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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 '손절' 나선 운용사…최대 40% 상각 후 펀드 판매 재개

거래정지 전 주가 대비 25∼40% 상각…ETF 편입 비중 최대 7.09%→4.84%로 감소

 
 
오스템임플란트 사옥.[연합뉴스]
자산운용사들이 사상 초유의 횡령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대거 상각(회계상 손실)처리하면서 관련 펀드 판매를 다시 시작했다. 
 
기존엔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상각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높았지만 회사가 상정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자 조치에 나섰다. 자산운용사들은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최대 40%가량 상각 처리하면서 펀드 내 편입 비율을 축소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사를 비롯해 대부분 증권사가 지난달 하순과 이달 초에 걸쳐 일부 오스템임플란트 편입 펀드를 다시 판매하기 시작했다. 작년 9월 기준 오스템임플란트를 담고 있는 국내 펀드는 106개였다. 오스템임플란트에 투자된 금액은 총 524억원이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오스템임플란트, 3월 중 8개 지수에서 제외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말 자금담당 직원이 2215억원 규모의 회삿돈을 횡령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시가총액 2조원에 달하는 코스닥 20위권 상장사에서 사상 최대의 횡령 사건이 발생하자, 파장은 더 컸다. 바이오 우량주로 꼽히며 국민연금을 비롯해 106개 펀드가 오스템을 담았고 2만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발행주식의 55.6%를 매수하는 등 투자에 열을 올린 상황이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자, 지난 22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150지수·KRX300지수 등 8개 지수에서 이 종목을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제외 시기는 거래재개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3월 15일까지 거래가 재개된다면 재개일에서 2거래일 뒤 지수에서 빠진다. 3월 15일에도 거래가 재개되지 않을 경우 다음날 즉각 지수에서 제외된다. 자산운용사들이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상각을 서두른 배경이다. 이를 상각하지 않을 경우 오스템임플란트가 편입된 펀드나 ETF의 경우 지수엔 없는 주식을 계속 안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최대 40% 상각…펀드 내 오스템임플란트 비중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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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들은 오스템임플란트를 상각하면서 별도 공정가액으로 평가해 기준가에 반영했다. 예를 들어 지난 1월 3일부터 거래가 정지돼 14만 2700원에 멈춰있는 오스템임플란트 종가를 삼성자산운용은 40%가량 상각한 8만5000원으로 평가해 펀드에 반영했다. 
 
상각률은 펀드 운용사에 따라 다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8만5600원으로 40%가량 상각 처리했다. 다른 운용사의 상각률은 신한자산운용 35%(9만 2755원), KB자산운용 31.5%(9만 7700원), NH-아문디자산운용 30%(9만 9960원), 한국투자신탁운용 30%(9만 9980원), 메리츠자산운용 25%(10만 7025원)다. 이에 따라 펀드 내 오스템임플란트 편입 비율도 줄었다. 
 
오스템임플란트 편입 비중이 가장 컸던 'TIGER 의료기기' ETF 내 이 종목 비중은 1월 3일 7.09%에서 3월 3일 4.84%로 감소했다. 다른 펀드 역시 마찬가지다. 'TIGER 중국소비테마는 3.01%에서 1.80%로,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는 3.81%에서 2.71%로, 'KODEX K-이노베이션액티브'는 2.98%에서 1.89%로 오스템임플란트 비중이 축소됐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가)투자손실은 물론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까지 갈 수 있어, 자산운용사들이 이를 손실처리하고 펀드를 재개하면서 신규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로 판단한 것"이라며 "이 회사 편입 비율이 가장 많았던 ETF가 7%였고, 1% 미만이었던 펀드도 많아서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상각처리 하는 것이 추가손실을 막을 수 있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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