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로 IT왕국 건설한 구글] 다음 ‘신의 한 수’는 무엇?

구글이 꿈꾸는 세상이다. 지금 가진 데이터와 기술로도 이런 장면을 어느 정도 구현할 수 있다. 구글은 맞춤형 광고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여기가 종착역이 아니다. 구글은 IT 전 영역을 자신의 영토로 만들려고 한다. 빅데이터·인공지능·드론·사물인터넷(IoT)·머신러닝·무인자동차·스마트홈 등 IT 신기술에 끊임없이 투자하고 있다. 새로 열리는 분야에서도 지금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적어도 온라인이 연결된 공간에서 구글은 ‘신(god)’과 다름없는 권력을 지닌다.구글이 모든 것을 보고, 구글을 통해 모든 것을 보는 시대다. 이른바 ‘구그롭티콘’ 시대다. 이를 여는 열쇠는 인수·합병(M&A)이다. 구글은 2010년 이후 154개의 크고 작은 기업과 기술을 인수했다. 앞서 언급한 IT 분야의 거의 모든 기업을 망라한다. 이렇게 영입한 회사와 기술은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지휘 아래 미래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동원한다. 자회사인 구글은 광고 수익을 올리는 캐시카우 역할를 담당한다. 알파벳은 래리 페이지 CEO가 주도하고, 구글은 순다 피차이 CEO가 이끄는 구조다.

M&A 세상을 바꿀 기술 쌓아
구글은 2006년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16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구글이 가장 비싼 돈을 들여 산 기업이 유튜브였다. 인수 초기만해도 유튜브는 애물단지에 불과했다. 전 세계 수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유튜브에 올라온 상당수 동영상이 저작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구글의 유튜브 인수는 ‘신의 한 수’가 됐다. 각종 논란에도 유튜브 이용자는 2010년 이후 해마다 40%씩 늘고 있다. 사람들이 동영상 콘텐트를 보기 전 짧게 보는 광고를 통해 구글은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서는 새로운 수익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동영상 전에 나오는 광고를 보기 싫은 이용자에게는 9.99 달러를 받고 광고 없는 동영상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영화 배급사와 제휴를 맺고 유료 콘텐트를 공급하는가 하면, VR(가상현실) 기기 ‘구글 카보드’를 통한 가상 현실 콘텐트를 볼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구글 카보드는 겉을 값싼 골판지로 만들어 10만원 이하에 판매하는 VR기기다.
구글이 2005년 인수한 안드로이드 역시 효자 M&A로 꼽힌다. 인터넷 환경이 모바일 중심으로 개편되자 구글은 운영체제(OS)를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회사 ‘안드로이드’를 인수했다. 유튜브와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iOS라는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애플의 스마트폰은 폐쇄적으로 운영됐다. 오직 애플의 스마트폰에만 탑재됐다. 사람들은 iOS를 통해 음악을 다운받고, 애플리케이션을 결제했다. 삼성·LG·모토로라 등 기존 휴대폰 제조사들은 애플의 성장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안드로이드의 진가는 이때 발휘됐다. 삼성·LG·HTC·모토로라 등 제조사는 구글과 연합해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개발해 애플에 대항했다. iOS와 달리 안드로이드는 제조사가 원하는 형태로 바꿔 스마트폰에 탑재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도구도 무료로 배포해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키웠다.
모토로라 인수는 실패작
물론 구글의 모든 M&A가 성공작은 아니다. 2011년 124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휴대폰 제조업체 모토로라는 구글 아래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구글은 당시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모토로라가 가진 특허권으로 안드로이드 OS를 보호하기 위한 인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힘을 바탕으로 애플처럼 휴대폰 제조업에도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삼성·LG 등 스마트폰 제조사도 구글의 행보에 주목했다. 그러나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구글에 둥지를 튼 모토로라는 결국 이도저도 아닌 결과를 낳았다. 이후 벌어진 지적재산권 소송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도 못했고, 혁신적인 스마트폰을 내놓지도 못했다. 2014년 구글은 모토로라를 PC제조업체 레노버에 29억 달러에 매각했다.
-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박스기사] 구글 문샷 프로젝트의 핵심 기업들 - 로봇·인공지능·드론·에너지 분야 대가

▶보스턴 다이나믹스(2013년)-로봇

▶타이탄에어로스페이스(2014년)-드론
무인항공기 드론을 만드는 회사다. 태양광 패널 날개를 이용해 전력을 공급하는 독특한 기술을 가졌다. 한번 날면 5년 동안이나 떠 있을 수 있다. 구글은 2014년 이 회사를 인수했는데, 이보다 먼저 인수 협상을 벌였던 곳은 페이스북이었다. 구글은 6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가로채기에 성공했다(페이스북은 영국의 다른 드론 기업 어센타를 인수했다). 구글은 IT 세상을 지배하는 게 꿈이다. 단, 온라인으로 연결된 곳에서만 힘을 쓸 수 있다. 구글은 이 드론 업체를 활용해 온라인 사각 지대를 없애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5세대 초고속 무선인터넷 중계기를 드론에 장착해 하늘로 올리는 것. 아프리카나 밀림 속처럼 인프라가 없는 곳에서도 인터넷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영국 더 가디언에 따르면, 구글은 미국 뉴 멕시코 주에서 기능을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이 드론 기업을 인수하기 이전에는 열기구에 중계기를 탑재해 날리는 ‘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드론 역시 룬 프로젝트에 포함돼 함께 연구가 진행 중이다.
▶딥마인드(2014년)-인공지능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영국 회사다. 구글이 2014년 6억2000만 달러(약 7656억원)에 인수했다. 최근에는 한국인에게도 굉장히 친숙하다. 인공지능(알파고)과 인간(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로 화제를 모으는 이벤트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시합에 나서는 인공지능 알파고를 개발한 회사가 ‘딥마인드’다. 영국의 이벤처를 인수하기 위해 구글은 물론이고 페이스북·IBM까지 가세해 경쟁을 벌였다. 특히 머신러닝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췄다. 머신러닝이란 인공지능이 주어진 정보로만 판단하지 않고, 경험과 시험을 스스로 반복하면서 최적의 결론을 도출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말한다. 기계임에도 인간처럼 생각이 쌓이고 지적 능력이 발전할 수 있다. 단, 인간과 달리 입력된 정보를 잊어버리지 않고 인간의 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양의 지식을 빠르게 습득해 나간다는 게 차이다. 이번에 바둑대결을 벌이는 인공지능 알파고는 인간이라면 1000년이 걸려야 소화할 수 있는 양의 대국을 단 4주 만에 소화했다. 구글은 딥마인드와 함께 다양한 실험을 펼치고 있다. 구글이 준비 중인 자율주행차의 핵심도 머신러닝 인공지능 기술이다.
▶네스트(2014년)-사물인터넷

▶스카이박스 이미징(2014년)-인공위성
2009년 설립된 소형 저가 인공위성 전문 제작업체다. 9000만 달러에 달하는 기금을 조성해 2013년 소형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서 다양한 위성 이미지를 확보했다. 단순히 사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분석하는 기술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구글은 지난해 4월부터 이 기업과 인수협상을 벌였다. ‘인수 금액이 10억 달러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최종 인수 금액은 5억 달러가 됐다. 구글은 이 기업이 가진 위성 기술을 바탕으로 구글맵의 성능을 높이는데 활용할 예정이다. 룬 프로젝트와 결합해 인터넷 접속 지역을 확대하는 작업과 각종 재난구조 활동에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지녔다. 구글은 이 회사가 가진 180여개의 소형 위성을 전 세계에 띄어 촘촘한 네트워크망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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