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내 세금(6) 상속·증여세] 상속·증여세 필요한가 논쟁 뜨거워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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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내 세금(6) 상속·증여세] 상속·증여세 필요한가 논쟁 뜨거워

[나도 모르는 내 세금(6) 상속·증여세] 상속·증여세 필요한가 논쟁 뜨거워

공제액 너무 많다는 지적 … 해외에서는 자본이득과세 강화로 상속·증여세 대체도
▎6월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주최로 열린 상속·증여세제 개선방향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6월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주최로 열린 상속·증여세제 개선방향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다음 중 상속인이 될 수 없는 자는 누구일까?

① 태아

② 아버지가 서로 다르지만, 어머니는 같은 형제

③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

④ 이혼 소송 중인 배우자

⑤ 북한에 있는 상속인

정답은 3번이다. 나머지는 모두 민법상 상속인이 될 자격, 즉 피상속인의 사망시 그의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이 중 태아는 상속인이 될 수 있는 요건인 민법상 자연인(출생 이후를 전제로 함)은 아니지만, 상속·증여세법상 상속 대상이 된다. 다만 태아의 경우 납세 의무는 출생 이후에 부여된다.

상속·증여세는 말 그대로 재산을 상속하거나 남에게 증여할 때 부과하는 세금이다. 상속증여세제는 부의 세습 과정에 관여해 부의 불평등한 분배를 완화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세제다. 소득재분배 측면에서 소득세의 기능을 보완 및 강화하기 위한 용도다.
 부의 불평등한 분배 완화할 목적

한국에는 일제 강점기인 1934년에 조세상속세령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다. 해방 이후 1950년에 상속세법과 증여세법이 각각 만들어졌고, 1952년 상속세법으로 통합됐다. 초기 상속세 최고세율은 90%에 달했다. 그러다가 차츰 낮아져 지금은 상속세법상 과세표준 최고세율은 50%다. 상속세 과세표준이 1억원 이하이면 10%, 30억원 초과이면 50%로 누진적으로 적용된다.

물론 상속재산 전체에 대해 세율이 적용되는 건 아니다. 각종 공제 제도가 있다. 상속세 산정 때 적용되는 공제는 기본적으로 유족의 생계 보장을 위해 도입된 장치들이다. 일단 상속 가액에서 기초공제로 2억원을 빼준다. 생존한 배우자의 경우 배우자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배우자 공제가 가장 액수가 크다.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해 배우자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배우자 공제는 배우자가 받는 상속가액 전액이다. 다만 30억원의 한도가 설정돼 있다. 상속가액이 5억원 미만인 경우에는 5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사실상 전액 공제다. 자녀들의 경우 자녀 1인당 5000만원씩을 공제해준다. 자녀 중 미성년자가 있으면 20세가 될 때까지 매년 1000만원씩 적용해 공제해준다. 예를 들어 10세인 자녀가 있으면 1억원을 공제해준다는 얘기다. 유족 중 65세 이상 연로자가 있으면 1인당 5000만원을 공제해준다. 장애인 유족이 있을 경우 통계청 고시 기대여명연수에 1000만원을 곱한 금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 2015년 기준으로 35세 여성은 46.5년을 더 살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 경우 4억6500만원을 공제받는다.
 5억원까지는 누구나 공제 받아

인적공제액이 적다 하더라도 기초공제와 더해 최소 5억원까지는 누구나 공제받을 수 있다. 공제액이 적은 이들을 위해 ‘기초 공제액+기타 인적공제액(배우자 공제 제외)’과 ‘5억원’ 중 큰 금액을 선택해 공제받을 수 있게 돼 있어서다.

금융재산 상속공제도 있다. 금융재산 2000만원 이하 상속까지는 전액 공제해주고, 2000만 초과 1억 이하면 2000만원, 1억 초과 10억 이하면 20%, 10억 초과면 2억원을 공제해준다.

동거주택 상속공제란 것도 있다. 사망한 직계존속과 동거한 직계비속이 동거 주택을 물려받으면 가액의 80%, 5억원 한도로 공제해준다. 다만 1세대 1주택이어야 하고, 10년 이상 동거했어야 공제 대상이 된다. 상속세는 상속이 이뤄진 달의 말일로부터 6개월 내에 신고해야 하는데 이 기간 내에 신고하면 7%의 추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세습을 통한 부의 집중을 조정한다는 법취지를 감안할 때 공제액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2015년 상속인 29만1274명 중 상속세를 낸 사람은 6500명으로 전체의 2.2%에 불과했다.

상속세 신고세액은 총 2조2150억원이었다. 상속세 납부자 비율이 낮은 건 각종 공제로 인해 세율을 적용해야 할 과세표준 자체가 면세점 아래로 내려간 경우가 많아서다. 상속세를 납부한 6500명도 1인당 평균 18억6700만원의 재산을 물려받았지만 납부한 세금은 20%가 채 안 되는 평균 3억3600만원이었다. 각종 공제로 실제 세금을 내는 기준이 되는 과표가 평균 9억3100만원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상속세가 비과세되는 경우도 있다. 피상속인이 전사했더가 전쟁으로 부상을 얻었다가 사망했을 경우에는 상속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유산을 국가나 정당에 기부했거나 사내근로복지 기금이나 이재구호물품으로 준 경우에도 세금은 면제된다.

