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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OTT 시장은 넷플릭스 천하” 숫자로 증명

매출 6316억원 기록, 전년 대비 52% 증가
매출 대부분은 그룹에 배급 수수료로 지출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지난해 매출 실적을 공개했다.[연합뉴스]
넷플릭스는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쏠쏠한 실적을 거뒀다. 이 회사의 한국 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최근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6316억원, 영업이익은 171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매출(4154억원)과 영업이익(88억원)과 견줘보면 각각 52.0%, 94.1% 증가했다. 한국 OTT 시장의 경쟁사로 꼽히는 콘텐츠웨이브가 지난해 2301억원을 매출로 벌어들였는데, 넷플릭스 매출은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매출의 대부분은 구독료로 벌어들였다. 지난해 번 구독료는 629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9.6%를 차지했다. 2020년 한국 고객의 구독료는 4154억원이었는데, 57.8%나 늘었다. ‘오징어게임’ ‘지옥’ 등 한국에서 제작한 독점 콘텐트의 대흥행에 힘입어 국내 유료 가입자 수를 꾸준히 늘린 결과다. 특히 최근까지도 해외 여러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신드롬급 인기를 증명했던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매출 신장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넷플릭스의 한국 사업 성적표가 드러난 건 2020년부터다. 2020년 11월 본격 시행된 신외감법에 따라 국내 유한회사(자본금 500억원 이상)는 외부감사를 받고 이를 반영한 감사보고서를 공시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드러난 넷플릭스의 두 번째 감사보고서엔 단순히 장사를 잘했다는 것 외에도 흥미로운 숫자가 담겨있었다.  
 
넷플릭스가 웬만한 대기업 수준의 수익을 내긴 했지만, 영업이익률만 따져보면 2.7%에 불과하다. 이는 벌어들인 매출 대부분을 넷플릭스 본사에 배급 수수료(Distribution fee)로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미국 본사에 5166억원을 배급 수수료로 지급했다. 전체 매출(6295억원)에 81.7%에 달하는 규모다. 2020년엔 전체 매출(4154억원)에서 배급 수수료(3024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이 77.1%였는데, 지난해엔 이 비중이 소폭 늘었다.  
 
지난해 낮은 영업이익률(2.7%)은 그나마 전년과 비교하면 개선된 수준이다. 2020년 넷플릭스 한국 법인은 영업이익률 2.1%를 기록했다. 이익률이 개선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비용 측면에서 눈에 띄는 지표가 있었다.  
 
바로 판관비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크게 늘었는데도  지출한 판관비는 줄었다. 2020년엔 340억원을 썼는데, 지난해엔 338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판관비 부담이 줄어든 건 인건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종업원 급여로 2020년엔 208억원을 지출했는데, 지난해엔 128억원으로 38.0% 감소했다. 최근 넷플릭스가 한국 오리지널 콘텐트를 많이 쏟아낸 영향인지 마케팅 비용은 전년보다 늘었다. 2020년 355억원, 지난해엔 472억원을 썼다.  
 
법인세 부담은 미미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법인세 비용으로 30억원을 지출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다. 앞서 언급했듯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매출 대부분을 본사에 수수료로 지불하면서 매출원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법인세의 과세표준이 ‘순이익’이다 보니 법인세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다. 2020년에도 그랬다. 4154억원을 벌고, 법인세로 21억원을 지출하는데 그쳤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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