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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맥짚기] 중국 관련주 반등 흐름 이어질 듯

[증시 맥짚기] 중국 관련주 반등 흐름 이어질 듯

중 정부 부양책으로 전망 나아져… 화장품·엔터주 하락 기간 길고 폭 깊어

2000년 이후 경기가 괜찮은 데도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한 경우가 다섯 번 있었다. 첫 번째는 2004년이다. 4월에 945까지 올랐던 주가가 며칠 만에 716으로 24%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긴축 전환이 주가 하락 요인이었다. 당시 중국은 2002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매 분기 10% 넘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었다. 그 영향으로 투자가 늘어나 철강을 비롯한 많은 업종에서 공급 과잉이 발생했고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해 경기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 대책의 하나로 중국 정부가 은행 대출을 줄이자 주가가 하락했다. 바닥을 찍은 후 주가가 회복되긴 했지만 전고점을 되찾는 데까지 8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두 번째는 2006년이다. 종합주가지수가 700에서 1400까지 오른 후 조정에 들어갔는데, 17% 정도 하락했다. 주가가 높은 데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불안을 느낀 미 연준이 긴축을 강화한 게 하락의 원인이었다. 세 번째는 2011년이다. 2173에서 1644까지 급락했다. 당시 종합주가지수는 4월에 2230에서 고점을 만든 후 4개월 간 횡보하고 있었다. 주가가 급락한 직접적 계기는 국채 발행 한도 확대를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갈등과 거기서 파생된 신용등급 하락이었다. 이 하락으로 주가의 방향이 바뀐 후 우리 시장은 2017년까지 6년 동안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네 번째는 2015년이다. 4월에 2189에서 내려오기 시작해 석 달 만에 1800이 됐다. 당시 버냉키 연준 의장이 금리를 올릴 때가 됐다고 언급한 게 하락의 직접적 원인이었다. ‘버냉키 쇼크’의 시작으로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후유증이 주가 하락으로 표면화됐다. 마지막은 지난해 말에 있었는데 2000까지 떨어졌다.
 주가 상승 에너지 강하지 않아
다섯 개 사례 중 2011년을 특히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주가 움직임과 시장 환경 등 많은 부분이 지금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2011년은 이익 발생 요인은 물론 패턴도 좋지 않았다. 연간 영업이익이 130조원을 기록한 이후 2015년까지 늘어나지 않았는데 가끔 120조원대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 영향으로 6년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정 종목의 영향이 특히 컸던 기간이었다. 스마트폰 호황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40조원, 현대차도 1500원대 원·엔 환율과 도요타자동차의 리콜 사태로 1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이 늘어나긴 했지만 두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에 40%를 넘었다.

이익의 편중 현상 때문에 주가가 생각만큼 오르지 못했는데 시가총액이 적은 기업의 경우 이익이 2~3배가 되면 주가가 한꺼번에 3~4배 넘게 오를 수 있지만 시가총액이 큰 기업은 그게 힘들어서였다. 2011년은 금융위기 직후 시행된 저금리·고유동성 정책이 최대의 효과를 발휘하던 때였지만 성장률이 3%대를 넘지 못해 한계를 드러낸 시기이기도 하다. 금융완화 정책은 주가가 낮을 때에는 그럭저럭 효과를 발휘했지만 주가가 높아진 후에는 크게 역할을 하지 못했다.

지금은 2011년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우선 경기가 둔화되는 상황이어서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던 2011년보다 펀더멘털의 힘이 약하다. 이익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특정 종목에 편중된 이익 증가도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금리 인상이 중단된 사실이 그나마 긍정적이지만 과거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을 것 같다. 과거 상황에 비춰볼 때 앞으로 주가가 상당 기간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2011년 미국 시장은 주가가 크게 떨어진 후 부채한도 협상 타결을 계기로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해 2012년 1월에 이전 고점 위로 올라섰다. 그 사이 우리 시장은 2000을 겨우 넘는 데 그쳤다. 주변 시장이 좋아도 우리가 그걸 담기 힘든 상태일 경우 주가가 오르는 데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3월 말 이후 주가가 12일 연속 상승했지만 에너지가 강하지는 않은 것 같다. 처음 한 주에는 78포인트 상승하더니 그 다음 주에는 18포인트로 상승폭이 줄었다. 시장이 연속 상승에 따른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나온 모습이다. 주가가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120포인트 이상 오른 걸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형태이지만 새로운 모멘텀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직전 고점이었던 2250선을 넘어 2300 위에 안착하는 게 1차 과제인데 진통이 예상된다.

중국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했다. 3개월 사이에 상하이지수가 33% 올랐고 4월 들어 하루에 2~3% 가까운 상승을 기록하는 일이 잦아졌다. 중국 시장 상승은 미중 무역협상을 재료로 시작됐다. 기대했던 것보다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상황이 나쁘지 않다. 중국이 신규 외국인 투자법에 대한 초안을 내놓았다. 다음은 지적재산권 관련 사항들인데 이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최종 타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적재산권은 시간상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중국이 들어줘야 할 사안이다. 중국 경제의 규모가 커지는 상태에서 국제적인 룰을 계속 무시하고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무역협상에서 중국 경기 회복 기대로 상승 동력이 바뀌고 있다. 4월에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반등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시행된 경기 부양책의 영향이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보다 0.1%포인트 높은 6.3%로 올렸다. 글로벌 성장 전망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낮춘 것과 비교된다. 투자은행들도 중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HSBC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6.6%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의 예상치 6.0~6.5%보다 높은 수치다.
 중국 성장률 전망치 잇단 상향
중국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로 우리 시장에서는 관련주가 상승했다. 화장품 회사의 대표격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한 주 동안 주가가 15% 가까이 올랐다. 이런 흐름은 좀 더 이어질 걸로 전망된다. 3월 말부터 반도체를 제외한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올라가고 있다. 이들 중에서 엔터 관련주와 화장품 등 중국과 연관된 소비재 업종의 부상이 특히 눈에 띈다. 이런 추세가 중국 경기 회복과 맞물릴 경우 개선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화장품의 경우 위안화 강세와 원화 약세로 중국 수출이 늘어날 걸로 예상되고 있고 엔터주는 대표 3사의 이익이 43% 증가할 전망이어서 유망해 보인다. 둘 다 과거에 한류와 관련해 수혜를 보던 업종이다. 중국 관련주가 본격적으로 하락한 건 사드 문제가 터지기 훨씬 전부터다. 높은 주가 때문에 하락이 시작됐는데, 여기에 사드 문제가 가세하면서 하락 속도가 빨라졌었다. 이제는 하락 기간이나 하락 폭 모두 커 반등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태가 됐으므로 관심이 필요하다.

이종우 증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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