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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기관 손 터는데…카카오뱅크 하락 떠받치는 '개미들'

끝없는 하락 속 6만원도 무너져
기관·외국인 최근 10거래일간 587억원 순매도
증권업계 "주가 수준, 은행업종과 비교해 매우 높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뱅크 본사.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뱅크 본사. [연합뉴스]

 
카카오뱅크가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에 계속 하락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올해도 당분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주가를 들어 올릴만한 호재가 뚜렷하지 않은 데다 은행에 악재가 될만한 이슈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고점 대비 44% 하락하기도…쏟아진 매도 물량 받아낸 '개미'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2월 30일에 전거래일 대비 1.34% 떨어진 5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2월 5거래일만 제외하고 연일 하락했다. 상장 직후 9만4400원까지 오르면서 '10만뱅크'가 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컸지만 이후 주가는 크게 하락했고, 11월 8일 장중엔 5만2600원까지 떨어졌다. 고점과 비교하면 3개월도 안 돼 주가가 반토막(44.27% 하락) 수준이 됐다.  
 
주가 하락은 기관의 매도 물량이 쏟아진 결과다. 넷마블이 지난해 8월 10일과 25일에 각각 600만주, 162만주를 팔아치운 후 12월 9일에 다시 762만주를 대량 매도하며 보유 중인 카카오뱅크 전 지분을 처분했다. 시장에선 넷마블이 세 차례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1조원 초반으로 보고 있다. 넷마블이 2016년 3월 917억원을 카카오뱅크에 투자한 규모로 볼 때 '잭팟'을 터뜨렸다는 평가다.  
 
우정사업본부도 지난해 9월 1일 카카오뱅크 지분 90%(약 1조원)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로 매각했다. 우정사업본부가 매도한 시점이 8만8000원대로 시장에선 고점 매각에 성공한 것으로 해석했다.  
 
카카오뱅크 주간 단위 주가 그래프 [이코노미스트]

카카오뱅크 주간 단위 주가 그래프 [이코노미스트]

 
기관들의 매도에 주가 하락이 멈추지 않자 외국인들도 카카오뱅크를 팔아치우는 모습이다. 최근 10거래일간 외국인은 253억원 순매도했다. 기관도 같은 기간 334억원 팔아치웠다.  
 
이와 달리 개인들은 연일 카카오뱅크를 사들이며 매도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지난 10거래일 동안 개인의 매수 규모는 586억원에 달했다. 주가가 바닥이라고 판단한 개인 투자자들이 카카오뱅크 주가 상승에 베팅한 모양새다.  
 

인뱅, 시중은행보다 더 심한 규제 받아

증권업계는 카카오뱅크 주가 상승을 유도할 호재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은행업이 규제 산업인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질 수 있어 은행으로선 악재가 많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들에 고신용자 대출보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릴 것으로 요구하고 나서 시중은행보다 코로나19 상황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올해도 가계대출 규제를 차질없이 이어가겠다고 신년사를 통해 밝혔다. 그는 "내년에도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의 관리강화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며 "총량관리에 기반하되, 시스템관리를 강화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4~5%대로 정상화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당국은 예정대로 올해 초부터 대출 총액이 2억원이 초과하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적용하고, 7월부터는 1억원 초과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여기에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은 올해 고신용자 대출보다 중금리대출 비중을 확대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당국의 요구로 카카오뱅크의 경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을 전체 신용대출 가운데 20%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이 비중을 2022년 말까지는 25%, 2023년 말은 30%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중금리대출 비중은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14.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외벽에 카카오뱅크의 코스피 상장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외벽에 카카오뱅크의 코스피 상장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결국 카카오뱅크는 올해 초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규 대출을 재개하지 않기로 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신규 판매 중단 기간은 미정이며 재개 여부는 금융시장의 여건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은행업계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계속되고 있어 차주들의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도 판단한다.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유예 조치를 계속 연장해온 만큼 은행권의 리스크가 발생한다면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차주의 대출에서부터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주가는 (올해 말) 주당장부가치(BVPS) 대비 5.1배, 주당순이익(EPS) 대비 92.6배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은행업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높은 수준이며 오는 2022~2023년 예상되는 자기자본이익률(ROE)를 감안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카카오뱅크의 수익 구조적 측면, 혁신적 상품 출시 경험, 높은 월간활성이용자(MAU) 등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의 기대감에 동의한다"면서도 "투자자들의 기대가 현실화되는 정도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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