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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반대 부딪힌 문 정부 공공재개발…추진동력 잃나?

21개 구역 비대위 연대 시위 이어가…인수위에 진정서 제출

 
 
공공재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민보름 기자]

공공재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민보름 기자]

 
수도권 주택공급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됐던 문재인 정부의 공공재개발 정책이 정권 말 강한 반대에 부딪히며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업 적합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반대시위는 꾸준히 있었으나 정권 교체시기를 맞아 새정부의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반발은 더욱 거세지는 추세다.  
 
‘공공재개발을 반대하는 서울·경기·인천 21개 구역 비상대책위원회(21개 구역 비대위)’는 2일 오전 종로구 통의동 소재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옆 고도빌딩 앞에서 공공재개발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단체에는 흑석2, 금호23, 신설1, 홍제동3080 고은산서측, 강북5, 신길1, 신길2, 신길4, 신길15, 양평13, 거여새마을, 흑석10구역  비대위 등이 속해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인수위에 “공공재개발은 헌법 상 보장된 기본권(사유재산권) 침해”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조홍 흑석2구역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자신들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국민의 탓으로 돌리고, 국회의원 172석을 무기 삼아 국민을 실험대상으로 삼는 정책을 펴왔다”면서 “특히 공공재개발 후보지를 합리적 기준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지정해 각 구역마다 주민들을 분열시키고 상가세입자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정법과 충돌, 다수결로 사유재산권 침해 주장

2020년 첫 발표된 공공재개발은 공공이 참여하는 정비사업에 대해 용적률 인센티브(법적 상한의 120% 적용)를 주는 대신 조합원 분을 제외한 물량의 50%를 임대로 공급하는 정책이다. 해당 정책 시행 초기부터 많은 공모지역에선 용적률 인센티브 및 빠른 사업추진 등 공적지원을 기대하는 찬성파와 사유지에 대한 재산권 및 개발 자율성 침해를 우려하는 반대파가 극렬한 대립을 이어갔다.  
 
이날 21개 구역 비대위가 지적한 공공재개발 선정의 핵심 문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과 충돌해 토지소유주들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 도정법 제35조은 “재개발 조합 설립은 토지 등 소유자 3/4 이상 및 토지 면적 1/2이상 토지소유자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재개발은 법적 바탕이 되는 ‘공공주택특별법’ 및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 등에 따라 공공시행자(LH·SH)와 조합공동시행 시 소유자 과반의 동의만으로 지정요건이 충족된다. 때문에 21개 구역 비대위는 “공공재개발을 찬성하는 측에서 ‘다수결로 결정 했으니 재산을 내놓으라’는 식으로 주장하며 다수결을 내세워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흑석뉴타운 2구역이다. 흑석2구역 내에는 흑석시장과 역내 상가소유자들, 그리고 400여명에 달하는 상가세입자들의 반발이 컸다. 전체 주민 300명 중 이 상가소유자 140명가량이 구역 내 토지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반대 주민들은 지난 2월 동작구를 상대로 흑석2구역 주민대표회의 구성승인 처분과 SH공사의 사업시행자 지정 처분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서울행정법원 제1부)에서 패소한 바 있다.  
 

초기부터 졸속 입법논란…지속 추진에 제동  

이번 기자회견에선 제도 시행 초기부터 문제가 제기됐던 공모신청 방식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공공재개발 정책을 첫 시행할 당시에는 소유자 10% 동의만으로 공모신청이 가능했다.
 
이 때문에 소수 세력이 공공재개발 공모신청을 한 뒤, 여론 몰이를 통해 다수결로 동의율 채우는  식으로 일을 밀어붙인다는 지적이다. 최근 이에 대한 부작용이 지적되면서 정부는 올해 공모신청 요건을 30% 동의로 상향한 상태다.  
 
한운용 숭인1169구역 비대위 대표는 “일부 세력에 의해 오직 10% 동의로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이 돼 반대 동의서를 60% 모아 제출했지만 지자체나 LH에서 아무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21개 구역 비대위는 진정서를 통해 인수위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국민 생존권을 고려하여 공공재개발을 전면 재검토해달라”면서 “획일적인 공공재개발 방식 외에 지역 특성에 맞는 개발 방식을 적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재개발 정책 자체가 급하게 입안돼 동의율 등에서 다소 문제가 된 측면이 있다”면서 “도정법상 기존 정비사업 해제 요건이 존재하지만 공공재개발의 경우 발표 당시 따로 해제요건이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당선 후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을 추진했으므로 윤석열 정부도 자신들만의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들은 향후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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