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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용 후판 가격 인상 압박에 '신경전' 벌이는 조선 VS 철강

조선업계, 수익성 우려에 ‘난색’
철강업계선 “앓는 소리 선 넘었다” 지적

현대중공업 초대형 원유운반선 [사진 현대중공업]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선박용 후판 가격 인상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조선업계는 "당장 후판 가격이 인상되면 수익성 악화가 심각할 것"이라며 난색을 표하는 반면 철강업계는 "조선업계가 지나치게 앓는 소리를 한다”고 날을 세운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vs “당장 가격 인상해야”

 
11일 철강‧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체와 조선업체들이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국내 조선업계는 상반기와 하반기 등 두 차례에 걸쳐 철강업체와 후판 가격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철강‧조선업체들은 올해 상반기에 톤당 10만원 안팎 수준의 후판 가격 인상에 합의한 바 있다.  
 
철강업계에선 하반기에도 후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이 톤당 2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으로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철광석 가격 인상폭을 감안하면 철강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중국 칭다오항 수입 물량 기준)은 지난달 6일 사상 처음으로 톤당 200달러를 넘어선 이후 지속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2일 역대 최고가인 톤당 237.57달러를 기록한 뒤에 소폭 감소하긴 했으나, 여전히 톤당 200달러 이상의 가격을 기록 중이다. 이달 8일 톤당 철광석 가격은 전일보다 3.50% 증가한 209.50달러였으며, 9일 역시 1.51% 오른 212.67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에선 “철광석 가격 인상으로 인한 후판 가격 인상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후판 가격 인상폭 정도로 선가가 회복될 때까지만 기다려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철강업체들이 철광석 가격 급등을 이유로 후판 가격을 인상하겠단 요구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철강업체들의 실적 개선 등을 감안하면 당장 후판 가격을 인상할 상황이 아닌 만큼, 선가가 오를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의 수요 회복 등으로 선가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지만, 후판 가격 인상을 상쇄할 정도로 회복되지는 않았다는 게 조선업계 안팎의 의견이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의 신조선가지수는 지난 5월 136.1포인트를 기록해 6개월째 상승했다. 2014년 12월(137.8포인트) 이후 최고치다. 5월 컨테이너선(1만3000~1만4000TEU)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선가는 4월보다 200만 달러 상승한 1억2250만 달러, 95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액화천연가스(LNG)선(17만4000㎥) 선가 역시 100만 달러 오른 1억89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유통되고 있는 후판 가격은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약 90% 올랐는데, 이를 조선업계에 납품되는 후판 가격에 모두 반영하면 선가 회복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라면서도 “철강업계가 초호황에 진입하는 분위기라 후판 담당 사업부의 수익 실현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가격 인상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후판 가격 인상 등과 관련해 철강‧조선업계 양측의 주장이 충분히 설득력 있는 만큼,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후판 가격에 대해 통 큰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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