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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경제 전망 | 중국 부동산 버블 터지나] 버블 붕괴 ‘NO’ 가격 하락 ‘YES’

[2017 경제 전망 | 중국 부동산 버블 터지나] 버블 붕괴 ‘NO’ 가격 하락 ‘YES’

중국 정부 부동산 규제 본격 나서... 경제성장률 6% 중반 달성은 무난
중국에선 베이징·상하이 등의 1선도시뿐만 아니라 허페이·샤먼 등 일부 2선도시의 부동산 버블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허페이성 스자좡 시의 고층 아파트.
중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12월 초 ‘중국 부동산 발전 보고서(2016~2017)’를 내놨다. 요지는 ‘35개 중대형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며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1선 도시와 허페이·샤먼 등 일부 2선 도시의 버블이 확대됐다’는 것이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선전·샤먼·상하이 등 10곳을 부동산 버블이 가장 큰 도시로 꼽았다.

2015년 이후 중국 부동산 시장은 상승 주기에 진입했다. 특히 2016년 1~4월 아파트 거래량은 전년 대비 40% 가까이 폭증하면서 중국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2016년 중국 부동산 버블이 심화한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성장률 둔화와 주식시장 부진, 실물 경기 악화 등으로 부동산으로 자금이 쏠렸다. 올해 시중 유동성을 뜻하는 광의통화(M2)는 약 16.5% 증가했다. 경제성장률 6.7%보다 약 10%포인트 많은 수준이다. 그동안 중국 성장률보다 3~5%포인트 높은 수준에 그쳤던 광의통화 증가율이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라는 것은 중국이 성장률 제고를 위해서 유동성을 늘렸다는 얘기다. 유동성이 늘어도 실물경제 전망이 안 좋으니, 돈은 제조업으로 유입되지 않고 결국 부동산이나 주식시장 아니면 소비 쪽으로 흘러갔다고 추정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키운 부동산 폭등
중국 부동산 시장 폭등은 중국 정부가 방조했다고 봐야 한다. 6.5~7%라는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서 유동성 공급을 늘렸고 부동산 가격 급등에도 수동적으로 임하다가 9월 말이 되어서야 규제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앞서 재빠른 중국인들은 정부의 처지와 의도를 읽고 부동산 투기 붐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자 중국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부동산 규제를 내놓기 시작했다. 중국은 특히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일본과 같은 경기 후퇴를 겪을 것을 염려하고 있다. 부동산 버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과감한 개혁으로 버블을 감소시키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선택임을 체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 금융회사는 내년 중국 경제와 부동산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국태군안증권은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약 6.3%로 전망했다. 2017년에는 은행 대출 정책이 보수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자동차할부금융 규모가 줄고 이로 인해 성장률도 2016년보다 다소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만약 중국 정부가 성장 목표를 6.5% 이상으로 설정하고 이를 사수하려 한다면 고속철도·지하철 건설 같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중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크게 늘고 중국 은행들의 대출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 결국 인플레이션 위험도 커진다. 뿐만 아니다. 2017년 트럼프가 미국 새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미·중 간의 무역마찰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만약 트럼프가 대선 기간 말한 것처럼 중국의 기계·화학·철강 제품에 45%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중국 수출은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2015년 무렵 이미 상승의 변곡점을 지났다는 분석은 알려져 있다. 우선 20~50세까지의 주택 잠재 구매 인구가 2015년 정점을 지났다. 중국의 도시화율이 2015년 말 56%에 이르렀고 계획대로라면 2020년 약 60%까지 상승하는 것도 도시로의 인구 유입 감소를 의미한다. UBS가 “2017년 중국 부동산 시장이 조정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 이유다. 다만, UBS는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이 전면적이기보다는 일부 과열지역에 선택적으로 실시되고 있다”며 “내년 부동산 시장이 완만한 조정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조정을 겪더라도 1선 도시와 2·3선 도시 간에는 구조적인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 1선 도시의 잠재 유입인구는 2선 도시를 훨씬 초과하고 2선 도시의 잠재 유입인구는 3·4선 도시를 넘어선다. 14억 인구의 중국은 크게 1~4선 도시로 구분된다. 1선 도시는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인구 1000만이 넘는 중국의 대표 도시, 2선 도시는 허페이·항저우·지난·샤먼 등 지방 정부 소재지 혹은 대도시다. 3·4선 도시는 지방 중소도시를 뜻한다. 중국에서는 베이징·상하이와 같은 1선 도시는 14억 중국 인구가 잠재 유입인구이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부동산 전문가도 많다. 오르기만 하는 시장은 비현실적이지만, 워낙 베이징으로 가고 싶어하는 중국인이 많아서 나오는 이야기이다.
 중국 부동산 부호들의 엇갈린 행보
그렇다면 중국 부동산 부호들은 2017년 부동산 경기를 어떻게 전망할까.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3700만 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보유한 부동산 재벌 런즈창 전 화위안그룹 회장은 2017년에도 중국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근거는 중국 정부의 규제책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서 생긴 문제인데, 오히려 정부가 주택용지 공급량을 줄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와중에도 대도시로 유입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는 논리다. 지난 10년 동안 런 회장의 부동산 상승론은 끊임없이 경제학자들의 비판을 받아왔지만, 런 회장이 옳았다. 결과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중국 최대 부동산 재벌인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은 관점이 조금 다르다. 왕 회장은 “중국 부동산 버블이 사상 최대 수준”이라며 버블 붕괴를 경고하다가 최근에는 “부동산 버블이 존재하지만 붕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입장을 조금 바꿨다. 앞으로 10~15년 동안은 부동산 호경기가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왕 회장은 중국 주택 공급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14억 인구 중 55%만 도시에 거주하고 있고 45%는 아직 농촌에 살고 있으며 도시로 유입될 농촌인구가 막대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중국 부동산 대기업인 완커의 창업자 왕스는 시장 규제를 강조했다. 중국 부동산은 가격이 실제 가치와 괴리돼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 정부가 한결같이 부동산 규제 정책을 추진하지 않고 수시로 규제와 완화를 오가는 것을 비난했다. 홍콩의 억만장자인 리카싱 회장은 실제로 중국에서의 출구 전략을 적극 실행 중이다. 2013년부터 중국에서 빌딩과 주택부지를 매각하기 시작했고 올해 10월에도 상하이에 있는 센추리링크 빌딩을 200억 위안에 매각했다. 지난 3년간 리카싱 회장이 매각한 중국 부동산 가치만 800억 위안이 넘는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경제와 정치의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는 고차 방정식이기 때문에 변수가 많다. 중국 중앙정부의 경제 정책과 지방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 및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인한 무주택자의 민심까지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에 지나치게 거품이 껴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2017년 중국 부동산 시장은 버블 붕괴까지는 아니더라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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