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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추위 녹여줄 파이 한 판

겨울 추위 녹여줄 파이 한 판

입에서 살살 녹게 만드는 비결은 반죽 안의 작은 지방(버터) 덩어리
파이 크러스트 반죽을 만들 때는 모든 재료와 도구를 차갑게 식혀서 사용해야 한다. / 사진:YOUTUBE.COM
겹겹의 바삭바삭한 파이 크러스트(파이 껍질 또는 바닥)는 만들기 까다롭기로 정평이 났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그렇게 어렵지 않을 뿐 아니라 맛도 파는 것보다 훨씬 더 좋다. 이번 크리스마스엔 인터넷에 올라 있는 제조법 중 몇 가지를 시도해 보면 어떨까? 그중 마음에 드는 것을 기억했다가 다음에 파이 만들 일이 있을 때 언제든 이용해 보자.

한 걸음 물러서서 파이 크러스트에 겹겹의 얇은 층이 생기도록 만드는 게 뭔지 살펴보자. 오븐에 굽기 전의 파이 크러스트 반죽은 기본적으로 밀가루를 씌운 작은 원반형의 지방(버터·라드 등) 덩어리들을 액체를 이용해 결합시켜 놓은 것이다. 이것을 오븐에 넣고 구우면 지방 덩어리가 녹으면서 겹겹의 얇은 층이 생긴다. 파이 크러스트 반죽을 만들 때 모든 과정이 이 작은 원반형의 지방 덩어리들을 가능한 한 원래 형태대로 보존하도록 설계된 건 이 때문이다.

대다수 제조법이 밀가루에 소금과 설탕 등의 다른 재료를 섞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다음엔 큰 지방 덩어리를 잘게 나누는 데 어떤 도구를 이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페이스트리 블렌더(기름진 재료를 가루와 섞을 때 사용하는 도구)나 칼 또는 맨손, 아니면 푸드 프로세서(덩어리가 너무 작아지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를 이용할 수 있다. 어떤 도구를 이용하든 지방 덩어리가 녹지 않도록 차갑게 식혀서 써야 한다.
더블 크러스트 애플 파이를 만들 때는 뜨거운 증기가 빠져나가도록 뚜껑에 공기구멍을 내줘야 한다. / 사진:YOUTUBE.COM
중요한 건 지방 덩어리를 어느 정도 크기로 자르느냐다. 파이 크러스트를 겹겹의 얇은 층으로 만들려면 반죽 과정에서 작은 지방 덩어리의 형태가 유지돼야 한다. 완두콩만 한 크기가 적당한데 약간 더 크거나 작아도 괜찮다. 하지만 덩어리가 너무 작아지면 파이 크러스트가 쉽게 부서진다.

여기서 그냥 ‘지방’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몇 가지 선택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가장 흔히 쓰이는 것이 버터(층이 얇고 바삭바삭한 크러스트를 만들기에 좋다고 알려졌다)와 쇼트닝이다. 라드를 작은 덩어리로 잘라 쓰는 사람들도 있는데 모험심을 발휘해 돼지비계로 직접 라드를 만들어 보는 것도 괜찮다. 원한다면 고체형 지방 대신 오일을 쓸 수도 있다.

밀가루와 지방 덩어리를 혼합한 뒤 서로 엉겨 붙게 만들기 위해 흔히 찬물을 사용한다. 하지만 10년 전 어느 잡지에서 물 대신 보드카를 넣는 방법을 제안했다(보드카는 오븐에 굽는 과정에서 증발하기 때문에 술 맛이 많이 나거나 취하지는 않는다). 밀가루 반죽에 물 대신 알코올을 넣으면 글루텐이 형성되지 않아 크러스트가 더 딱딱해진다. 보드카는 크러스트의 맛에 변화를 일으키지 않지만 위스키처럼 독특한 맛과 향이 나는 술을 넣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액체를 택하든 서서히 첨가하고 반죽이 뭉치기 시작하면 그만 넣는다.
호박 파이는 미국의 대표적인 추수감사절 음식으로 꼽힌다. / 사진:YOUTUBE.COM
이런 과정이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된다면 ‘시어리어스 이츠’(음식 전문 사이트)의 J. 켄지 로페즈-알트가 개발한 방법을 이용해 보자. 먼저 밀가루와 버터를 푸드 프로세서에 넣고 버터가 아주 잘게 잘려 재료가 혼합될 때까지 돌린다. 마지막에 마른 밀가루를 첨가해 반죽이 작은 덩어리 형태로 분리되도록 만든다. 그런 다음 재료를 보울에 쏟고 찬물을 섞어 다시 반죽한다.

일반적으로 2가지 유의사항을 말하자면 첫째는 크러스트 반죽을 만드는 동안 모든 재료를 차가운 상태로 유지하라는 것이다. 반죽을 오븐에 넣기 전에는 지방 덩어리가 녹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방은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반죽을 시작하기 직전에 꺼낸다. 반죽이 완성되면 납작하게 밀기 전에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식혀두고 오븐에 넣을 때까지 또 시간이 남을 경우 다시 냉장고에 넣어둔다.

둘째, 어떤 파이를 만드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속 재료를 넣기 전에 크러스트를 따로 구워두는 게 좋을 수도 있다. ‘블라인드 베이킹’(크러스트 안에 뭐가 들어갈지 모른다는 뜻이다)이라고 불리는 이 방식을 이용하면 크러스트가 속 재료에서 나오는 수분을 흡수해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때 크러스트에 작은 구멍을 내거나 빈 베이킹 틀 등으로 안쪽을 눌러 구워야 반죽이 지나치게 부풀어오르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완벽한 파이 크러스트를 만들었다면 그 안에 어떤 재료를 넣을지 결정해야 한다. 클래식 애플 파이 같은 더블 크러스트 파이(파이의 위·아래를 껍질로 감싼 형태)는 솜씨를 뽐내기 좋은 아이템이다(뜨거운 증기가 빠져나가도록 뚜껑에 공기구멍을 내는 게 중요하다). 그 밖에 호박이나 복숭아, 피칸, 체리 파이 등도 훌륭하다.

- 메간 바텔스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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