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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기업가치 톺아보기] 2025년 실적으로 추정한 바이젠셀 기업가치… 믿을 건 보령제약

상장 주관사 상대가치 평가법 이용…유사회사 주가수익비율(PER) 적용
기술특례상장사 이유 ‘4년 반 뒤 매출 본격화’ 가정해 변수 커
대주주 ‘보령제약’ IPO 이후 4년 의무보유키로…바이젠셀 상장 리스크 줄여

김태규 바이젠셀 대표이사 [사진 바이젠셀]

김태규 바이젠셀 대표이사 [사진 바이젠셀]

면역세포치료제 연구개발(R&D) 전문기업 바이젠셀이 기술특례상장에 나섭니다. 5일 기업공개(IPO)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고, 6일부터 수요예측이 시작되는데요. 상장 주관사가 산정한 바이오젠의 희망공모가 밴드는 4만2800~5만2700원, 이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4037억~4971억원 규모입니다. 
 
이같은 금액이 어떻게 산정된 건지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바이젠셀 상장 공동주관사는 대신증권과 KB증권입니다. 주관사는 바이젠셀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면서 이미 주식시장에 상장된 유사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하는 상대가치 평가법을 이용했습니다.  
 
바이젠셀과 비슷한 사업을 하는 A라는 상장사의 수익(당기순이익)과 시가총액 비율을 바이젠셀에 적용하면 이 회사의 적정한 기업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IPO를 할 때 적정 주가를 찾는 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바이젠셀이 ‘기술특례상장기업’이라는 점입니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존의 상장요건을 갖추지 못해도, 즉 이익이 나지 않는 회사라도 주목할 만한 기술을 가진 회사라면 IPO를 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바이젠셀이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숫자로 보여줄 실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주관사들은 바이젠셀의 희망공모가를 ‘2025년의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산정했습니다. 상장 시점으로부터 4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발생할 순이익을 추정해서 현재의 기업가치를 산정한 겁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부분의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이 믿을 건 ‘미래에 돈이 될 기술’입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기술특례상장기업이 기술이 상용화돼 돈을 벌 시점의 실적 추정치를 가지고 현재의 기업가치를 산정합니다.
 
대부분의 기술특례상장기업이 쓰는 방식이지만, 바이젠셀의 경우 너무 미래의 얘기인 건 사실입니다. 앞서 올해 기술특례상장한 기업들은 대부분 내년인 2022년, 혹은 내후년의 실적을 끌어오는 정도로 이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주관사는 바이젠셀이 가진 주요 파이프라인인 ‘VT-EBV-N’가 본격적인 매출을 내기 시작하는 게 2025년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이렇게 긴 텀을 뒀다고 설명합니다. 그렇지만 목표한 시점이 길어질수록 추정액의 변수는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2025년에 바이젠셀이 기대하는 당기순이익은 연간 517억원 정도입니다. 물론 이 추정치를 가지고 비교 대상기업과 PER을 비교하는 건 아닙니다. 4년 6개월 이후의 기대실적이기 때문에 ‘할인율’을 적용해 현시점에 맞게 수정합니다. 
 
주관사들은 2019년부터 최근까지 상장한 기술성장기업의 현재가치 할인율 평균을 내 매년 25%의 할인율을 적용했습니다. 이렇게 환산된 금액은 189억5200만원입니다. 현재 190억원 정도의 당기순이익을 내는 기업과 비슷한 기업가치로 보겠다는 겁니다.
 
당기순이익 추정치를 만들었으니 이제 비교대상 기업을 선정할 차례입니다. 주관사는 한올바이오파마, 녹십자, 보령제약, 유나이티드제약, 유한양행, 종근당, 한독 7개 기업을 최종비교대상 기업으로 선정했습니다. “사업 내용이 일정부문 동사의 사업과 유사성을 가지고 있어 기업가치 평가요소의 공통점이 있다”는 게 주관사 측의 설명입니다.  
 
주관사는 이 7개 기업의 PER을 구합니다. 2020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합산 실적으로 평균 PER(33.12배)을 구하고, 1분기 실적에 4를 곱한 실적으로 PER(41.39배)를 구한 뒤, 이 두 값의 평균을 냅니다. 그래서 바이젠셀에 적용할 PER은 37.25배로 정해졌습니다.
 
아까 환산한 추정당기순이익의 현가에 이 PER 배수를 적용하면 7060억원 정도가 나옵니다. 주관사가 보는 바이젠셀의 기업가치가 이 정도라는 겁니다. 적용 주식 수(943만2400주)로 나누면, 주당 가치는 7만4855원입니다. 
 
공모가는 여기에 또다시 할인율을 적용합니다. IPO 흥행을 위한 겁니다. 7만4855원에 29.60~42.82%의 할인율을 대입하면 희망가액 밴드가 완성됩니다.
바이젠셀의 기업가치 산정 방식을 들여다보면 주관적인 잣대들이 개입할 여지가 많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비단 바이젠셀만 그런 건 아닙니다. IPO를 할 때 대조기업을 어떻게 선정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항상 제기되는 건 주관적 잣대가 개입할 여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바이젠셀 로고 [사진 바이젠셀]

바이젠셀 로고 [사진 바이젠셀]

바이젠셀의 기업가치 산정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4년 반 이후의 당기순이익 추정치를 썼다는 점입니다. 1~2년도 아니고 강산이 '반 번' 변할 시간이 지난 뒤의 실적 추정이기에 변수는 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마저도 2024년에 주력 파이프라인의 ‘조건부 품목허가’를 통한 조기 상용화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바이젠셀 기업가치 산정에 반영되지 않은 요소 중엔 투자의 리스크를 줄일만한 내용도 보입니다. 바로 바이젠셀 대주주인 ‘보령제약’ 입니다. 보령제약은 IPO를 추진하며 IPO 이후 총 4년간 해당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바이젠셀이 공언한 수익 시점까지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겁니다. 
 
IPO를 투자금 회수로 여기는 수많은 재무적 투자자들로 인해 IPO 이후 주가가 출렁이는 경우가 많은데, 보령제약은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보다 바이젠셀을 믿고 더욱 장기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겁니다. IPO 이후 주가가 흔들릴 가장 큰 리스크 하나가 줄어든 셈입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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