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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산업혁명

인공지능 산업혁명

이미지와 동영상, 언어이해, 로봇기술, 농업·제조업·의료업 등 모든 분야에서 우리의 일상생활을 근본적으로 바꿔놓는다
비디오만 이용해 자율주행차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비디오 처리와 이해가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 사진:YONG TECK LIM-AP-NEWSIS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서 인공지능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 우리가 환경을 대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리서치를 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는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 앞에 펼쳐질 가능성이 큰 변화 중 일부를 살펴본다. 여기에 묘사하는 내용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세상을 바꿔놓을 인공지능의 발전과 기여가 그 밖에도 분명 많을 것이다.
 이미지와 비디오
전통적으로 디지털 카메라, 휴대전화와 기타 기기의 디지털 신호 처리에는 전용 이미지 프로세싱 칩이 사용된다. 이미지 프로세서는 노이즈(음성이나 영상 신호에 포함된 불필요한 정보)를 제거하거나, 이미지를 선명하게 하는 등의 다양한 필터로 이미지를 보정하는 각종 작업을 수행하는 데 사용된다. 요즘 사용되는 전용 이미지 프로세서보다 딥러닝(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하도록 하는 신경망 기반 기계학습법) 신경망이 훨씬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으며(정확도와 결과물이 훨씬 낫다) 그에 따라 딥러닝이 내장 프로세서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응용범위는 전통적인 저차원의 이미지 프로세싱을 훨씬 뛰어넘는다. 예컨대 지금은 휴대전화 카메라에 보안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얼굴인식 기능이 내장됐으며, 보안 카메라가 사람들을 추적할 수 있고, 자동차 카메라가 신호를 ‘읽고’ 보행자를 ‘볼’ 수 있다.

동영상에서도 비슷한 발전이 이뤄진다. 지금은 동영상 속 물체의 실시간 추적이 가능하다. 아주 흥미로운 예가 더빙이다. 더빙은 외국어를 관객의 언어로 번역하는 수단으로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졌다. 외국어가 더빙될 때 영화 속 배우의 입술 움직임에 정교하게 맞춰 원래의 대화가 번역된다. 필시 영화를 관람할 때 배우의 입술이 대사와 완전히 다르게 움직여 몰입도가 떨어지는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입술 움직임을 대사에 맞게 바꿀 수 있다. 따라서 배우가 더빙된 언어로 말하듯이 캐릭터의 입술이 오디오와 완전히 일치하는 듯 보인다.

이미지와 동영상의 처리·인식·조작에서 이런 엄청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발전의 영향 중 하나는 수정되거나 또는 완전히 컴퓨터로 생성된 이미지나 동영상을 진짜 원본과 구분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자율주행차는 기본적으로 동영상 자료를 비롯해 기타 차에 장착된 여러 센서의 신호 처리에 의존한다. 사실상 비디오만 이용해 자율주행차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비디오 처리와 이해가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얼마나 큰 데이터 양과 처리 속도가 요구될지 생각해보라.
 자연언어 이해
인공지능이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응용분야는 자연언어 이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언어 번역과 대화의 이해는 지고한 목표였다. 그러나 지금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됐다. 좋은 예가 구글 번역이다. 다양한 언어들끼리 빠르고 정확하게 번역해주는 기막히게 유용한 도구다. 데이터가 더 많이 수집되고 모델이 갈수록 개량되면서 품질이 계속 향상된다. 딥러닝을 이용하는 이른바 ‘시퀀스 투 시퀀스(sequence to sequence)’ 번역 덕분이다.

