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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조’ 케이카 상장에 중고차 플랫폼社 몸값 오를까 [IPO공시로 본 유망株]

30일부터 이틀간 일반청약, 상장 후 예상 시총은 1조2000억원
국내 중고차 온라인 시장, 2025년까지 연평균 46% 성장 전망

 
 
국내 최대 중고차 매매 플랫폼 기업 케이카가 오늘부터 10월 1일까지 이틀간 코스피 상장을 위한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가는 사측이 제시한 희망 범위(3만4300~4만3200원)에 못 미치는 2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지난 28~29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참여기관의 상당수가 주당 3만4300원(희망범위 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적어 낸 탓이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조2000억원이다.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 규모는 신차보다 크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중고차 이전등록 대수는 395만2820대로 신차등록 대수(191만5743대)의 2배를 넘어섰다. 연간 중고차 거래 규모는 20조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거대한 시장 규모에도 아직 상장사는 없다. 지난 2013년 중고차 매매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상장할 만큼 몸집이 큰 기업들은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중고차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자동차 생산과 판매가 급감했지만, 중고차 시장은 온라인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설리반(Frost&Sullivan)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온라인 거래 규모는 2015년 4000대에서 지난해 4만여 대로 연평균 59% 성장했다. 2025년까지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46%다. 
 

케이카, 온라인 중고차 매매 시장 점유율 78%

 
케이카는 중고차 사업과 장·단기 렌터카 사업을 영위한다. 주력은 중고차 매매업으로, 전국에 41개 오프라인 매장과 1개의 경매장을 갖고 있다. 2015년부터는 온라인으로 중고차를 사고파는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시작, 업계 최초로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케이카의 중고차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3.4%, 온라인 중고차 시장에선 78.95%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커머스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9106억원, 영업이익은 385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8%, 131.8% 늘며 반기 기준 최대치를 찍었다. 지난해까지는 중고차 사업으로만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 2월 3일 조이렌터카를 흡수합병하면서 중고차 렌터카 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상반기 기준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중고차 97.5%(오프라인 53%, 이커머스 36.6%, 경매 7.6%, 기타 0.3%), 렌터카 2.5% 수준이다.  
 
케이카가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면 중고차 업체 첫 상장사이자 대장주가 된다. 증권가에선 케이카의 상장 후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투명성이 부족한 중고차 시장에서 ‘직영 매매’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고, 중고차 시장의 온라인화가 가속화되면서 케이카가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이다. 안주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케이카는 직접 매입한 중고차를 자사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된 가격으로 판매해 허위 매물이 없고, 이커머스 매출 중심으로 늘고 있다”며 “차량 상태 및 품질을 담보할 수 있는 업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만큼 품질 담보, 온라인 채널 활성화가 특징인 케이카의 수혜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케이카가 오는 10월 1일까지 코스피 상장을 위한 일반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사진은 정인국 케이카 사장. [연합뉴스]
 
다만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진입을 노리고 있는 점은 장기적으로 주가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은 주요 대기업들이 개인 소비자 대상 중고차 판매업 진출을 자제해 왔다”며 “대기업의 중고차 사업 신규진출 규제가 완화되면 주요 중고차 공급 채널인 신차영업소를 보유한 현대차그룹, 중계 플랫폼에 머물렀던 엔카닷컴 등의 플레이어들이 인증중고차 판매업에 진출하면서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렌탈, 기관 매도세에 공모가 대비 32.75% 하회

 
케이카 상장으로 오토플러스, AJ셀카 등 여타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기업도 시장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오토플러스, AJ셀카는 지난해 각각 1895억원, 85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케이카(1조3231억원)에 비하면 현저히 낮지만,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프리미엄 중고차 매매 플랫폼 ‘리본카’를 운영하는 오토플러스는 사모펀드인 VIG 파트너스가 대주주다. AJ셀카는 올해 초 신동해그룹이 인수했다.  
 
케이카가 렌터카 사업에 뛰어든 만큼, 렌터카주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현재 상장된 렌터카 기업은 롯데렌탈, SK렌터카, 레드캡투어 등이다. 코로나 19 백신 접종 증가로 여행수요 회복으로 증권가에선 렌터카 종목을 하반기 기대주로 꼽아왔다. 특히 SK렌터카와 레드캡투어의 주가는 연초 이후 지난 29일까지 각각 33.1%, 34.3% 올랐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성수기를 맞은 제주도의 단기렌탈 증가 등으로 코로나 19 델타 변이 확산에도 양호한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며 “10월 초 위드코로나 전환 시 렌터카 기업의 영업환경은 더욱 더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망은 좋지만, 주가는 아쉬운 모습이다. 렌터카 시장 1위 업체인 롯데렌탈 주가는 기관투자자 매도세에 상장(8월 19일)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롯데렌탈의 주가는 공모가(5만900원) 대비 32.7% 떨어졌다. 30일 이 회사 주가는 3만9600원으로 마감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중장기적으론 주가 상승 요인이 있다고 분석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B2B(기업간 거래) 매출 증가와 단기 렌터카 가동률 상승 등으로 롯데렌탈의 수익성은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여러 기업과의 협업으로 전기차 전용 카셰어링 플랫폼 구축과 자율주행 기술 투자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사업역량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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