상속세는 기본적으로 피상속인의 사망을 전제로 하지만 생전 증여분에 대해서도 상속세를 내는 경우가 있다. 상속인의 경우 피상속인 사망 전 10년 내에 받은 재산, 비상속인은 5년 내에 받은 재산에 대해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면 상속세를 내야 한다.

증여세는 상속세를 보완하는 세제다. 상속은 피상속인의 사망을 전제로 하지만 증여는 살아있는 사람들끼리의 재산 주고받기에 적용된다. 기본적인 틀은 상속세와 유사하다. 증여세 산정과 관련해서도 일반인이 주목할 건 역시 공제액이다.

배우자로부터 증여를 받는 경우 6억원까지 공제된다. 부모나 자식으로부터 증여를 받는 경우에는 5000만원이 공제된다. 다만 미성년자인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에는 2000만원만 공제된다.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으로부터 증여받을 경우는 1000만원이 공제된다. 다만 이 액수는 증여가 이뤄질 때마다 적용되는 게 아니라 10년에 한번씩 적용된다. 10년 동안 증여한 금액을 모두 더한 액수를 기준으로 공제는 한 번 이뤄진다. 미성년자 자녀에게 10년에 한 번, 2000만원을 세금 부담 없이 증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증여세율도 상속세율과 동일하다. 최고 30억원 초과시 50%가 누진세율로 적용된다. 국세청 국세통계연보와 국회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증여세 신고세액은 4조5675억원 규모였다.
 배우자로부터 증여 받으면 6억원까지 공제
국가별로 상속·증여세와 관련된 움직임은 다양하다. 세 부담을 줄이는 곳도 있고 강화하는 곳도 있다. 미국은 2010년 상속세를 폐지하려 했지만 법 개정에 실패해 계속 부과하고 있다. 일본은 세법 개정으로 2015년부터 상속세 기초공제액을 5000만엔에서 3000만엔으로 낮췄다. 세율도 최고 50%에서 55%로 높였다.

보다 근본적인 주제, 즉 상속증여세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국가주의와 평등주의 대신 개인주의, 신자유주의가 힘을 얻으면서 상속·증여세의 존재 자체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세수 규모에 비해 징수 비용이 높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캐나다·호주·뉴질랜드·이탈리아·포르투갈·슬로바키아·스웨덴 등은 이미 상속·증여세를 폐지했다. 이 중 상당수 국가는 그 대신 자본이득과세를 강화했다. 상속이나 증여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대신 상속인이 해당 재산을 처분할 때 그 차익에 대해 과세한다는 얘기다.

한국에서도 장기적으로는 상속·증여세를 없애고 자본이득 과세로의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한국은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인해 다음 세대로의 부의 이전이 원활해지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다만 이 경우 물려받은 재산을 매각하지 않으면 과세가 어려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또 한국은 주식 등 유가증권 자본이득에 과세하는 제도가 미흡하다. 소득세제 체계 정비가 이뤄져야 가능한 일이다. 또 자본이득과세로 전환하려면 자산을 취득했을 당시의 가액을 추적해 관리하는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자본이득과세는 기본적으로 최종 매각가격에서 최초 매입가격을 뺀 액수에 대해 과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속증여세제 폐지가 당장 이뤄질 일은 아니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상속·증여세 관련 사안은 어찌 보면 소소한 내용, 즉 공제 축소를 통한 세수 증대다. 문재인 정부의 ‘부자 증세’ 일환으로 상속·증여세 세수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신고기간 내에 신고하면 주는 7%의 세액공제 혜택을 3% 정도로 낮추는 방안 등을 논의중인 상황이다.

한편 국세청은 납세자가 상속·증여받은 재산을 스스로 평가하고 증여세를 전자신고할 수 있는 ‘상속·증여재산 스스로 평가하기’ 서비스를 국세청 홈택스(www.hometax.go.kr)에서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세무사에 의뢰하지 않고도 쉽게 과세표준이 되는 재산가액을 평가할 수 있게 됐다. 국세청은 구체적으로 상속·증여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토지, 주택, 일반 건물, 상장주식별로 평가 정보 제공시스템을 구축해 재산의 매매가액과 유사재산의 매매사례가액, 기준시가 등을 납세자가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국세청이 보유한 전국의 공동주택과 수도권·지방 5대 광역시 소재 오피스텔의 유사재산 매매사례가액을 제공해 납세자가 손쉽게 상속·증여재산의 시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납세자는 상속·증여재산 평가 정보를 조회하고 확인된 증여재산 가액으로 바로 증여세를 전자신고 및 납부할 수도 있다. 다만 상속세는 각종 공제제도가 많고 신고방법이 복잡해 전자신고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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