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넘치는 미국 부동산 시장 - 외국인 투자 늘면서 가격 ‘들썩’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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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 넘치는 미국 부동산 시장 - 외국인 투자 늘면서 가격 ‘들썩’

활기 넘치는 미국 부동산 시장 - 외국인 투자 늘면서 가격 ‘들썩’

3월 11일(현지 시각) 오후 세계적인 관광 명소인 미국 뉴욕 맨해튼 42번가에 위치한 타임스퀘어 광장. 광장 중심에 위치한 7~8층 높이의 옥외 전광판 앞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좌우 거리는 인파로 넘쳤다. 타임스퀘어 광장에 빼곡히 들어선 고층 건물에는 대부분 철골 구조물들이 세워져 있다. 작업모를 쓰고 있는 인부들이 벽에 페인트를 칠하는가 하면, 철골 구조물 위해 올려져 있는 나무 판자가 행여나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을까 피해가는 행인들도 많았다.

42번가에서 다운타운으로 내려가는 1호선 지하철을 타고 캐널역에 내리면 소호거리가 나온다. 소호거리에서 차이나타운으로 이어지는 길목도 공사가 한창이었다. 소호는 원래 뉴욕 패션의 메카이자, 젊은 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예술의 거리였다. 그러나 예술인들이 타임스퀘어와 브로드웨이가 있는 맨해튼 중심가인 미드타운 등으로 흩어지면서 지금은 그들이 남긴 벽화 장식만이 남아있다. 건물 위에는 타워크레인이 쉴새없이 움직인다. 공사를 위해 통행이 금지된 곳이 많았고 적재물을 싣고 다니는 덤프트럭이 분주히 오갔다. KB국민은행 뉴욕지점 조현기 지점장은 “뉴욕의 건물들은 50년이 넘은 낡고 오래된 빌딩들이 많아 지속적으로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며 “최근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됐던 남쪽 지역인 다운타운도 공사 중”이라고 말했다.
 미드타운 임대료 7분기 연속 최고가

유엔무역개발원(UNCTAD)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2308억 달러(약 254조원)로 전년보다 38% 늘었다. 미국 최대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CBRE의 부동산 중개 담당자인 로버트 크루지는 “노르웨이와 중국·일본 등의 돈이 들어오고 있고 특히 중국은 정부에서 해외투자 자유화를 하면서 투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FDI가 늘면서 맨해튼 중심부인 미드타운의 오피스 임대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다. CBRE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드타운 사무실 임대료는 1ft²(약 0.09m²)당 74.92달러(약 8만3000원)다. 가장 비싼 곳은 뉴욕 맨해튼 플라자로 1ft²당 평균 임대료는 120.18달러(약 13만3000원)다.

지난해 4분기 미드타운 평균 임대료는 전분기보다 3% 올라 7분기 연속 최고가를 기록했다. 조현기 지점장은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나가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32번가 코리아타운 초입에 위치한 우리은행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최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지난 30년간 영업해 온 브로드웨이 지점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오는 9월이 임대계약 만료인데 건물주가 임대료를 1평방피트당 125달러에서 400달러로 3배 이상 올리겠다고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조만간 근처에 있는 건물로 입주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로버트 크루지는 “최근 미국 경기가 다시 살아나고 돈이 몰리면서 건물 임대료는 당분간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CBRE에 따르면 지난해 오피스 거래량은 17조원 정도였다. 2010년 8조원 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외국인 투자가 늘면서 덩달아 아파트 가격도 뛰었다. 뉴욕 맨해튼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14년 평균 174만 달러(약 19억3000만원)에 달해 전년 같은 분기보다 13% 상승했다. 평균 매매가가 159만 달러를 기록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이처럼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진다.

월스트리트 인근의 월드트레이드센터(WTC) 공사 현장에는 굉음을 내며 중장비가 움직인다. 이 공사 현장은 지난 2001년 9·11테러로 무너진 ‘ 쌍둥이 빌딩’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500m 가량 떨어진 곳이다. 이곳은 오는 2020년까지 4개의 초고층 빌딩이 세워진다. 가장 먼저 지난해 말 ‘원 월드 트레이트’ 빌딩이 문을 열었다. 미국 내 최고층인 104층 규모로 총 39억 달러(약 4조원)의 공사비가 들었다. 문제는 공실률이다. 지난해 말부터 입주한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는 현재 약 60% 정도가 입주했다. 나머지 40% 정도는 사무실이 비어있다. 건물의 임대료는 1ft²당 75~80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맨해튼 지역 평균 임대료 65달러보다 높다. 공실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자 임대료를 75달러에서 69달러로 낮췄다. 소호 지역 곳곳에도 건물들이 한창 공사 중이지만 인근에 큰 기업들이 없고 거주지 개발로 이뤄진 곳인 만큼 기업들의 입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이치방크의 미국 담당 애널리스트 브래트 리안은 “임대료가 오르고 있는 것은 맞지만 기업들은 계속 미국 시장에 들어오고 있는 만큼 공실률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상과 유럽경제와 같은 이슈들이 있지만 미국은 국제적으로 부동산 투자자들이 주시하고 있는 곳”이라며 “앞으로 3년간 3~5% 정도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CBRE의 중개서비스 담당 제프리 상무도 “수급논리에 따라 가격이 형성됐고 현재 세입자와 임대자들의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경제 주축인 금융과 IT 기업이 성장하고 있고 관련 기업 수요도 많기 때문에 버블로 보기는 어렵다”며 “최근 중국 투자가 많아지고 있어 앞으로 2년간은 부동산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고가 아파트 사들이는 중국인들
CBRE에 따르면 현재 뉴욕에서 개발되고 있는 곳은 다운타운 동쪽과 서쪽인 브루클린, 허드슨 야드다. 개발 면적만 따지면 뉴욕 전체의 5%다. 브루클린 브릿지 근처에는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인 432 파크 애비뉴(432 Park Avenue)가 한창 공사중이다. 뉴욕 최고의 펜트하우스로 소개되고 있는 이곳은 96층에 달한다. 2~3년 뒤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KB국민은행 뉴욕법인 조현기 법인장은 “현재 1개층의 분양가가 1100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이 아파트의 절반은 중국인이 샀다”며 “부자들에겐 이 같은 최고급 아파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가 많아질수록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커지고 있다. 현재 미국 11개 주요도시에서 임대주택 거주자 비율은 50%를 초과한다. 금융위기 이후 주택구매의 주요 계층인 30~40대의 소득증가율이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뉴욕의 임대 거주 비율은 64%로 전년보다 3% 늘었다. 미국 주택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거비 부담도 크게 늘고 있다. 때문에 당분간 미국 내 주요 도시의 임대주택 거주비율 계속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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