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을 알리면서, 저유가 여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사실상 명맥이 끊겼던 해양플랜트 분야가 다시 살아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업계에선 “국내 조선사가 최근 2년간 수주가 전무했던 해양플랜트를 올해에만 3건 수주했다는 것 자체로 부활”이란 평가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16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1일 브라질 최대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브라스가 발주한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1기를 수주했다. 대우조선의 계약 금액은 약 1조948억원이다.  
 
대우조선이 조 단위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한 것은 지난 2014년 약 3조원 규모의 원유 생산 설비를 수주한 이후 7년 만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이번 수주로 대우조선의 해양플랜트 건조 경험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최근 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유 생산 설비 시장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총 2기의 해양플랜트 일감을 확보했다. 올해 1월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발주한 미얀마 3단계 가스전 개발에 투입되는 가스 승압 플랫폼 1기를 수주했다. 이 설비는 미얀마 가스전의 누적 생산으로 압력이 낮아진 지하에서 추가로 가스를 회수하도록 지원하는 설비다. 계약 규모는 5000억원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은 또한 지난달 8500억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1기도 수주했다. 페트로브라스 측과 FPSO 1기 건조에 대한 계약 체결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유가가 점차 상승해 해양 개발에 대한 수요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건조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익성 최우선의 영업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의 경우, 하반기 발주가 예상되는 나이지리아의 봉가 사우스 웨스트 아파로(BSWA) 프로젝트의 FPSO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에 해당 수주가 포함된 만큼, 수주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15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55% 오른 배럴 당 73.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선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1.74% 상승한 배럴 당 72.12달러로 마감했다. 이를 두고 에너지업계에선 “국제유가가 배럴 당 70달러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 제기돼온 “배럴 당 100달러 전망”에 대한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조선업계 안팎에서 “국제유가 상승으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 흐름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됐던 해양플랜트 발주가 재개되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해양 자원 개발에 대한 신규 프로젝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해양플랜트 발주가 확대되려면 현재 진행 중인 해양 자원 개발이 아닌 신규 개발 프로젝트가 추진돼야 하는데, 심해에서 자원을 시추하는 시추선 가동률이 오르지 않은 현 상황을 보면, 신규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