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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공시로 본 유망株] ‘몸값 5조’ 현대중공업 상장에 조선株 몸값 오르나

다음달 7~8일 일반청약, 상장 후 시총은 최대 5조3263억원 예상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재무안전성 리스크에 주가 하락 부추겨

 
 
현대중공업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4조6162억~5조3263억원으로 국내 조선주 2위에 오를 전망이다. [사진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다음 달 7~8일 일반 공모 청약에 나선다. 공모 희망가 범위는 5만2000~6만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4조6162억~5조3263억원에 달한다. 경쟁사인 삼성중공업(3조8997억원)과 대우조선해양(2조9827억원)을 한참 웃돈다. 계획대로 상장한다면 현대중공업은 모회사인 한국조선해양(8조2451억원)에 이어 국내 조선주 2위에 오를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조선업은 세계 1위 수준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선박 발주(1924만CGT)의 42.6%를 한국(819만CGT)이 수주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교역이 줄고, 그로 인해 선박 수주량 부진이 지속되는 와중에 얻은 쾌거다.  
 
최근 코로나 19 백신 접종 확대로 해상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불황이었던 조선업계도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산업자원통상자원부 집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는 2452만CGT로 지난해 총 발주량을 이미 초과했다. 선박 가격도 상승세를 탔다. 선박의 가격인 선가를 나타내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이달 첫 주 144.5포인트를 기록, 2011년 9월(140.6포인트) 이후 10년 만에 140포인트대를 회복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에 상반기 선박 수주량 밀려

 
현대중공업은 조선,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등 여러 사업을 영위한다. 주력은 단연 선박을 만드는 조선업 시장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의 75.4%가 조선업에서 나왔다. 주요 제품은 LNG선(액화천연가스 운반선), LPG선(액화석유가스 운반선), VLCC(초대형 원유 운반선), 컨테이너선(컨테이너 수송선), 특수선(잠수함, 호위함 등) 등이다.  
 
국내 조선사 수주량을 비교해보면, 지난해 현대중공업은 387만7000GT(선박 총톤수)를 수주해 업계 2위에 올랐다. 대우조선해양(477만9000GT)이 1위를 차지했고, 삼성중공업(362만8000GT)은 3위에 그쳤다. 그러나 상반기엔 상황이 반전됐다. 삼성중공업이 655만5000GT로 현대중공업(558만5000GT)과 대우조선해양(512만GT)을 모두 앞서면서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금융당국에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보면 “상반기 수주잔량이 회복세를 보인다”면서도 “변동성이 존재하는 세계경기와 해운 시황 등을 고려하면 신규 수주가 부진해질 경우 자사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현대중공업의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 상당액이 친환경 미래사업 투입, 장기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현대중공업은 특히 해양 수소 인프라 구축, 그린쉽(친환경 선박) 개발 연구개발에 3028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30년에는 절반에 가까운 선박들이 메탄올,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할 예정”이라며 “현대중공업은 현재 친환경 연료 추진선 시장을 선점한 상태지만 이번 연구개발 자금 투입을 통한 선박, 엔진 추가 경쟁력 강화로 중장기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현대중공업의 목표 주가로 9만원을 제시했다. 
 

4개 조선사 중 현대미포조선만 올 들어 52% 올라

 
시장에선 현대중공업 상장이 지난해부터 등락을 거듭 중인 조선주의 반등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조선주는 올 들어 코로나 19로 미뤄졌던 발주가 몰리면서 업황이 개선되며 급등했지만, 5월부터 후판 가격 상승과 2분기 실적 부진 영향으로 다시 하락세를 탔다.  
 
현재 상장한 조선주는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등이다. 이 가운데 특히 현대중공업이 형제관계인 현대미포조선이 주목된다. 4개 조선사 중 연초 이후 주가가 오른 유일한 곳이다. 현대미포조선 주가는 올 들어 52.41% 올랐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만 지난해 동기 대비 290% 증가한 36억5000만 달러를 수주해 이미 연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며 “대형사보다 빠른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목표 주가는 기존 8만7400원에서 9만원으로 상향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다만 현대중공업의 모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상장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기업가치 상당 부분이 현대중공업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자회사가 떨어져 나가면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지주사 할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SK케미칼은 바이오사업을 떼어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상장시킨 후 주가가 반 토막이 났다.  
 
현대중공업의 경쟁사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재무안전성 리스크로 주가 전망이 좋지 않다. 우선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1조 74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자본금이 크게 줄었고, 부채비율 급등도 전망된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영업손실로 올해 연말 기준 자본총계 추정치가 3조9600억원에서 2조4200억원으로 38.8% 하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말 기준 부채비율도 239.5%로 추정돼 기존 추정치 171.9% 대비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은 대우조선해양의 목표 주가를 기존 4만7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42.6% 하향 조정했다.  
 
삼성중공업은 유상증자 이슈가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최근 1조2375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발행 예정가액은 4950원으로 31일 종가(6240원)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실적 흑자전환을 통해 추가 자본 훼손 리스크가 해소돼야만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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