언어이해도 크게 발전한다. 시리·알렉사·구글홈 같은 음성비서 제품이 대화의 의도를 훨씬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의미다. 명령을 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기기와 실제로 대화한다고 생각해보라. 우리가 기술과 환경을 이용하고 대응하는 방식을 극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자연스러운 대화 시스템이 부상한다.
 로봇기술
딥러닝을 이용해 제작한 로봇은 사람의 가르침에 따라 직무수행법을 익힐 수 있다. 사진은 벽돌 쌓는 로봇. / 사진:DAVID ZALUBOWSKI-AP-NEWSIS
인공지능이 앞으로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또 다른 분야는 로봇공학이다. 로봇공학에는 시각·언어 그리고 다양한 환경에서 동작을 수행하는 능력이 수반된다. 이런 동작의 결과를 처리해 다음 행동의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 상당부분 심층강화학습(deep reinforcement learning, 강화학습과 딥러닝의 결합)의 발전에 힘입어 이 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과학자들이 딥러닝을 이용해 제작한 로봇은 사람의 가르침에 따라 직무 수행법을 익힐 수 있다. 공장에서 ‘사물을 운반하는’ 로봇이 대표적이지만 의료용 로봇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두발 로봇은 걷고 달리고 백플립(뒤로 공중제비 돌기)까지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생소한 환경을 파악하고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자신의 실수에서 배우며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흥미롭지만 필시 일상적인 예가 접시닦이 로봇이다. 접시를 닦는 사람들은 식당에 오래 붙어있으려 하지 않는다. 접시를 닦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많은 사람이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극히 단조로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센서·제어시스템·인고지능의 발전 덕분에 실제로 효과적인 접시닦이 로봇의 개발이 가능해졌다.
 인공지능이 수직화한다
인공지능이 앞으로 많은 수직적 시장(vertical markets, 특정 수요를 가진 시장)에 통합된다. 인공지능은 농업·제조업·의료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전망이다. 예컨대 농업에선 작물의 건강, 시비와 관개 최적화, 그리고 과일·채소의 수확 최적기에 관한 의문에 답하게 된다. 의료 분야에선 X선과 자기공명영상(MRI) 결과를 ‘읽고’ 암을 유발할 만한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다. 많은 경우 오늘날 의사의 조수가 수행하는 업무를 맡아 의사 보조 역할을 하게 된다. 제조업에선 실수를 감지하고 고장나기 전에 부품 교체 시기를 판단하고, 수율(yield, 불량률의 반대)을 향상시킨다. 많은 스타트업이 다양한 수직 시장에서의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분명 빠르고 광범위한 발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킬러 조합은 딥러닝과 DNA 염기서열 분석의 결합이다. 염기서열 분석은 반도체 무어의 법칙(마이크로칩의 성능이 2년마다 2배로 증가)에 따른 반도체의 원가하락보다 더 빠른 속도로 원가가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염기서열 분석 기술의 비용이 아주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 염기서열 분석에서 파생되는 데이터와 이를 결합하면 딥러닝을 위한 완벽한 일단의 응용기술이 탄생한다. 개인화된 건강의료에 막대한 변혁을 가져올 것이다.
 프라이버시 보호
한 가지 흥미로운 의문점은 페이스북·구글·바이두처럼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업이 발전된 인공지능을 ‘소유할’ 것이냐는 점이다. 다행히 인공지능은 적극적으로 연구가 이뤄지는 분야다. 토론토대학의 제프리 힌튼 교수팀은 딥러닝과는 다른 학습방법을 실험하는 중인데 초기 결과는 긍정적이다. 따라서 데이터가 적더라도 인공지능이 더 널리 적용되리라는 희망이 있다.

갈수록 많은 데이터가 수집·가공돼 개인을 표적으로 하는 맞춤 마케팅에 사용되면서 프라이버시가 나날이 더 큰 문제가 된다. 결과적으로 어떤 특정 개체에도 모든 데이터가 드러나지 않고 개인 데이터의 보안이 철저한 환경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커졌다. 휴대전화 같은 강력한 최종 사용자 기기를 지렛대 삼아 데이터가 암호화돼도 컴퓨터 처리가 가능한 기술이 앞으로 유망한 연구 분야다. 가까운 장래에 어떤 데이터를 누구와 공유하고 우리 단말기 또는 클라우드에 무엇을 허용할지 실제로 직접 결정할 수 있게 될 듯하다.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일상생활을 바꿔놓고 있으며 앞으로 그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1차 산업혁명에 비견될 만큼 고속질주가 예상되니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할 듯하다. 박진감 넘치면서도 공포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산업은 와해되는 반면 새로 부상하는 산업도 나올 것이다.

우리 삶과 생활이 대폭적인 변화를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이 혁명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이런 대규모의 변혁과 관련된 인적 희생에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할 책임이 있다. 우리는 과거보다 더 잘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 지금은 우리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정보와 능력을 갖췄다고 확신한다.

- 애시 먼시



※ [필자는 소프트웨어 업체 페퍼데이터의 CE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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