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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지진이 일어나기 전부터 안다고?

동물은 지진이 일어나기 전부터 안다고?

최근의 통계학적 연구에서 동물의 이상 행동과 지진 사이에는 유의미한 인과관계 없다고 밝혀져
지진 발생 전에 반려견이 평소와 달리 행동했다는 보고가 많다. 사진은 지난해 멕시코시티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을 때의 모습. / 사진:AP-NEWSIS
동물은 지진이 나기 전에 미리 안다고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믿었다. 자신이 기르는 개나 고양이, 심지어 암소가 지진이 일어나기 몇분 전에 평소와 달리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면 동물이 이상 행동을 보이면 지진이 일어난다고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통계를 이용한 새 연구는 그 이론이 틀렸음을 말해준다. 동물의 특이 행동으로 지진을 예측할 순 없다는 것이다. 동물이 지진을 사전에 감지했다는 목격담은 확인이 불가능한 일화성 관찰에 따른 주장일 뿐이며 동물의 그런 능력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독일 포츠담 소재 GFZ 지구과학연구소의 헤이코 워이트 연구원과 동료들이 지진 직전의 비정상적인 동물 행동에 관한 보고서를 700건 이상 수집해 분석한 결과다. 개, 고양이, 누에, 코끼리 등 여러 동물이 지진 발생 전에 특이하게 행동했다고 주장한 내용이었다.

워이트 연구원은 “동물의 지진 예측 가능성에 관한 검토 차원의 조사는 많았지만 내가 알기론 그런 데이터를 평가하기 위해 통계학적인 접근법을 사용한 건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대부분의 보고서가 뉴질랜드·일본·이탈리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 3건과 관련된 것으로 실험에 입각한 연구 결과가 아니라 ‘일화’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통계학적인 분석을 진행하면서 각 동물의 행동 사이에서 유사성을 찾을 수 없었다. 일부는 지진 발생 몇 달 전에 이상하게 행동하기 시작했고, 또 일부는 지진이 오기 바로 몇 분 전에 평소와 달리 반응했다. 진원과 떨어진 거리도 수㎞에서 수백㎞까지 천차만별이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약 700건의 보고서 중 14건만 여러 차례의 관찰을 묘사했다는 것이었다. 동물의 특이 행동이 한 차례 이상 목격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런 보고서의 정보도 동물이 지진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을 과학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제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일부의 경우 동물의 특이한 행동이 본격적인 지진(본진)이 시작되기 전의 충격인 ‘전진’이나 진행 중인 지진의 초기 단계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동물의 특이한 행동이 ‘전진’과 일치하는 것을 여러 건 확인했다.

워이트 연구원은 “동물들이 지진파를 느낄지 모른다”고 말했다. “동물들이 감지하는 것이 전진에서 발생하는 P파(1차), S파(2차), 또는 표면파일 수 있다. 아니면 전진이 촉발하는 2차 효과일 가능성도 있다. 지하수의 변화나 지면에 방출되는 가스를 동물이 감지한 현상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런 가정을 입증하려면 지진을 경험하는 동물의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현재로선 그런 데이터가 없다. 연구팀은 그런 장기적인 기록이 있다면 동물의 특이한 행동이 지진의 영향인지 아니면 환경 변화나 동물의 건강에 대한 장기적인 효과 등 전혀 다른 요인이 작용하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이 지진을 예측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학술지 ‘지오사이언스월드’ 4월 17일자에 실렸다.

- 슈브함 샤르마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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