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보험톡톡] 주식·코인에 열중하는 MZ세대…보험사 수장들의 고민

보험산업에 미치는 MZ세대 영향력에 대해 보험사 CEO "미미하다"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는 2030 보험가입률…온라인보험 위주 가입으로 수익성도 낮아
당장 가시적인 성과 보이지 않는 보험사의 MZ세대 공략

 
 
[연합뉴스]
최근 보험사 CEO들이 보험업계 미래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의 부상이 향후 2~3년 내 보험산업에 미칠 영향이 어느 정도겠냐는 질문이다.
 
20~30대가 주 계층인 MZ세대는 최근 금융사들의 주력 고객으로 급부상하면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태. 하지만 의외로 보험사 CEO 84%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답했다. 향후 2~3년 내에도 MZ세대가 보험업계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유는 무엇일까.
 

보험사 수장들 "MZ세대 영향력 미미" 

 
쉽고 간편한 것을 선호하는 MZ세대는 시간이 갈수록 금융사의 주력 고객이 될 수밖에 없다. '금융'에 본격적으로 눈을 뜨고 투자를 시작하는 20~30대인 이들이 향후 금융사들의 큰 손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장기산업인 보험업에서 현재의 MZ세대를 가입자로 유치해두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에 MZ세대 맞춤형 금융상품, 마케팅 등은 금융사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아직 이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지 않다고 판단한다. 오히려 향후 몇년동안에도 미미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달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보험사 CEO 대상(생명보험 23명·손해보험 16명 응답)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CEO 39명 중 33명(84%)은 'MZ세대의 부상이 향후 2~3년 내 보험산업에 제한적이거나 미미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사들이 MZ세대 공략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당장 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자료 보험연구원]
 
대다수의 CEO가 이러한 답변을 내놓은 데는 이들의 보험가입률이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몇년간 MZ세대의 보험 가입률은 증가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조사한 2019년 연령대별 보험가입률을 살펴보면 MZ세대를 구성하는 20~30대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보험 가입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20대의 생명·손해보험 가입률은 각각 58.5%와 66.5%로 전 연령층 가입률 대비 각각 14.2%포인트와 9.7%포인트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30대의 생명·손해보험 가입률은 각각 73.1%와 82.6%를 기록해 20대 보다는 높았다. 하지만 40대보다는 각각 6.6%포인트, 3.2%포인트 낮았다.  
 
특히 20~30대의 생명보험 가입률이 2017년(69.7%)부터 2018년(63.8%), 2019년(58.5%)까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가입률이 크게 상승했다고 기대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상대적으로 생명보험보다 손해보험 가입률이 높은 것도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 가입률 덕을 본 것으로 보인다.
 
MZ세대는 수익적인 부분에서도 보험사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20~30대의 보험 가입이 비교적 보험료가 저렴한 미니보험이나 보험설계사를 대면하지 않아도 되는 온라인보험에 쏠려 있어서다. 보험사 매출의 핵심은 보험설계사들이 판매하는 종신보험이나 암보험 같은 장기 보장성보험이다. 인터넷보험에 가입하는 MZ세대는 보험사 입장에서 당장 수익을 안겨주는 주력 고객도 아닌 셈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CEO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보험업에 있어 MZ세대의 중요도가 낮다고 본 것이 아니라 이들이 아직 '보험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낮다' 정도로 해석해야 할 것 같다"며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돈'이 없는게 아니라 '보험'에 관심이 없는 것 

 
[사진 셔터스톡]
주식이나 코인 등 MZ세대는 이미 다양한 곳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주식투자자 비율은 2019년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23.9%에서 지난해 39.2%로 15.3%포인트 높아졌다. 30대(38.8%), 40대(38.5%), 50대 이상(37.0%)보다 투자자 비율이 높다.  
 
코인투자도 활발하다. 지난 7월 말 기준, 4대 코인거래소 예치금을 보면 20~30대는 약 3조4500억원을 예치했지만 40~50대는 1조7600억원 수준에 그쳤다. MZ세대들이 주식이나 코인에 대해 투자라는 개념을 갖고 있지만 보험에 대해서는 여전히 노후대비 정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큰 탓이다. 또 여전히 '불완전판매', '보험아줌마'로 대표되는 보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보험가입에도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MZ세대가 미래 소비자라는 관점에서 이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미 보험에 가입한 기존 소비자에 대한 신뢰제고 노력과는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보안칩 팹리스’ ICTK, 코스닥 상장 도전…“전 세계 통신기기 안전 이끌 것”

2신한금융 1분기 순익 1조3215억원, 전년 동기 比 4.8%↓

3LG유플러스, 실속형 스마트폰 ‘갤럭시 버디3’ 공식 출시

4하나금융 1분기 순익 1조340억원…1년 전보다 6.2% 감소

5농협금융 1분기 순익 6512억, 전년 동기 比 31.2%↓

6우리금융 1분기 순익 8245억원, ELS 배상에 전년比 9.8%↓

7“미국투자이민 공공 프로젝트 최고 안전”∙∙∙로드아일랜주 축구장 개발사 존슨 대표 인터뷰

8팩토스퀘어, ‘CJ온스타일 온큐베이팅’ 파트너사로 참여

9비트코인 "반감기 끝나면 오른다고 했는데..." 9000만원 아슬아슬 줄타기

실시간 뉴스

1‘보안칩 팹리스’ ICTK, 코스닥 상장 도전…“전 세계 통신기기 안전 이끌 것”

2신한금융 1분기 순익 1조3215억원, 전년 동기 比 4.8%↓

3LG유플러스, 실속형 스마트폰 ‘갤럭시 버디3’ 공식 출시

4하나금융 1분기 순익 1조340억원…1년 전보다 6.2% 감소

5농협금융 1분기 순익 6512억, 전년 동기 比 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