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과 행동 다른 온난화 정책

중국 정부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온실가스 감축에 최근 합의했다. 하지만 중국과 직접 연관된 지구온난화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논의는 회피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정부는 전 CCTV 앵커 차이징이 제작한 중국 대기오염에 관한 다큐멘터리 ‘돔 아래에서(Under the Dome)’에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 다큐멘터리가 중국 대도시 지역의 스모그에 대한 대중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을 우려해서다.
중국 기상과학자들의 최근 논평은 지구온난화에서 자국의 역할을 시인하는 중국의 태도에 진전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하지만 정부가 대기오염 다큐멘터리를 금지한 처사는 국민의 논의 참여를 허용하는 정부의 의지에 한계가 있음을 드러냈다.
신화사는 정궈강이 세계 기상의 날(3월 23일)을 앞두고 일련의 행사에서 한 말을 다음과 같이 인용 보도했다. “과거와 미래의 기후변화가 제기하는 도전을 직시하고 극복하려면 자연을 존중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한다. 자연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고 기후안보를 강조해야 한다.” 그는 지구온난화가 허베이성의 삼협댐(세계 최대의 수력발전소) 등 중국의 주요 기간산업 프로젝트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기상 관리들은 이전에도 그랬듯이 세계 기상의 날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기후 관련 교육자료를 제공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거기엔 자연재해에 대비하는 방법 등의 정보가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엔 지구온난화와 그것이 중국에 가하는 위협에 관한 언급도 늘어났다. 중국은 자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이 심각한 환경 문제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쪽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있는 듯하다.
중국 기상국은 지난 3월 중순 기후변화에 관한 연례 평가를 발표하면서 성명서를 통해 “21세기 말 중국에서는 심각한 고온 현상과 홍수, 가뭄의 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21세기 인구 증가와 부의 축적이 기후 재앙의 위험을 중첩시키고 증폭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2030년 자국의 탄소배출량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아직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다. 네덜란드 환경평가국에 따르면 중국은 2006년 미국을 제치고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오염물질 배출 1위국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미국과 중국은 탄소배출을 제한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중국은 자국이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환경비용과 경제발전의 필요성을 비교 검토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안락한 생활을 추구하고 생활수준의 향상을 꾀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다. 우리는 여러 요소 간의 균형을 맞춰가며 단계별로 일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BBC가 인용 보도한 중국 정부의 언급 내용이다.
‘돔 아래에서’는 지난 2월 28일 인터넷에 공개된 이후 중국 정부가 접속 금지 조치를 내리기까지 단 일주일 만에 조회수 1억5000만 건을 기록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1962년 미국 해양생물학자 레이철 카슨이 살충제 DDT의 위험에 관해 쓴 책 ‘침묵의 봄(Silent Spring)’에 비견됐다. 이 책은 당시 미국에서 환경운동을 불러일으켰다.
도시에 사는 수많은 중국인은 대기오염 문제를 개인적 차원에서 다룬 차이징의 ‘돔 아래에서’를 보고 공감했다. 그들 중 일부는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날이 많으며 건강을 해치지 않으려면 실내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어 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다큐멘터리가 발표된 이후 중국에서 공기청정기 매출이 급증했다.
- 번역 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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