰다”면서 “과거에는 전세가율이 오르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자산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고 주택 공급도 부족하지 않다 보니 선뜻 나서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탈동조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지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주택보급률 100% 시대다. 자가 보유율도 선진국 수준인 60%를 넘어섰다. 인구 증가율마저 둔화되며 주택가격이 오를만한 요인이 눈에 띄지 않아 집값은 바닥권에서 약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민간 임대주택 적극 활용해야전세가격은 대체적으로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신규 주택 소비자인 30~40대의 주택구입 의지가 낮은데다, 1~2인 가구 증가로 전·월세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전·월세 시장 안정과 주거복지 증진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많은 물량을 공급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리가 낮으면 종전처럼 전세보증금을 통한 자본이익을 얻기 힘든 만큼 전세를 보증부 월세나 순수 월세로 전환하려는 집주인이 늘면서 임대료가 상승할 수 있다.

김덕례 연구위원은 “저금리 시대에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보증금을 통한 재투자 수익보다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는 월세를 선호하게 마련”이라면서 “전세보증금 상승분을 마련하기 힘들어 울며 겨자 먹기로 보증부 월세나 순수 월세를 받아들이는 세입자가 늘었지만 대출을 받아서라도 전세를 유지하려는 사람도 많아 전세가격을 떠받치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수도권 대규모 단지의 재건축이 속도를 내면서 국지적으로 전세가격 급등 현상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 서울 개포주공·가락시영·둔촌주공 등 5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의 이주 수요가 한꺼번에 쏟아지면 인근 지역의 전세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 가락시영은 현재 가구수만 6600가구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다. 둔촌주공도 5930가구나 된다. 두 단지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재건축에 들어간다.

특히 최근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낸 1단지(5040가구)를 비롯해 개포주공아파는 가구수가 1만5000가구가 넘는다. 김덕례 연구위원은 “1000가구 이상의 단지가 재건축을 하면 인근 지역 전세시장이 요동칠 수밖에 없다”면서 “전셋값은 오를 때는 빨리·많이 오르지만 내릴 때는 하락폭이 적은데다 현재 서울 지역은 전세 수요를 분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대규모 재건축으로 인한 국지적인 전세대란이 발생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였지만 실제 세입자나 신규 전세 수요자가 느끼는 체감 전세가격은 여전히 높다. 박근혜정부는 전·월세난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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