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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은 대박, 한 쪽은 쪽박’…물적분할 명암

기관 자금만 1경…LG에너지솔루션 우리사주 2조원 전망
LG화학 기존 주주 분통…“신주인수권 부여해야”

 
 
서울 LG 본사 건물 모습. [연합뉴스]

서울 LG 본사 건물 모습. [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증시 상장 역사상 최대 규모 흥행에 성공한 분위기다. 이달 말 상장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 수요예측에서 기관 주문금액만 1경(京)원(1조원의 1만 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 임직원에 배정된 우리사주조합 주식의 총액도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대조적으로 LG화학 기존 주주들은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 후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모회사의 물적분할 결정으로 한 지붕 아래 주주들의 이해관계 상충 문제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적분할은 분할 신설 법인의 지분 100%를 모회사가 소유하는 분할 방식을 말한다.  
 
13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11일부터 12일 오후 5시까지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이 1500대 1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 희망 공모가 범위는 25만7000원에서 30만원으로, 15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공모가 최상단에 주문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공모가 30만원 가능성도 커졌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14일에 수요예측 결과와 공모가를 확정‧공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증시 상장 역사상 최대 규모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 회사 임직원이 거머쥘 우리사주조합 배정 주식 규모도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 등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임직원은 1인당 우리사주 600여주에서 1400여주를 배정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공모가 30만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우리사주 배정 주식 총액은 2조5500억원에 달한다.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직원들이 수억원의 수익을 거둘 것이란 얘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물론 우리사주는 상장 후 1년간 매도할 수 없어 1년 뒤 주가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그러나 세계 2위 배터리 제조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지위, 올해 기준 260조원에 달하는 수주 잔고, 향후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에도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른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대박’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LG화학 주주는 ‘눈물’

LG에너지솔루션 수요예측 흥행이 알려진 이날 모회사인 LG화학 주가는 전일보다 2.33% 하락한 75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사업의 물적분할 안건을 승인한 2020년 10월 30일 종가(61만1000원)와 비교하면 높은 금액이지만, 지난해 1~2월 이 회사 주가가 90만~100만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숫자는 아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시가총액이 70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 향후 LG화학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날 종가 기준 LG화학 시가총액은 53조2972억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흥행으로 모‧자회사 주주들의 이해관계 상충 문제도 주목받고 있다. 이에 기존 주주들이 물적분할로 피해를 입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계와 금융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물적분할 후 상장을 택하는 것은 결국 지배구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친환경 사업 확대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끌어 모으면서도,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방식이 물적분할이기 때문이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 대신 기존 주주 구성을 유지하는 인적분할을 택했다면, LG에너지솔루션은 LG가 지분 30.6%(지난해 9월 말 기준) 보유한 자회사가 된다. 문제는 돈이다. 지주회사인 LG가 LG에너지솔루션 사업 확장을 위해 유상증자(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새로 조달하는 것)에 나서면 최대주주의 지분율 희석이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LG에너지솔루션 자체적으로 유상증자를 감행한다고 가정하면, LG가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이 줄어 지주회사의 자회사 의무 지분율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 올해 시행된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지주회사의 자회사 의무 지분율은 기존 20%에서 30%로 상향됐다.  
 
이에 정치권 등에서도 핵심 사업 물적분할 후 상장에 따른 소액주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물적분할 회사 상장 시에 기존 주주에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물적분할도 주식매수청구권 대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행 지본시장법 시행령(제176조의7)에 따르면 물적분할은 주식매수청구권 인정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주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의 합병·영업양수도 등이 주주총회에서 결의된 경우에, 해당 결의에 반대했던 주주가 자신의 보유 주식을 회사가 매수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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