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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대란’에 숨겨진 전략] 한국형 ‘여름 이벤트’ 진행에 있다

[‘스타벅스 대란’에 숨겨진 전략] 한국형 ‘여름 이벤트’ 진행에 있다

국내 소비자 행동 파악하고 디지털 구전홍보 노려 ‘효과 톡톡’
올 여름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진행한 e-프리퀀스 이벤트에서 내놓은 써머레디백과 캠핑의자. / 사진:스타벅스코리아
7월 21일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스타벅스 공식 애플리케이션이 전산 장애로 작동이 멈췄다. 이날 애플리케이션으로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싸이렌오더 기능을 이용한 소비자들은 메뉴 접수 후 먹통이 된 앱 때문에 주문이 취소되길 오전 내내 기다리거나, 현장에서 다시 주문 후 음료를 받아가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전산 장애 문제는 다음날까지 진행하는 e-프리퀀시 이벤트 사은품인 캠핑의자의 남은 수량을 확인하려 소비자가 한꺼번에 앱에 접속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커피를 마시고자 하는 사람들이 사은품을 받으려는 사람들 때문에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한 지경이었던 것이다.

e-프리퀀스 이벤트에 등장한 ‘써머레디백’은 새벽부터 스타벅스 매장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일명 ‘스타벅스 대란’을 만들기도 했다. 온라인 직거래 사이트에서는 써머레디백이 개별 판매가 3만3000원의 3배에 해당하는 10여만원 가격으로 되팔리는 리셀이 이뤄질 정도로 주목받았다. 인기가 이어지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역시 자신의 소셜미디어네트워크서비스(SNS)에 써머레디백과 캠핑의자를 받은 인증사진을 올려 이목을 끌었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서 커피가 아닌 캠핑용 가방과 의자를 나눠주고, 이를 받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는 아이러니한 상황의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저렴한 사은품에 그럴싸한 스타벅스 로고만 붙여 소비자를 현혹하는 마케팅’이라고 비난하지만, 확실한 건 스타벅스커피가 내건 여름 e-프리퀀시 이벤트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게 하고, 열광하게 하는 성공적인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82개국 스타벅스 중 한국만 ‘여름 이벤트’ 진행
스타벅스가 2013년부터 매해 실시하고 있는 e-프리퀀스 이벤트는 일종의 디지털 쿠폰과 같은 형태다. 소비자가 이벤트 기간 동안 리저브 음료, 프라푸치노, 블렌디드 음료 등 정해진 미션 음료 3잔과 일반 음료 14잔 등 총 17잔의 제조 음료를 구매하면 해당 시즌의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 e-프리퀀스 이벤트는 여름과 겨울, 매년 2번씩 열린다. 이전에는 무료 커피쿠폰 등이 선물로 나갔지만, 2018년부터 사은품이 다양한 제품으로 바뀌면서 사은품 받기 과열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세계 82개국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 중 다이어리를 사은품으로 주는 겨울 e-프리퀀스 이벤트는 한국을 비롯해 7~8개국 나라에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여름 e-프리퀀스 이벤트는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진행된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스타벅스를 자주 방문해주시는 고객들께 감사의 의미를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고안하게 된 이벤트”라며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서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진행하는 이벤트이며, 내부 마케팅 팀에서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여름 e-프리퀀스 이벤트에서 사은품을 나눠지는 행사는 2018년부터 시작했다. 그해 돗자리 ‘마이 홀리데이 매트’를 블루, 옐로우, 핑크 등 총 세 가지 디자인으로 출시했다. 2019년에는 여름 휴가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비치타올 등을 비치, 20주년, 그린 로고, 옐로우 로고 등 총 네 가지 디자인으로 선보였다. 그리고 올해 캠핑의자와 써머레디백이 나왔다. 반응은 모두 폭발적이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우리도 이 같이 폭발적인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사은품의 구체적인 수량은 공개할 수 없지만, 여름 e-프리퀀스 이벤트에서 수집한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해 수량을 늘려서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올해 제작한 캠핑의자와 써머레디백은 지난해 내놓은 타올보다 개수가 더 많다”고 말했다.
 MD상품, 전체 매출액의 10% 차지
전 세계 스타벅스 중 본사 외에 한국에만 존재하는 팀이 있다. 바로 디자인팀이다. 국내 매장에 연평균 500여 종의 MD상품을 출시하는데 그중 80%인 420여 종을 스타벅스 커피코리아의 디자인팀이 직접 디자인한다. MD상품은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되는 상품을 통칭하는 용어다. 브랜드만 강조하는 디자인이 아닌, 벚꽃 시즌 제품 또는 크리스마스 기념 제품 등 다양한 주제의 텀블러, 글라스컵, 워터보틀, 액세서리 등을 한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따르면 MD상품 매출은 전체 매출액의 1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액으로 추정치를 계산해본 결과, MD상품 매출액은 2017년 1263억4000만원, 2018년 1522억3000만원, 2019년 1869억6000만원에 해당한다. 최근 3년간 평균적으로 300억원 가량 매출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면 올해 MD상품 매출액은 처음으로 2000억원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MD상품으로는 7월 21일에 출시한 21주년 기념 우산이다. 이 제품 역시 인기가 높아 판매가 2만5000원보다 비싼 가격인 4만~5만원에 온라인 직거래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MD상품 역시 e-프리퀀스 이벤트 사은품처럼 시즌별로 정해진 수량만 판매하는 한정판들로, 스타벅스 충성고객이라면 하나쯤은 소장해야하는 물품처럼 여겨지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e-프리퀀스 이벤트와 지속적인 MD상품 개발은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펼치는 마케팅 기법인 ‘그로스해킹(growth hacking)’을 제대로 활용한 대표적인 예다. 그로스해킹이란 고객의 취향과 행동을 빅데이터로 파악, 분석을 통한 아이디어로 SNS 등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광고하는 마케팅기법을 의미한다.

박성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한국 소비자가 커피 맛 외에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그로스해킹으로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있다”며 “SNS에 인증사진을 올리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 소비자에게 촬영할만한 제품을 제공하고, 거기다 남들이 다 가질 수 없는 한정판이라는 콘셉트로 차별화를 둬 더욱 디지털 구전홍보 효과를 강렬하게 키웠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고비용의 전통적인 미디어 광고 없이도 소비자들끼리 저절로 브랜드 충성도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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