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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 관심 커진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

Real Estate | 관심 커진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

고급 주상복합, 서비스드 레지던스 임대 ... 전입신고 하는 외국인 드물어
각국 대사관이 모여 있는 서울 한남동 인근의 유엔빌리지에는 고액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외국인 거주자가 많다.



서울 강남에 사는 A씨는 2004년 용산구 한강로에 들어서는 ‘시티파크’ 펜트하우스(전용면적 307㎡)를 25억원에 분양받았다. 2000년 중반 집값이 다락같이 오를 때 시세가 50억원을 호가한 이 펜트하우스는 현재 시세가 40억원선까지 내렸다. 그러나 지금 팔더라도 15억원 가량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A씨는 시세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임대료 수입만으로 만족하고 있다. 2007년 입주 때부터 외국인을 대상으로 월세를 놓으면서 매달 1000만원 안팎의 임대수입을 올리고 있다.

A씨는 최근 한 외국계 기업의 임원과 월 12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월세 계약을 했다. 세입자인 외국인 임원은 1년치 임대료인 1억4400만원을 한꺼번에 내고 입주했다. 흔히 ‘깔세’로 불리는 일시불 렌트비다. A씨는 “연 수익률이 5~6% 정도 나오는데 은행 이자보다 높다”며 “일시불로 받은 임대료를 채권이나 펀드 등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1년치 월세 받아 펀드·채권에 투자부동산 경기침체와 저금리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임대주택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 상시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크게 늘면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고급 주상복합이나 빌라, 오피스텔, 서비스드 레지던스를 분양 받아 외국인에게 장기 임대해 짭짤한 임대수입을 올리는 투자자가 느는 추세다.

특히 외국인들은 전입 신고를 하거나 확정일자를 받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다 월세 소득공제에도 관심이 없어 임대사업자 입장에서는 임대소득이 노출될 가능성이 작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정부가 2월에 내놓은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에 따라 앞으로 임대사업을 하는 집주인들의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은 계속 과세 사각지대로 남아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이 주목 받는 것은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주한미군이나 외교관 등에 한정돼 있던 수요가 글로벌 시대를 맞아 외국계 기업의 임직원이나 유학생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국내에 상시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2008년 89만명에서 지난해 145만명 수준으로 늘었다. 이는 광주광역시 인구(149만명)와 맞먹는 수준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외국계 기업의 증가와 국내 기업의 글로벌화에 따라 고급 임대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은 투자 안정성 면에서도 메리트가 있다”며 “고급 수요가 늘면서 입지나 건물 품질, 배후수요 등을 갖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는 비싼 가격에도 거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고액 월세 주택에 사는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주거 유형은 크게 2가지다. 편의성을 중시하는 경우 주상복합 아파트를 선택한다. 한적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원할 경우 한남동 일대 고급 빌라에 거주한다. 각국 대사관이 몰린 한남동 유엔빌리지가 대표적이다. 이 일대 고급 빌라의 월세는 관리 상태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160㎡형이 700만~800만원 선이다.

한남동 B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한남동 일대 빌라나 한강로 인근 주상복합 아파트를 사들여 임대사업을 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 거래가 꽤 활발했다”며 “모두 외국인을 대상으로 임대사업을 하려고 매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하면 보증금 없이 월세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 외국인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임대사업은 선월세 및 단기 임대 개념인 깔세 계약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임대료 연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꺼번에 수 억원의 목돈을 손에 쥘 수 있어 깔세로 받은 임대료를 다시 은행에 예치하거나 채권·주식·펀드 등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등 자산 불리기에도 용이하다. 각국 대사관과 미군 부대, 외국계 기업이 몰려 있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렌트가 활성화 돼 있는 용산에는 월 임대료가 500만~1000만원 선인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즐비하다.

2012년 입주한 ‘아스테리움 용산’의 경우 191㎡형의 월세가 1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고, 171㎡은 800만원이다. 2007년에 입주한 ‘파크타워’와 ‘시티파크’의 경우 240㎡형은 800만원, 130~160㎡형은 500만~600만원 선이다.



외국인 상대 임대사업 평균 수익률 약 5%보통 보증금에 매달 지급하는 월세를 내는 임대방식보다 깔세 계약은 임대료가 20~30% 가량 높게 책정돼 임대사업자에게는 수익률이 더 좋은 편이다. 예를 들어 18억원짜리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를 매입해 보증금 5억원에 월 600만원에 월세를 놓는다고 하면 연간 수익률이 5.5% 정도다.

이와 달리 보증금 없이 깔세로 놓을 경우 월 1200만원(연간 1억440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수익률이 8%로 올라간다. 한꺼번에 받은 임대료를 은행에 예치하면 2% 안팎의 이자 수입을 추가로 챙길 수 있다. 용산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의 평균 수익률은 연 5% 내외로 보고 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임대사업을 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외국인들을 주로 상대하는 지역 부동산 업체와 관계를 맺고 계약 때 협조를 받는 것이 좋다. 계약 체결은 대부분 영문으로 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작성해야 한다.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때도 최소 3개월 전에 통보해야 효력이 발생한다는 등 특약 조항을 넣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필요도 있다. 집에 하자가 발생하거나 화재가 나는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더러 있어 임차인과의 분쟁에 대비해 관련 보험에 가입해두는 것도 좋다.

수요를 제대로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다.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거주지는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한남동·이태원동·연희동·성북동 등이 대표적인 선호지역이다. 프랑스인들이 모여 사는 방배동·반포동이나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동부이촌동도 일부 수요가 있다. 한강로동 C공인 관계자는 “외국인 렌탈 주택은 수요층이 특정돼 있기 때문에 공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체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역과 주택 상태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예상 수익률을 꼼꼼하게 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직장이나 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외국인 학교의 통학 문제, 생활편의시설 등에 따라 강남 일대를 선호하는 외국인도 있지만 외국인 임대사업의 요지는 뭐니뭐니해도 용산구 일대다. 기존 주택을 매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신규 공급되는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을 분양 받아 임대수입과 함께 향후 시세 차익도 노려볼 수 있다. 외국인 임대 수요가 풍부한 용산에서는 상반기 중으로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텔이 잇따라 분양될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은다.

용산역 일대 도시환경정비사업 구역 8곳 중 전면2·3구역과 국제빌딩주변4구역이 상반기 중 일반분양을 할 예정이다. 가장 사업 속도가 빠른 전면3구역은 최고 40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 2개 동 135~238㎡ 195가구와 오피스텔 782실이 들어선다. 전면2구역은 38~39층 2개 동 규모로 112~297㎡ 아파트 151가구와 25~48㎡ 오피스텔 650실로 구성된다.

국제빌딩주변4구역은 40층 높이의 아파트 3개 동 96~227㎡ 638가구와 26~28층 규모의 오피스·오피스텔 3개 동이 들어선다. 오피스텔은 1489실이나 된다. 분양가는 아파트가 3.3㎡당 2800만~3000만원 선이고 오피스텔은 1350만~1400만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남동 B공인 관계자는 “주상복합의 경우 총 분양가가 최소 10억원선이기 때문에 투자비가 늘어나 수익률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며 “소형 오피스텔을 2~3개 매입해 임대사업을 하는 것이 오히려 수익률 면에서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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