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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호수’는 공연하지 않는다”

“‘백조의 호수’는 공연하지 않는다”

쿠바 출신 발레 스타 카를로스 아코스타, 고국에서 쿠바의 토착 리듬과 플라멩코·힙합 혼합한 무용단 창단해
아코스타 단사는 5월 중 폴란드 로즈에서 첫 유럽 순회 공연을 시작한다. / 사진·ACOSTADANZA.COM
예전엔 쿠바 하면 시가와 공산주의가 떠올랐다. 하지만 요즘은 살사, 룸바 등 춤으로도 잘 알려졌다. 이런 명성에는 영국 로열 발레단에서 활약한 쿠바 출신 발레리노 카를로스 아코스타도 큰 몫을 했다. 아바나 뒷골목의 청소년 범죄자에서 쿠바의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그의 이야기는 책과 연극, TV 다큐멘터리로 나왔다. 아코스타는 영국 로열 발레단에서 활동하던 17년 동안 춤추는 일이 숨쉬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자신의 고국 쿠바를 한번도 잊은 적이 없다.

따라서 그가 쿠바로 되돌아간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는 영국 로열 발레단을 그만두고 아바나에 본부를 둔 무용단 ‘아코스타 단사’를 창단했다. 고국 쿠바에 ‘뭔가를 되돌려주기 위해서’라고 그는 말한다. 5월 중 폴란드 로즈에서 첫 유럽 순회공연을 시작하는 아코스타 단사는 고전 발레단이 아니다.

“우리는 ‘백조의 호수’ 같은 작품은 공연하지 않는다”고 아코스타는 말했다. 대신 이 무용단은 1980년대의 쿠바 무용 작품을 부활시키고 몇몇 안무가에게 쿠바의 토착 리듬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의뢰해 나름의 정체성을 추구한다. 플라멩코와 힙합을 무용수들의 테크닉에 접목시켜 ‘세계의 어떤 무용단과도 다른 무용단’을 만드는 게 아코스타의 목표다.

쿠바에서 아코스타의 명성은 매우 높아서 무용단 오디션을 비밀리에 개최해야 할 정도였다. 그는 아코스타 단사에 대한 계획을 쿠바 TV에서 밝히면 ‘큰 소동이 빚어질지도 모르니’ 말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들었다. 실제로 오디션 현장에는 수많은 지망생이 모여들었다. 아코스타가 볼 때 그중에는 공식적인 무용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 많았다.

아코스타는 그렇게 뛰어난 재능을 지닌 무용수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그가 선발한 단원 25명 중에는 무용 교육을 전혀 받은 적이 없거나 정식으로 받지 못한 사람이 절반이나 된다. 아코스타 단사는 고전 발레단은 아니지만 아코스타를 포함해 단원 모두가 일주일에 세 번씩 발레 강습을 받는다.

힘과 유연성을 유지하는 데 발레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아코스타는 말했다. “우리 무용단의 단원들은 ‘두블 투르 앙 레르’(공중 2회전)부터 ‘백플립(뒷공중제비)’까지 발레의 모든 테크닉을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들은 모두 젊고 융통성이 있고 무엇보다 쿠바인이기 때문에 이 일이 가능하다.”

- 제니 길버트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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