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우리가 알던 중국이 아니야”...전 세계 관심 쏠린 ‘베이징 모터쇼’ [가봤어요]

전기차 시장 급성장 중국...현지 업체 상품성 수준급
현지 시장 점유율 1% 현대차·기아 전기차로 승부수

25일 개막한 중국 베이징 모터쇼(2024 오토차이나) 샤오미 부스에 사람들이 몰렸다. [사진 이지완 기자]

[이코노미스트(베이징) 이지완 기자] 전 세계의 시선이 중국 베이징으로 향했다. 연간 신차 수요만 3000만대 이상, 그중 3분의 1이 전기차 수요인 중국 시장을 탐구하기 위함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중국은 언제나 ‘기회의 땅’이다. 현지 브랜드 점유율이 약 60%에 달할 정도로 기울어진 운동장이지만, 업체들은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전기차 최대 격전지 ‘중국’

4월 25일 ‘2024 오토차이나’(이하 베이징 모터쇼)가 중국 베이징 국제전시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코로나 여파로 2020년 이후 4년 만에 열린 베이징 모터쇼는 5월 4일까지 ‘새로운 시대, 새로운 미래’를 주제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베이징 모터쇼 사무국에 따르면 이번 베이징 모터쇼 기간 117개의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와 41개의 콘셉트카, 278개의 친환경 차가 전시된다. 전시 면적은 23만㎡로 축구장 32개를 모아놓은 크기와 같다.

현장에는 BYD, 샤오미 등 중국 업체뿐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BMW·현대자동차·기아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대거 참가했다. 자동차 브랜드만 100여 개에 달한다. 첫날 예상 방문객만 12만명에 달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전 세계의 시선이 베이징 모터쇼로 쏠린 이유는 뭘까. 통계치만 봐도 답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BEV+PHEV) 판매량은 전년 동기(625만대) 대비 34.6% 증가한 841만3000대다.

이 기간 주요 국가의 전기차 판매량은 ▲유럽(313만5000대) ▲북미(166만1000대) ▲중국 제외 아시아(67만대) 등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 높아진다. SNE리서치는 올해 중국 전기차 시장을 전년(841만3000대) 대비 18.5% 증가한 997만대 수준으로 내다봤다.

무서운 점은 중국이 시장 규모만 키운 게 아니라는 것이다. 자국 업체의 상품 경쟁력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실제 베이징 모터쇼에서 본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다. 화려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현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업체는 전기차 1위 업체 비야디(BYD)가 아니었다. ‘대륙의 실수’라 불리는 가전업체 샤오미가 주인공이었다. 스마트폰부터 로봇청소기까지 중국의 가전업체로 잘 알려진 샤오미가 SU7으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SU7은 표준·프로·맥스 트림으로 구성된다.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인 최대 주행거리는 중국 경량 차량 테스트 주기(CLTC) 700~830km다. 고성능 모델인 맥스의 최고속도는 265km/h,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2.78초다.

현장에서 샤오미 관계자는 “SU7은 24일 기준 7만5723대가 계약됐으며, 지금까지 5781대가 출고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테슬라보다 주행거리, 성능 면에서 자사가 앞선다면서 자화자찬했다.

현장에 동행한 한국 취재진은 “샤오미가 포르쉐를 닮은 슈퍼카를 만들었다”면서 “애플과 다이슨도 자동차를 포기했는데, 샤오미는 해냈다”고 평가했다.
중국 가전업체 샤오미의 첫 번째 순수 전기차 SU7. [사진 이지완 기자]

‘점유율 1%’ 현대차·기아도 고군분투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도 베이징 모터쇼에 참가했다. 지난해 중국 내 점유율이 1.6% 수준까지 떨어진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전기차로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의 중국 진출 1년을 기념하며 첫 번째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 N을 공개했다. 중국 현지에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오익균 현대차 중국사업담당 부사장은 “현대차는 남양연구소, 중국 기술연구소 등과 협업해 중국 시장에 적합한 현지화 EV 모델을 개발 중”이라며 “내년부터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출시해 중국 신에너지 차 볼륨 시장에 대응하는 전용 EV 모델 라인업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전동화 전략 차종인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5 롱레인지 모델을 현장에서 선보였다. 여기에 EV6·EV6 GT 등을 함께 전시하며 기아의 전동화 경쟁력을 보여줬다. 기아는 뮤지컬 형식으로 차량을 소개해 현장 분위기를 띄웠다.

제네시스는 상품성을 끌어올린 G80 전동화 부분 변경 모델과 마그마 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G80 전동화 모델은 제네시스의 첫 번째 럭셔리 대형 전동화 세단이다. 부분 변경 모델은 더욱 정교해진 실내외 디자인과 더욱 길어진 휠베이스 등으로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4세대 배터리 탑재로 최대 주행거리가 기존보다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G80 전동화 마그마 콘셉트는 제네시스 마그마 론칭 이후 양산 예정인 고성능 콘셉트 중 하나다. 제네시스 마그나는 지난 3월 뉴욕 모터쇼에서 처음 소개된 프로그램이다. 브랜드의 고성능 영역 확장 의지를 담고 있다.

현장에 전시된 G80 전동화 마그마 콘셉트는 신규 색상인 ‘아크미 블루’가 적용됐다. 가장 뜨거운 불이 파란색으로 타는 현상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차체가 넓고 낮아져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새로운 디자인의 전면 그릴·리어 범퍼·펜더 등은 강인한 존재감을 뽐냈다.

베이징 모터쇼에서 만난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오랜만에 베이징에 왔는데 현대차, 기아를 보기 어려워 놀랐다”면서 “중국차의 기술 수준이 많이 발전하면서 한국 차가 설 자리를 잃은 것 같다. 그래도 절대적 수치가 워낙 커 항상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 중국 같다”고 말했다.

25일 베이징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제네시스 G8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 [사진 이지완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디딤돌 아니라 걸림돌” 정책대출 규제에 피해는 ‘서민 몫’

2“좀 무섭네요” 신한은행 ‘AI 브랜치’ 방문한 고객이 내뱉은 말

3가계대출 절벽 현실화…1금융 비대면‧2금융도 조인다

4미래·NH證 6개사 ‘랩·신탁’ 중징계 쓰나미...업계 미칠 파장은?

5애플의 中 사랑?…팀 쿡, 올해만 세 번 방중

6 “네타냐후, 헤즈볼라와 휴전 ‘원칙적’ 승인”

7“무죄판결에도 무거운 책임감”…떨리는 목소리로 전한 이재용 최후진술은

8中 “엔비디아 중국에서 뿌리내리길”…美 반도체 규제 속 협력 강조

9충격의 중국 증시…‘5대 빅테크’ 시총 한 주 만에 57조원 증발

실시간 뉴스

1“디딤돌 아니라 걸림돌” 정책대출 규제에 피해는 ‘서민 몫’

2“좀 무섭네요” 신한은행 ‘AI 브랜치’ 방문한 고객이 내뱉은 말

3가계대출 절벽 현실화…1금융 비대면‧2금융도 조인다

4미래·NH證 6개사 ‘랩·신탁’ 중징계 쓰나미...업계 미칠 파장은?

5애플의 中 사랑?…팀 쿡, 올해만 세 번 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