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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펀드 열전① 신영밸류고배당펀드 | 배당주·가치주에 동시 투자

명품펀드 열전① 신영밸류고배당펀드 | 배당주·가치주에 동시 투자

‘저금리·저성장·고령화’ 시대다. 자산관리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예금·주식·부동산 등에만 투자해선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기 어렵다.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 준비까지 해야 하는 투자자에겐 여간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고수익을 좇아 위험자산에 투자하기엔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다. 중위험·중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펀드는 어떨까? 펀드는 국내외 기업이나 산업 등 다양한 곳에 분산 투자를 할 수 있다. 장기로 투자하면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미래에셋·신영·KB·삼성·한국투자의 최고투자책임자(CIO)와 펀드매니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수익률이 꾸준하면서 우수한 펀드를 분석했다. 단기 경기 변동에 흔들림 없이 오래 묻어둘 수 있는 명품펀드를 찾아 시리즈로 소개한다.
삼성전자의 올해 배당금은 총 3조원으로 전년보다 39%로 늘었다. / 사진:중앙포토
지난 한 해 동안 신영밸류고배당펀드에는 1조5000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왔다. 2013년 1조4722억원에 머물던 펀드 설정 잔액은 1년 만에 3조원 가까이 돈이 올렸다. 신영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 4월 22일 기준으로 이 펀드의 설정 잔액은 2조9573억원이다. 국내 전체 배당주 펀드(106개) 설정 잔액(7조2504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이다. 2003년 출시된 이 펀드는 지난해 7월 정부가 기업의 배당을 촉진하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설정 잔액이 빠르게 늘었다. 배당정책에 따른 기대로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긴 했지만, 신영자산운용의 운용 능력과 높은 수익률도 뒷받침 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월 23일 기준으로 신영밸류고배당 펀드의 3년 누적 수익률은 56.7%다. 배당주 펀드 3년 평균 수익률은 30%다. 최근 1년의 박스권 장세에서도 15.3%의 수익률을 냈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의 운용 책임자인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과 저평가된 가치배당주에 동시에 투자하는 게 이 펀드의 운용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의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삼성전자(투자 비중 7.85%) · KT&G(4.44%) · LG(3.76%) · SK텔레콤(3.11%) 등 다수의 대형주가 포함돼 있다. 여기에 배당수익을 위해 대형주 우선주도 편입한다. 현대자동차·아모레퍼시픽·CJ 등의 대형주 우선주 비중이 10%가 넘는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보통주에 비해 저평가 받게 마련이다. 거래량이 적어 팔아야 할 때 못 파는 상황이 생겨 펀드 운용 매니저들이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기를 꺼리는 편이다. 그러나 신영자산운용은 이런 단점을 역발상으로 장점으로 바꿨다. 허남권 부사장은 “우선주는 보통주 보다 가격이 50~60% 정도로 낮게 형성되는 반면 보통주보다 배당금은 더 많다”며 “의결권은 없지만 일반주보다 투자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매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펀드 회전율 연 50%에 불과해
예컨대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2500원, 우선주는 1주당 3300원이다. 보통주보다 우선주 배당금이 32% 많다. 요즘처럼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투자환경에서 우선주가 장기적 관점에서 우수한 투자 대안으로 주목 받기에 충분하다. 만약 연 4%의 수익률을 복리로 계산하면 3년 후에는 12%+ α의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가격이 저평가됐다면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굳이 가리지 않고 투자하는 것도 이 펀드의 특징이다. 허 부사장은 “2년 전에는 상대적으로 싼 중소형주를 많이 담았지만 지난해부터는 대형주가 어느 때보다 싸다”며 “단기적으로는 수익률이 안 좋을 수도 있지만 투자 기간을 2~3년으로 놓고 보면 목표수익률을 달성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더라도 펀드 종목을 바꾸지 않는다. 펀드에 한 종목을 편입시키면 평균 2~3년은 들고 간다. 허 부사장은 “대부분의 펀드 매매 회전율은 평균 200%로 1년에 종목을 두 번가량 바꾸지만 신영밸류고 배당펀드의 매매 회전율은 50%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투자한 주식이 제값을 받을 때까지 보유하면서 장기 수익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시장 타이밍에 따른 주식 투자보다 기업에 투자하는 허 부사장의 가치투자 운용 철학이기도 하다.

시장에서는 올해에도 배당주 투자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예상한다. 기업들도 배당확대 정책에 부응하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27일까지 현금배당을 공시한 기업은 714개로 배당금은 14조1429억원에 달했다. 2013년 현금배당 공시를 낸 기업이 650개 회사, 배당금이 10조9398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각각 9.8%, 29.3%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1월 29일 보통주는 주당 1만9500원, 우선주는 주당 1만95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배당 금액은 총 3조원에 달한다. 전년보다 39%나 늘어난 규모다. 현대자동차도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전년보다 54% 증가한 3000원으로 결정했다.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도 2010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여전히 해외 기업보다는 배당성향이 낮지만 앞으로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투자 자산의 20~30% 정도 넣어볼 만
기대수익률이 높지만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배당금의 증감은 기업들 실적에 따라 좌우될 수 있어서다. 실적이 나빠지면 배당을 할 여력이 줄게 되고 배당촉진 정책의 효과도 둔화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렇다 보니 배당주 펀드는 안정적인 투자 상품으로 꼽히지만 목표 수익을 높게 잡는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허 부사장의 조언이다.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허 부사장은 “신영밸류고배당펀드의 목표 수익률은 연 10% 내외”라며 “시장의 수익률을 좇아가는 일반 펀드가 아닌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한 상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펀드에 가입하려는 투자자라면 펀드 성격과 기대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해야 한다”며 “자산 포트폴리오 비중에 20~30% 정도 투자하는 것이 좋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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