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지도’ 바꿀 빅 콘텐트 향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는 와중에 성장가도를 달리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비(非)대면 세계의 틈을 비집고 들어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줌(Zoom), 눔(Noom)부터 이미 막강한 시장 플레이어로 자리 잡은 애플, 페이스북까지. 이들 기업의 핵심사업은 제각각이지만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킬러앱’이라는 것.

[넥스트 킬러앱]의 저자 조원경은 이 책에서 킬러앱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로 와해된 오프라인 세계화를 대체할 가상의 초(超)연결 사회는 더 새롭고 강력한 킬러앱의 등장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다. 과거 국가 간 전쟁의 성패가 흥망성쇠를 가르는 강력한 유인이었다면, 지금의 세계는 기술과 콘텐트의 우위가 세상을 쥐락펴락한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킬러앱은 그 자체로 너무 매력적이라 그 앱이 동작하는 기계를 사고 싶어질 정도의 수준이어야 한다.

[넥스트 킬러앱]은 ‘킬러앱의 의의와 역사’, ‘애플과 구글의 킬러앱 전략’, ‘블록체인과 킬러앱’, ‘5G 시대의 킬러앱’, ‘넥스트 킬러앱의 조건’ 등 5가지 챕터로 구성돼 있다. 킬러앱의 의의와 역사는 인터넷 이전 시대와 인터넷 시대, 모바일 시대 등으로 나눠 시대를 바꾼 킬러앱의 역사를 조망한다. 애플과 구글의 킬러앱 전략에선 킬러앱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회사들의 비결을 분석한다. 저자는 애플과 구글이 서로 다른 수익 창출 구조를 갖고 있으나, 킬러앱을 통한 성장 궤적의 추구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다고 분석한다.

이 책은 또한 블록체인, 5G 등 현재 각광받고 있는 디지털 기술과 킬러앱의 접점을 짚어낸다. 넥스트 킬러앱의 조건에선 수성 전략과 지배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용자의 요구를 끊임없이 반영해 1위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상품 개발로 상대 업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 인공지능(AI) 플랫폼과 뇌 과학 분야의 킬러앱 생태계도 조망한다. 이 책의 강점은 세계를 뒤바꾼 킬러앱의 역사를 포함해 애플부터 테슬라까지 지금의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킬러앱의 면면을 상세히 다룬다는 점이다. 망원경과 현미경을 적절히 사용해 킬러앱을 파헤치는 책이다.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킬러앱은 돈과 비즈니스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미래를 앞서가는 힘이다. 코로나19 이후 폭등한 코스피지수가 말해주듯, 성장 가능성은 곧 돈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좋은 투자처를 가늠하는 나침반일 수 있다.

저자 조원경은 국제금융경제 전문가이자 2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작가다. 연세대 경제학과, 미시간 주립대 파이낸스 석사, 연세대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행정고시 합격 이후 기획재정부에서 관료로 일했고, 현재는 울산 경제부시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식탁 위의 경제학자], [경제적 청춘],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 [부의 비밀 병기, IF] 등이 있다.

-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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