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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IPO 대어’ 파티에도 코스피 지수 떠받치기 실패했다

올 들어 시총 50위 주가 평균상승률 12.7%, 코스피보다 두 배 높아
카뱅·크래프톤 역대급 ‘대어’ 상장에도 코스피 시총 142조원 줄어

 
 
올해 국내 증시에서 기업공개(IPO) 열기는 역대 최고치였다. 올 들어 3분기까지 65개 IPO 공모금액(일반청약)은 14조5000억원을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경쟁률도 역대 최대다. 공모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청약 경쟁률 1000대 1을 넘었다. 증시 활황과 IPO 열기에 지난 6월 코스피 지수는 사상 처음 3300선을 돌파할 정도였다. 그러나 7월 이후 증시는 반등세를 이어갈 모멘텀 부족으로 주춤하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코스피 지수는 3100선도 내주고 말았다.   
 
IPO 열기에 코스피 지수를 상승장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금까지 결론만 보면 그렇지 못한 셈이다. 실제 대어급 IPO 상장이 코스피 지수 상승률의 일정 부분 기여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가총액 50위 안에 드는 종목(IPO 포함)의 주가 상승률을 들여다봤다. 올해 상장한 IPO 기업 중 코스피 시총 50위 안에 5곳이 포함됐다. 5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현대중공업으로 모두 대어급 IPO로 거론됐던 기업이다.  
 

코스피 상승률 상위 5개 종목 중 IPO 기업은 1곳 포함  

 
올해 첫 개장(1월 4일) 이후부터 지난 27일까지 코스피 시장 상위 50위 기업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12.6%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이 6.4%인 것에 비하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시총 50위 기업 중 주가 상승률 상위 1위를 기록한 곳은 HMM이다. 상승률은 132%다. 2위~5위는 하이브, SK바이오사이언스, 에쓰오일(S-Oil), 카카오 순으로 많이 올랐다. 시총 50위 내 주가 상승률 상위 5개 종목 중 IPO 기업은 1곳(SK바이오사이언스) 포함됐다.
 
HMM의 주가 상승 원인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물동량과 컨테이너 운임 상승으로 인한 업황 개선 가능성에 사상 최대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HMM의 상반기 매출은 5조3347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6883억원) 대비 98%(2조6464억원) 늘었다. 플랫폼 기업 중 성장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카카오 주가는 51% 상승했다. 
 
반대로 상승률 하위 5개 종목은 엔씨소프트, SK바이오팜, 셀트리온, SK하이닉스, LG생활건강이다.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엔씨소프트다. 올해 들어 40% 떨어졌다. 이는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블소2)’의 현금 결제 유도 등 과금(이용자들의 현금결제) 논란 이후 유저들이 잇따라 등을 돌린 게 발단이 됐다. 흥행 기대작 ‘블소2’가 실패했다는 평에 출시한 당일인 지난달 26일 주가는 15% 넘게 떨어졌다. 하락률 2위를 보인 SK바이오팜의 주가는 지난 2월 24일 최대주주 (주)SK의 블록딜(시장 외 대량 매매) 여파로 17% 하락한 후 아직 맥을 못 추고 있다. 셀트리온(-23%), SK하이닉스(-17%) 등도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시총 상위종목 매도 자금이 상장 기업으로 몰려  

크래프톤은 지난달 10일 상장 당일 시초가 45만4000원으로 형성한 후 지난 27일까지 주가는 9.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시총 50위에 입성한 IPO 기업만 별도로 분석해보면, 지난 3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서 형성된 후 상한가)을 기록하며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 상승률은 67.4%로 가장 높았다. 시총 50위 중 주가 상승률 3위에 해당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시초가는 15만4500원으로 상장 이후 34.9% 올랐다. 최근 2차전지 관련주 강세에 힘입어 2차전지 소재주로 상승세를 탔다. 다음으로 크래프톤이 많이 올랐다.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의 흥행 기대감과 해외시장 진출에 힘입어 상장 후 9.6% 상승했다. 이외 나머지 두 곳 카카오뱅크(-0.1%)와 현대중공업(-13%)은 하락했다.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때엔 주가 상승의 이벤트로는 가능했지만, 코스피 지수를 떠받치지는 못했다. 사상 최대 규모였던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상장 이후 8월 10일부터 20일 사이 두 종목의 시가총액은 각각 10조721억원, 1조8336억원 늘었지만, 시총 50위에 드는 올해 상장 종목 시총을 뺀 코스피 상장 시가총액은 142조원 줄었다. 올해 첫 대어급인 SK바이오사이언스 시총은 상장(3월 18일) 후 이틀 동안 12조원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시총은 오히려 12조원 줄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잦은 ‘IPO 대어’ 출범이 코스피 지수 상승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투자자들이 기존 주식을 매도해 상장기업으로 자금이 이동하기 때문에 한 종목의 쏠림보다 자금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기존 코스피 지수를 받치고 있던 거래대금이 카카오뱅크나 크래프톤 등 올해 여러 번의 대어급 IPO로 빠져나갔다”면서 “이로 인해 시총 상위 종목들의 시총 자금은 IPO 기업으로 몰려 결국엔 코스피 지수 상승엔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수민 인턴기자 shin.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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