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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성 단독 대표 체제 경동제약, 고배당 기조 이어갈까

승계 재원 마련 필요성 커지자 높아진 배당금
류 부회장 임금 상승 시 배당 줄어들 수도

경동제약 로고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대표적 ‘고배당주’로 통하는 경동제약이 고배당 기조를 유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경동제약은 경영권 대물림이 완료됐다. 창업자인 류덕환 회장이 6월 30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그간 공동대표이사를 맡았던 류기성 부회장 단독대표 체제로 경동제약을 이끌 예정이다. 
 
배당에 인색한 국내 제약업계에서 경동제약은 높은 배당 기조를 보여왔다. 경동제약의 배당은 2019년부터 많이 늘어났고, 작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1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배당하며 주목받은 바 있다. 경동제약은 올해도 중간배당을 할 예정이다.
 
제약업계에선 2019년 이후 경동제약의 배당이 많이 늘어난 것을 류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연관 지어 해석한다. 류 부회장은 2019년 9월 류 회장으로부터 회사 주식 총 190만주를 증여받으며 경동제약 최대 주주가 됐다. 해당 지분의 당시 가치는 165억원 수준으로 단순 계산(상속세 최대 세율 50%, 최대주주 가산 30%)으로 100억원에 가까운 증여세 부담을 지게 됐다. 류 부회장은 회사 주식 88만주를 공탁하고 연부연납을 신청한 상태다. 6년 납부를 가정할 때 매년 17억원 수준의 증여세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2019년 이후 경동제약의 고배당 기조가 류 부회장의 증여세 재원 마련을 위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됐다. 류 부회장의 당시 지분율(13.94%)을 고려하면 2019년 배당금 약 95억원 중 13억원 이상이 류 부회장에게 향했다.

여기에 더해 류 부회장은 지난해 회사가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율을 17.51%까지 늘렸다. 류 부회장은 콜 옵션 행사를 위해 보유한 경동제약 주식을 담보로 112억원을 대출받았다. 증여세와 함께 대출금 상환 부담까지 커진 것이다.

경동제약은 배당을 더 늘렸다. 23억원(주당 100원)의 중간배당을 하고도 기말에 111억원(주당 400원)의 배당을 추가로 실시했다. 지난해 경동제약의 당기순이익이 129억원임을 고려하면 당기순익을 넘어서는(배당성향 104.4%) 고배당이 이뤄진 셈이다.

업계에선 최대주주의 재원 필요성에 따라 배당성향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어 증여세 연부연납이 완료될 때까지 지금과 같은 수준의 배당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 경동제약은 올해도 중간배당을 예정하고 있다. 주당 배당금액은 지난해와 같은 100원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류덕희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류기성 부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시작되며 변수가 생겼다. 류 부회장의 임금 상승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만약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류 부회장에게 지급되는 급여가 늘어날 경우 배당을 줄일 가능성이 커진다. 공시에 따르면 류 부회장은 지난해까지 경동제약으로부터 5억원 미만의 급여를 받았다. 지난해 류 부회장 등 등기이사 4인은 평균 3억3047만5000원의 급여를 받았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경동제약의 경영성과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기순이익을 초과하는 배당을 지속하는 것은 어렵다”며 “이익이 늘지 않는다면 배당을 적정한 수준으로 축소하고 다른 재원 마련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는데, 임금 상승이 이를 위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경동제약은 올해 1분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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