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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대어’ 수익률 부진에 공모주 펀드 투심도 식었다

공모주 펀드 1개월 수익률 -1.04%, 8월 이후 자금 이탈 이어져
크래프톤·롯데렌탈 주가 공모가 하회, 공모주 ‘따상’ 신화 깨져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모주 투자 열풍에 주목받았던 공모주 펀드 인기가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최근 한 달 사이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했고, 펀드 설정액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7월 이후 상장한 대어급 공모주들의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다. 최근 미국 경기둔화 가능성과 국제유가 상승, 중국 헝다 그룹의 파산 위기 등 악재가 겹치며 코스피지수는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43개 공모주 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04%로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1년과 3년 수익률은 각각 8.78%와 19.48%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26.70%, 48.80%)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설정액도 줄었다. 지난 한 달 사이 공모주 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은 283억원이다. 올 들어 공모주 펀드에는 지난 7월까지 4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유입됐지만 지난 8월(1937억원 순유출)부터 석 달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상품별로는 트러스트자산운용의 ‘공모주알파’에서 171억원, 브이아이자산운용의 ‘공모주플러스10’에서 157억원, 신한자산운용의 ‘공모주&밴드트레이딩30’에서 100억원 등이 빠져나갔다. 3개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각각 -1.05%, -0.31%, -0.94%로 모두 마이너스다.
 
공모주 펀드는 기업이 상장할 때 기관투자자 자격으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해 수익을 올리는 상품이다. 공모주 청약에선 일반투자자보다 기관투자자가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기 때문에, 해당 펀드를 활용하면 일반 청약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공모주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공모주 펀드 투자는 큰 인기를 끌었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굵직한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증시 입성 직후 잇따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뛴 뒤 상한가)’에 성공, 투자자들에게 적잖은 수익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일례로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지난 12일 현재 23만5000원으로 공모가(6만5000원) 대비 261.5% 올라있다.
 

롯데렌탈 상장 후 주가, 공모가 대비 36.69% 하락 

그러나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7월 이후 상장한 크래프톤과 롯데렌탈, 에스디바이오센서 등 대형주 상당수가 ‘따상’에 실패했고, 그 중 일부는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부진한 성과를 냈다. 실제로 올 들어 공모 규모가 가장 컸던 크래프톤은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48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인 49만8000원보다 2.81% 낮은 가격이다. 롯데렌탈과 에스디바이오센서도 공모가 대비 36.69%, 16.85% 하락한 주가를 유지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투자자들 사이에 공모주 투자가 고수익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공모주 펀드 투심이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수익률은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5일 3000선 아래로 무너진 이후 좀처럼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지지부진한 증시에선 성과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권혁만 한화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증시 부진에 따른 개별 종목의 주가 하락이 공모주 펀드의 단기 수익률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공모주 펀드에 투자하기 전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할 수 있지만 절대로 고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는 아니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자산을 채권 등에 투자하고, 신규 상장이 있을 때만 자산의 10~30%를 공모주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또 새로 상장하는 기업이 늘어난다고 공모주 펀드 수익률이 무조건 오르는 건 아니다. 단지 시중금리나 채권수익률보다 높으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공모주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공모주 펀드는 신규 상장 종목이 없는 기간에도 수익률을 내기 위해 채권투자를 병행한다”며 “공모주 펀드라도 편입한 채권과 투자 비중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공모주 투자 성과와 펀드 수익률을 무조건 연결하기 보다는 분리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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