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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주가 급락 이유 알겠는데…네이버는 왜 떨어지나

드러난 악재 없이 네이버 연초 대비 주가 9.64% 하락
글로벌 긴축 전쟁, 빅테크 규제 등이 투자 매력 낮춰

 
 
네이버의 올해 시가총액 순위가 내려앉았다.[연합뉴스]
네이버의 최근 주가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연초 37만8500원으로 장을 출발한 이 회사의 주가는 1월 둘째 주 마지막 거래일에선 34만2000원으로 마감했다. 9.64%나 주저앉은 수치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국내 시가총액 3위를 유지했는데, 지금은 5위로 추락했다. 특히 외국인투자자와 기관이 등을 돌리고 있다. 올해 들어 네이버 주식을 두고 기관은 3092억원, 외국인은 4395억원을 순매도했다.  
 
네이버의 주가 하락은 업계 맞수 카카오처럼 악재가 없다는 점에서 의외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먹튀 이슈로 주가가 일제히 미끄러진 뒤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차기 카카오 공동대표에 내정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자진해서 사퇴했고, 카카오는 그룹 차원에서 임원의 주식 매도를 제한하는 경영 방침을 발표했지만 투자심리를 회복시키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처럼 시장을 달굴 만한 이슈가 없지만 네이버의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일단 네이버는 글로벌 유동성 이슈에 민감한 성장주로 분류된다. 본격화한 미국의 ‘돈줄 죄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월 테이퍼링 종료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연내 양적긴축까지 시행할 태세다.  
 
4분기 실적이 신통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도 부담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조8851억원, 영업이익 379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6%, 17.2% 개선된 수치지만 증권가는 이를 밑돌 것으로 점치고 있다. 
 
주요 사업부의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데다 성과금 반영으로 운영개발비 지출이 상당했을 거라는 거다. 글로벌 사업 확장에 따른 투자비용도 호실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네이버쇼핑의 매출 성장 둔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은 무뎌진 빅테크 규제 칼날이 언제든 다시 날카로워질 수 있다는 점도 큰 변수다. 공정위는 얼마 전 플랫폼 규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행위가 현행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해당하는지 심사할 때 적용하는 지침이다.  
 
공정위는 주요 법 위반 유형으로 네이버의 예를 들었다. 네이버가 쇼핑·동영상 관련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해 스마트스토어를 이용하는 입점 업체의 상품이 더 우선적으로 노출되도록 한 행위를 지적했다. 대형 플랫폼을 규제하는 법안인 온플법 역시 차기 정부에서 면밀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최근 한 달간 주요 증권사는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끌어내렸다. 삼성증권(54만원→49만원), 한화투자증권(56만원→50만원), 카카오페이증권(54만원→46만원), DB금융투자(56만원→52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최근 기존 C레벨 임원 4명을 전부 교체하는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시작했다. 네이버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해 6월 사퇴했고, 한성숙 최고경영자(CEO)는 후임자를 내정했다.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로 옮기고,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는 직을 내려놓는다. 직장 내 괴롭힘 이슈와 관련한 책임론을 털어내고, 새로운 리더십으로 전면 쇄신하겠다는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새 경영진은 주가 부양이란 무거운 숙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하게 될 전망이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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