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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영업손실 조선업계, 하반기 수익 실현 ‘안간힘’

저가 수주 넘어 선가 인상 본격화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 등 변수도 여전

 
 
한국조선해양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사진 한국조선해양]
올해 2분기 충격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국내 조선업계가 하반기 재도약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당장 하반기 선박용 후판 공급가 인상이 예상되고 있어, 선가(船價) 상승 등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조선업계는 현재 1~2년 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라, 이를 토대로 선가 인상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조선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89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929억원의 영업이익에서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중공업도 2분기 4379억원이 영업손실을 봤다.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 7077억원보단 개선된 수치지만, 7년째 영업손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계의 2분기 영업손실은 선박용 후판 공급가 인상 등을 실적에 선(先)반영한 영향이 컸다. 한국조선해양은 강재가 인상 전망으로 8960억원의 공사 손실 충당금을, 삼성중공업은 3720억원의 공사 손실 충당금을 각각 2분기 실적에 미리 반영했다.  
 

일감 충분해 선가 인상 ‘총력’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실적에 후판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을 반영한 만큼,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수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올해 상반기 수주 랠리로 충분한 일감을 확보했기 때문에, 선가 협상에서도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통상 조선업계는 일감이 충분하지 않으면 이른바 저가 수주를 무릅쓰더라도 수주전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향후 2년 이상의 일감을 수주했다면 무리하게 수주에 나설 필요가 없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에 해양플랜트 2기를 포함해 총 162척(140억 달러)을 수주해, 2년 반 이상의 수주 잔량을 확보하고 있다. 수익 실현을 위한 선가 인상을 요구할 정도로 일감이 넉넉한 상황이란 얘기다. 한국조선해양 수준은 아니지만,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수주 목표의 약 82.2%를 달성했으며,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의 74%를 채웠다.  
 
실제 올해 들어 선가는 점진적이지만 꾸준히 상승 중이다. 지난 6월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의 신조선가지수는 138.5포인트로, 5월(136.1포인트)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7월 넷째 주 기준 클락슨리서치의 신조선가지수도 142포인트를 기록, 6월보다 3.5포인트 올랐다.  
 
문제는 하반기 후판 공급가 인상폭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조선 3사에 공급하는 후판 가격을 톤당 115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조선 3사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상반기 후판 공급가인 70만원대와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폭이다.  
 
철강업계에선 원재료인 철광석 등의 가격 상승으로 후판 공급가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호소한다. 그간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조선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년간 손실을 감내하며 후판을 공급해왔으나, 최근 철광석 가격 상승 등으로 후판 공급가를 현실화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변수는 최근 들어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중국 칭다오항 수입 물량 기준)은 지난 5월 6일 사상 처음으로 톤당 200달러를 넘어선 이후에도 상승 흐름을 보였는데, 지난 7월 29일 200달러 밑으로 떨어진 이후 하락 중이다. 지난 4일 철광석 가격은 톤당 183.69달러에 머물렀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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