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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에 울고 웃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 빌딩·오피스텔도 투자 매력 ‘뚝뚝’

[금리에 울고 웃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 빌딩·오피스텔도 투자 매력 ‘뚝뚝’

대출 이자 오르면 수익률 하락 불가피 … ‘마땅한 투자처 없어 돈 계속 몰릴 것’ 전망도
지난 11월 분양한 오피스텔 '평촌 자이엘라' 견복주택을 방문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이 오피스텔은 평균 청약 경쟁률 29대 1을 기록했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자금을 흡수하던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발 금리인상 여파로 시장금리와 수익형 부동산의 금리차(스프레드)가 확대되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반면 주택시장에 집중된 11·3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투자자들의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더욱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저금리가 이어진 기간 상가·오피스텔 같은 월세 중심의 수익형 부동산은 갈 곳 없는 투자자금을 흡수했다.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거래량도 늘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거래건수는 2년 연속 20만 건을 넘어섰다. 지난해 총 24만4428건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0년 12만8510건에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깝다. 올해 거래량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12월까지 20만9198건의 매매가 이뤄졌다.
 저금리 시대 수익형 부동산에 유동자금 몰려
오피스텔의 경우 수요가 몰리면서 몸값도 뛰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서울 오피스텔 분양가격은 3.3㎡당 1674만원으로 전년(1232만원) 동기 대비 36% 올랐다.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도 지난 3분기에 전 분기보다 0.22% 올라 작년 1분기부터 7분기 연속 오름세다. 연초와 비교하면 10월 말까지 1.05% 올랐다. 서울(1.07%)·경기(1.27%)의 상승률이 높았다.

또 다른 수익형 부동산으로 떠오른 빌딩 거래액은 처음으로 6조원을 돌파했다. 빌딩 중개업체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1개월까지 빌딩 누적 거래량은 6조1234억원을 기록했다. 거래건수는 1100건이다. 소형 빌딩을 매수한 개인투자자가 많았다. 매매가 50억원 이하의 ‘꼬마 빌딩’이 762건으로 전체 물량의 약 70%를 차지했고, 전체 매수자 가운데 73.9%는 개인투자자다.

이 같은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는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로 유지되면서 대체 투자를 고민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집중된 결과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중금리가 워낙 낮아 은행 예금보다는 여전히 두 배 이상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며 “저금리로 인해 수익성이 부각되면서 갈 곳 잃은 투자자금이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114의 오피스텔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3분기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5.57%다. 1분기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5.64%임을 감안하면 수익률은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일정 수익을 얻는 다른 금융자산과 비교해보면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저금리 상황에서 여전히 상대적으로 고수익이다. 가령 연초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평균 1.63%를 기록한 후 꾸준히 낮아져 이달에는 1.43%를 나타냈다. 정기예금 금리는 여전히 1.5%대에서 맴돌고 있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과 시장금리의 차이는 더 벌어졌다.

수익형 부동산은 금리에 따라 실제 버는 돈이 크게 달라진다. 보통 대출로 자금을 마련해 수익형 부동산을 매입한 뒤 대출 이자 이상의 임대료를 받아 수익을 내기 때문이다. 임대소득에서 대출 이자를 뺀 차이가 실제 임대 수익인 셈이다. 빚을 낸 돈으로 투자를 하는 ‘레버리지’ 투자 비중이 크기 때문에 금융 상품에 비해 저금리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따라서 이 차이가 커지는 저금리 시대에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고 반대로 금리 인상 시기에는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

실제 대출 금리가 오르던 2005~2008년 부동산 임대 수익률에 비해 금융상품 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른 시기에는 금융상품으로 자금이 몰렸다. 2008년 이후에는 수익형 부동산과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동시에 떨어졌지만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더 떨어지면서 수익형 부동산이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후 줄곧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풍부한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에 유입됐다.

그러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향후 한국도 금리를 따라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저금리가 밀어 올렸던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미 은행 가산 금리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미 3%를 넘어섰고 투자자는 레버리지를 일으킬수록 금융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임대 수입에만 의존하는 은퇴자 등 현금 순환이 좋지 않은 부동산 소유주들이 금리 부담에 떠밀려 매각에 나서면 수익형 부동산의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

오피스텔의 경우 늘어난 공급량도 불안 요소다. 오피스텔의 경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한 해 4만 실 이상 입주할 예정이다. 공급량 증가에 따라 공실이 발생한다면 안정적인 임대수익 확보가 어렵게 돼 오피스텔 투자수익은 낮아지게 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내년부터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데다 전세난도 연말 들어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어 오피스텔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거래가 공개, 공급물량 등 변수
상가와 업무용 건물은 실거래 가격 공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5일 상업·업무용 부동산 매매거래 실거래 가격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현재 실거래 가격을 공개하고 있는 주택·토지·오피스텔·분양권에서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내년부터 수익형 부동산도 실거래가 신고가 적용되면서 실수요가 아닌 투자자금의 유입에 일부 경계심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대형점포의 경우 뭉칫돈의 눈치 보기로 분양 시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가 인상돼도 수익형 부동산 투자 열기는 계속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수익률이 다소 하락하더라도 마땅한 대체 투자처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주택시장에 집중되면서 수익형 부동산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피스텔이나 상가는 전매 제한이나 청약통장의 구애를 받지 않기 때문에 11·3 대책의 풍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선주희 부동산114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단기 시세 차익을 노렸던 아파트 청약 가수요가 차단되면서 임대수익 쪽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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