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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전자·전기·반도체 부문 2위 | 성재생 에스에이엠티 회장] 키코사태 이긴 알짜기업의 귀환

[2016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전자·전기·반도체 부문 2위 | 성재생 에스에이엠티 회장] 키코사태 이긴 알짜기업의 귀환

성재생 에스에이엠티 회장
- 대만 기업과 합작해 중국 시장 진출
- 키코사태 후유증 빠르게 회복
- 지난해 새 대주주로 삼지전자 맞아
에스에이엠티는 2011년 대만 슈프림과 합작사 투톱(To-Top)을 설립해 중국에 진출했다. 스마트폰 부품 제조사다. 투톱은 현재 에스에이엠티의 효자 자회사로 자리잡았다. 샤오미 등의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급성장해서다. 중국 업체의 글로벌 영향력이 확대되고 고가 제품 판매가 늘면서 과실이 고스란히 에스에이엠티로 돌아오고 있다. 투톱의 영업이익은 2013년 5억원에서 2014년 46억원, 2015년 90억원으로 급증했다.

에스에이엠티는 1990년 삼성물산의 IT 유통사업부에서 설립한 기업이다. 사원조합이 대주주인 회사로 1995년 삼성물산에서 분사한 후, 2000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로부터 반도체 등을 구매해 국내 중소기업에게 공급해왔다. 대기업이 인력·비용 측면에서 직접 거래할 수 없는 중소기업을 대기업을 대신해 지원하는 형태다.

삼성과 20년 넘게 거래하며 우량 기업으로 꼽혔지만 예상 못한 위기를 맞았다. 2008년 키코사태로 회사가 크게 흔들렸다. 구매 결제수단이 달러화였기 때문에 환헤지 차원에서 키코에 가입했다가 큰 손실을 봤다.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채권단은 2180억원의 출자전환을 결의하고, 2010~2011년에 세 차례에 걸쳐 채무를 전환해 87.5%의 지분을 나눠 가지게 된다. 성재생 에스에이엠티 회장은 “하루하루 피가 마르던 나날을 보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 후 3년 간 경영 정상화를 위한 피나는 노력 끝에 회사는 다시 우량 기업으로 돌아왔다. 키코사태가 터지자 여러 피해 기업은 상품을 추천한 금융회사를 고소했다. 성 회장은 다른 해결책을 추진했다. 은행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섰다. 금융권과 함께 채권단 설득에도 나섰다. 매출 1조원에 20년 간 흑자를 내온 기업이란 점도 강조했다. 삼성 계열사들은 에스에이엠티에 부품을 기존처럼 공급했다. 고객들도 이탈하지 않았다. 키코사태로 손실이 쌓였지만 영업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점을 채권단이 높이 평가했다.

2011년 에스에이엠티가 키코사태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2012년에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채권단은 출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업 매각을 추진했다. 2014년 에스에이엠티는 36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드디어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7.7% 증가한 1조593억원을 기록했다. 에스에이엠티 관계자는 “주요 거래 품목의 공급 수량이 증가해 매출이 늘었으며, 판매비와 관리비가 감소해 영업이익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 2월엔 새로운 대주주를 찾았다. 삼지전자가 에스에이엠티의 지분 50%를 536억에 인수하고, 나머지 채권단 물량은 시장에 나왔다. 성 회장은 “말기 암환자였다가 명의를 만나 막 성공적으로 수술이 끝난 상황”이라며 “또 하나의 기회라 생각하고 천천히 체력을 길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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