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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WDfunding - 부동산 개발에도 크라우드펀딩

CROWDfunding - 부동산 개발에도 크라우드펀딩

소액투자자 모아 콘도와 사무실 짓는다
개인 투자자들도 대형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펀드라이즈 사이트 투자자에게는 건물 지분뿐 아니라 세입자 수입, 임대료 수입의 일부가 지급된다.
크라우드펀딩(인터넷 등을 통해 다중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뜬다. 시계 디자이너, 영화 제작자, 사회운동가 모두 그 급성장하는 펀딩 기법을 이용해 일반대중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아이디어 실현 자금을 마련한다. 일반적으로 기부자는 그 대가로 티셔츠 또는 제품이 완성된 뒤 샘플을 제공받는다. 그러나 최근 크라우드펀딩을 투자자 물색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난다. 자금조달 규모를 키워 단순 기부자가 아닌 가령 태양광 패널 사업의 투자자를 찾는 방식이다.

최근의 부동산 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펀드라이즈는 킥스타터(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같은 사이트의 크라우드펀딩 기법을 이용해 워싱턴 DC의 부동산 개발사업 투자자를 모집했다.

벤과 댄 밀러 형제는 워싱턴 DC에서 새로 각광받는 H 스트리트 지역의 개발사업 후원자를 찾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기존 투자자와 은행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DC의 신흥지구인 H 스트리트 북동부의 부동산을 매입할 계획이었는데 금융기관들이 ‘어딘지도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벤이 설명했다. “담벼락에 대고 말하는 기분이 들어서 대신 일반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밀러 형제의 아이디어가 실현되기까지 2년 가량이 걸렸다. 우선 자신들의 방식이 합법인지 알아봐야 했다.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선 기술 플랫폼을 처음부터 새로 구축해야 했다. 이제껏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일이라서 관계당국을 찾아가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했다”고 벤이 말했다. “전문가이며 규제를 잘 아는 사람을 찾는 데 여러 달이 걸렸다.”

밀러 형제는 결국 레귤레이션 A라는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교적 사용되지 않은 조항을 찾아냈다. 소규모로 증권을 발행할 때 SEC 등록요건의 일부를 면제해주는 조항이다. 형제는 지역사회의 (자산규모가 일정 기준에 못 미치는) 비공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첫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투자를 권유할 수 있었다. 일단 규제문제를 해결한 다음 그 프로젝트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기를 기대해야 했다. 빈 건물을 아시아 소매시장과 음식점 복합 상가로 개조하는 프로젝트였다.

“첫 프로젝트에 32만5000달러를 조달하는 데 3개월이 걸렸다. 너무 길게 느껴졌다. 우리 이야기를 들어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생소한 개념이었다”고 벤 밀러가 말했다.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이 건물의 지분을 매입한다고?’라며 되물었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색다른 방법이었다. 그래서 처음 자금을 조달하는 데 3개월이 걸렸다.” 제2의 프로젝트는 쇼 지구의 부동산 재개발 사업이었다. 불과 14명의 투자자들로부터 한 주 만에 25만 달러가 모였다.

펀드라이즈 사이트의 투자자들은 건물의 일부 지분뿐 아니라 세입자가 올리는 총소득의 일정비율과 임대료 수입의 일부를 받는다. 밀러 형제가 개발한 첫 부동산의 경우 세입자가 이익의 30%를 펀드라이즈사에 떼어줘야 한다. 그중 일부 외에도 연간 15만 달러의 임대소득 중 일정 비율이 모든 투자자에게 배분된다.

2012년 8월 착공한 첫 프로젝트는 공사가 진행 중이며 10월 1일 개장 예정이다. 펀드라이즈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그밖에 6개 개발사업 자금을 조달했으며 현재 다른 부동산 업체 벤처사업의 펀딩도 진행하고 있다. 대다수가 H 스트리트 지역의 개발 사업이며 DC 주변 다른 고급 지구 투자사업도 일부 있다.

현재 2개 프로젝트가 투자를 받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잠재적인 투자에 관심이 있는지 사람들에게 묻는 단계다. 유행을 앞서가는 번화가 U 스트리트 지구의 북쪽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개발사업이다. 펀드라이즈는 시 당국으로부터 그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다른업체들과 입찰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잠재적인 투자의 사업자금 30만 달러 조달에 후원자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펀드라이즈는 95만 달러가 넘는 투자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아무나 밀러 형제처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들이 찾아낸 허점은 현지 투자자 또는 자신이 직접 이용하기를 희망하는 제품(또는 건물)에 투자하려는 사람에게만 명확하게 적용된다. 그리고 각 프로젝트가 SEC의 승인을 받아 사업에 착수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은행이 문지기 역할을 했다. 누가 자금지원을 받고 누가 못 받는지에 관한 최종 결정권이 너무 오랫동안 그들의 손에 있었다.” 연례 ‘크라우드펀딩 대회 및 로드맵’의 기획자이자 연출자인 루스 헤지스가 말했다. “지역사회와 발전, 고용창출과 혁신에 정말 큰 해를 끼쳤다.”

그러나 관련 법(JOBS Act)이 통과된 덕분에 곧 일대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2012년 4월에 통과된 이 법에는 크라우드펀딩 관련 규제를 줄이고 기업과 개인의 투자유치를 더 용이하게 만드는 조항이 있다. 헤지스 같은 크라우드펀딩 지지자들은 이 법으로 기업과 새 아이디어에 대한 개인들의 투자가 더 쉬워질 것으로 기대한다.

“인스타그램(사진공유 프로그램)을 보라. 개설 후 560일 만에 10억 달러에 팔렸다. 인스타그램의 크라우드펀딩이 가능했다면 초기 투자자 모두 대단한 부자가 됐다”고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는 이런 거래에 참여할 길이 없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래의 투자자들이 직면할지 모르는 부작용을 경계한다. “투자를 유치하려는 사람은 전형적으로 꿈을 갖고 있다. 다른 투자자들이 수긍할지 모르지만 사람들이 사기를 당할 더 큰 위험이 있다.” 아메리칸 대학 비즈니스스쿨의 피터 친로이 금융·부동산학 교수가 설명했다. “아무런 수익이 없기 때문에 그 아이디어가 존재한다는 증거도 없다.” 아울러 그것은 본질적으로 장기 투자가 된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새로운 아이디어에 투자하려는 사람은 어떤 사업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더 높은 수익을 요구해야 한다. “이미 상장된 공개기업의 주식 매수보다 훨씬 더 큰 위험이 따른다”고 그가 말했다. “이들은 어디에도 상장되지 않은 기업이다. 유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 큰 수익이 가능하다는 증거를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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