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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른 부동산 경매 열기 - 경쟁률 오르고 낙찰가율 고공행진

달아오른 부동산 경매 열기 - 경쟁률 오르고 낙찰가율 고공행진

아파트 경매시장 열기가 뜨겁다. 최근 집값이 오르자 비수기인 연초부터 시세보다 싸게 집을 장만하려는 수요가 경매장으로 몰리고 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7.8%로 지난해에 이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감정가가 3억원인 아파트가 2억6340만원에 낙찰된다는 의미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1월 87.9%, 2월(12일 기준) 87.8%다. 지난해 8월 이후 꾸준히 85%를 웃돌고 있다.

아파트뿐 아니라 연립주택이나 다세대 주택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서울과 수도권의 연립·다세대 주택 낙찰가율은 지난해 11월 71.6%에서 올 1월 75.9%, 2월 77.2%로 뛰었다. 지난해 5월(69.8%) 이후 평균 74%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은 관심이 더 크다. 지난해 5월 평균 71.8%였던 낙찰가율이 2월 80.1%로 8.3%포인트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아파트보다 자금 부담이 적은 연립·다세대로 주거 불안을 해소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쟁은 치열해졌다. 올 1월 전국 아파트 경매 평균 입찰 경쟁률은 7.5대 1로, 조사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연도별 같은 달 중 가장 높다. 서울은 2월 경매물건당 평균 응찰자 수가 9.5명으로 늘었다. 지난달도 8.7명으로, 지난해 평균(7.9명)을 웃돌았다. 주택 거래가 살아나자 경매에 나오는 물건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지난해 9월 2132건이었던 경매물건은 올 1월 1629건으로 25% 감소했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채권자 입장에서는 경매에 내놓는 것보다 매매시장에서 처리하는 게 유리하다”며 “주택 거래가 활성화하니 경매에 나오는 물건이 줄어들면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한동안 ‘찬밥 신세’였던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살아나고 있다. 주택시장에서 중대형 거래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경매시장으로 분위기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최근 몇 년 사이 중대형 공급 물량이 줄면서 희소성이 높아진 데다, 중소형과의 가격 차도 크지 않은 것이 이유다.

서울·수도권 전용면적 85~120㎡ 미만 아파트 낙찰가율은 1월 90.6%로 1년 새 8%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은 1월 낙찰가율이 91.1%로, 85㎡ 이하 중소형(90.9%)을 웃돌았다. 120㎡ 이상 대형 아파트 낙찰가율도 지난해 12월 78.9%에서 올 1월 83.3%, 2월 83.2%로 올랐다.
 경매에 나오는 물건은 줄어
경매는 일반적인 주택 거래와 달리 권리관계 등 확인해야할 것이 많아 신중해야 한다. 요즘처럼 집값이 오르는 시기에는 입찰에 앞서 유의해야할 점이 더 많다. 우선 입찰가격을 정할 때 더욱 신중해야 한다. 집값이 오르면서 감정가도 오르기 때문이다. 경매 응찰가격의 기본이 되는 감정가는 시세를 기준으로 대개 6개월 전에 정해진다. 낙찰가율을 더 낮게 적어도 자칫 비싸게 낙찰할 수 있다.

1월 27일 경매에 나온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04㎡ 형(이하 전용면적)은 낙찰가율의 98%(9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6개월 전인 7월 같은 단지 같은 크기 아파트는 낙찰가율 101%(8억7700만원)에 낙찰됐다. 올 1월 주인을 찾은 아파트 낙찰가율이 낮지만 실제 낙찰가격은 더 비싸다. 올 1월 경매에 나온 아파트(감정가 9억7000만원)는 지난해 6월 감정 평가가 이뤄졌고 지난해 7월 경매에 나온 아파트(감정가 8억7000만원)는 2013년 8월 감정가가 책정됐기 때문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아파트 59㎡형도 2월 2일 경매에 나온 물건(2014년 6월 감정평가)은 감정가가 2억8600만원이지만 1월 19일에 나온 물건(2014년 3월 감정평가)은 2억7000만원이다.

집값뿐 아니라 전셋값 상승세도 여전해 전세보증금과 대출금이 집값을 넘는 ‘깡통주택’을 조심해야 한다. 명도가 쉽지 않은 데다 손실 위험이 크다. 낙찰 후 경매대금을 냈더라도 세입자 반발로 집을 인수하기 쉽지 않다. 예컨대 1월 경매에 나온 용인시의 한 아파트는 감정가가 3억7000만원이다. 이 아파트 등기부를 살펴보면 아파트 주인이 갚아야 할 빚인 채권총액이 4억800만원이다. 낙찰가율 100%로 팔려도 빚을 다 갚지 못하게 된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근저당 설정보다 먼저 입주한 선순위 세입자가 있다면 배당신청 기간에 배당요구를 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세입자가 배당신청기간에 배당요구를 하지 않았다면 낙찰자가 별도로 임차보증금을 물어줘야 한다.

중대형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고 있지만 실수요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아직까지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대개 전용 120~130㎡ 중형을 찾고, 관리비 등 부담으로 중소형보다 전세나 월세를 놓기 만만치 않기 때문에 투자 목적으로 낙찰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찰 전 정확한 시세파악은 필수다. 인터넷 등으로 해당 물건의 시세를 대충 가늠하기보다 직접 현장을 방문해 인근 중개업소에 나온 급매물 가격을 파악한 후 응찰가를 정해야 한다. 다세대나 연립주택 같은 빌라는 같은 주택형이라도 평면이 각각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응찰 전에 방문해보는 것이 안전하다. 여의치 않다면 경매전문사이트 등에서 평면도를 미리 살펴볼 수 있어 참고하면 된다.
 ‘깡통주택’ 조심해야
수리비, 밀린 관리비 등이 얼마나 되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서울 은평구의 84㎡형 아파트를 경매로 낙찰한 김모씨는 당시 아파트에 살고 있던 세입자에게 한 달 후 집을 비워주는 조건으로 관리비를 대신 내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사하는 날 밀린 관리비(4달치)가 100만원이 넘는다는 것을 알았다. 게다가 도시가스요금 80만원을 내지 않아 가스가 끊겨 있었고 실내 장판과 벽지는 뜯기고 개수대 문은 떨어져 있었다. 화장실도 수리가 필요했다. 결국 김씨는 관리와 수리비 등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비용 1000만원을 써야 했다. 스토리옥션 김재일 대표는 “명도비용 외에도 관리비나 수리비가 많이 들어 낙찰 후 당황하는 경우도 많다”며 “대개 시장에 나와 있는 급매물보다 5~10% 정도는 싼 가격에 낙찰하고 자금 계획도 넉넉하게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낙찰가율 :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뜻한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전세난 심화 등의 영향으로 서울·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8월 이후 꾸준히 85%를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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