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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복지병이야!

문제는 복지병이야!

▎“복지제도가 쓸모없다고 한다면 대안을 제시해야죠!”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언론인 제임스 바톨로뮤에게 따졌다.

▎“복지제도가 쓸모없다고 한다면 대안을 제시해야죠!”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언론인 제임스 바톨로뮤에게 따졌다.

언론인 제임스 바톨로뮤는 2006년 5월 한 파티에서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소개받았다. 그녀에게 막 펴낸 자신의 저서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복지제도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영국이 더 부유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대처는 곧바로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어떤 해법도 내놓을 수 없다고 답했다. 적어도 민주사회에서 받아들여질 만한 방안은 없다고.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해결책이 없다고 하면 안 되죠!” 각료들에겐 너무나도 익숙한 위압적인 어조로 그녀가 질타했다. “복지제도가 쓸모없다고 한다면 대안을 제시해야죠!”

바톨로뮤가 ‘국가들의 복지(The Welfare of Nations)’라고 제목 붙인 신저는 대처에게 주는 답변이라고 한다. 주로 새로운 시스템의 소상한 청사진이라기보다 기존 시스템에 관한 묘사지만 말이다.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학교부터 네덜란드의 병원에 이르기까지 11개국의 각종 기관들을 방문한다. 복지제도가 ‘문명을 어떻게 바꾸는지’ 알아보려는 취지였다. 그러나 그에 앞서 복지의 역사를 더듬어 올라간다.

공공복지 제도는 서양문명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기원전 6세기 그리스 아테네의 통치자 페이시스트라토스는 전쟁에서 불구가 된 병사들의 “생계유지는 공공의 부담”으로 해야 한다는 포고령을 내렸다. 기원전 122년 개혁을 추진한 로마 호민관 가이우스 그라쿠스는 모든 시민에게 매달 곡물을 할인가로 ‘배당’ 받을 권리를 부여했다.

근대 복지제도의 효시는 19세기 후반 독일의 철혈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가 도입한 ‘노동자 계급 보험제도'였다. 그는 “노동자 계급과 국가가 상생해야” 혁명을 막는다고 말했다. 비스마르크 이후 한 세기 동안 구미의 정치인들은 그의 사회보장 이론을 금과옥조로 삼았다.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복지가 권력을 획득 또는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바로 여기에 역설이 있다. 국가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공공복지를 필요로 하는 사람 수도 늘어났다. 바톨로뮤는 책에서 놀라운 통계를 다수 인용한다. 그중 하나가 식품배급권(food stamps) 수급 대상인 미국인이 4600만 명을 웃돈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무상 보조에 의지하게 됐는가? 좌파 분석가들은 그것을 터보 자본주의(turbo-capitalism, 시장의 힘을 극대화하는 자본주의)의 결과로 본다. 가장 최근에는 토마 피케티의 베스트셀러 ‘21세기 자본’이 대표적이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간의 격차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바톨로뮤는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말한다. 문제는 불평등이 아니라 실업이라는 진단이다. “근대의 영속적인 대량실업은 대부분 복지제도에서 비롯됐다”고 그는 주장한다.

“복지제도가 사업체의 인건비 부담을 높이고, 근로자의 순 현금 수급액을 줄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재벌이 아니라 복지의존에 그렇게 쏠리게 만드는 정치인이다. 이 대목에서 바톨로뮤는 또 다시 스위스로 시선을 돌린다. 그가 홀딱 반할 만큼 떠받드는 나라다. 스위스가 유럽에서 실업률이 가장 낮은 축에 드는 이유가 뭔가? 그가 기업체 단체 지도자에게 묻는다. “사람을 해고하기 쉽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또 다른 역설처럼 들리지만 바톨로뮤에게는 더없이 완벽한 논리다. “사람을 해고할 수 있는 기업은 그만큼 고용할 가능성도 크다.”

그가 존경하는 또 다른 나라는 싱가포르다. 선진국 세계에서 가장 낮은 실업률을 달성했다. 한시적인 실업수당을 지급하고 직장을 잡지 않으면 지급을 중단하는 방법이다. “무엇보다 확실한 방법”이라며 바톨로뮤는 경탄한다. 아 참, 그리고 싱가포르에서 태어난 아기들은 첫돌 전 사망률이 영국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아는가?

유럽 문제로 눈을 돌리면 그는 곧 다시 절망에 빠진다. 도처에서 부패의 징후가 나타난다. 스포츠에선 ‘품위 있고 명예롭게 행동해야 한다’는 믿음보다 승부욕이 우선한다. 1940년대의 할리우드는 ‘친절하고 품위 있게 행동하는 남자’를 그린 영화 ‘멋진 인생’을 내놓았다. 하지만 요즘 개봉되는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 같은 영화에선 ‘구토하고 방귀 끼고 배설한다.’

요즘엔 그런 ‘비열함과 천박함’이 왜 스포츠와 문화에 스며드는가? 바톨로뮤에 따르면 복지제도의 발전이 한 가지 가능성 있는 요인이다. 공교육은 무례하고, 이기적이고, 무식하고, 대체로 기업에서 쓸모 없는 젊은이들을 배출한다. 영국 공립학교의 문맹률이 ‘무려’ 19.2%라고 그는 지적한다. 반면 사립학교의 비율은 4.5%다.

수많은 출장 취재와 일부 기이한 샛길 탐방 후 여행을 마칠 무렵 그는 다시 마거릿 대처의 질문에 답변을 시도한다. 공공 서비스는 “낭비적이고 비효율적이고 돈이 많이 드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서 질 낮은 교육과 건강의료를 제공하고,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빈민을 더 가난하게 만든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가능한 한 많은 공공 업무를 민간부문으로 넘기는 편이 합당하다.”

그것이 대처의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이다.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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