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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배 레버리지' 투자한 서학개미 어쩌나…최저 수익률 -81%

테슬라·엔비디아 하락률 40% 육박, 기술주 낙폭 확대 우려
증권가 “저점 매수 경계해야…금리 상승시 손실 더 커질 것”

 
 
올 들어 국내 투자자가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 종목이 모두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중앙포토]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가 올해 가장 많이 사들인 10개 종목이 모두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긴축 공포에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가 겹치며 미국 증시의 개별 종목은 물론 분산투자 효과가 있는 ETF(상장지수펀드)도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성급한 저가 매수보다는 저점을 확인하며 신중하게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월 3일부터 이달 19일까지 국내 투자자가 매수한 미국 주식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41.93%를 기록했다.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티커명 TQQQ)’ 수익률은 -67.1%로 추락했고, 테슬라(-40.84%), 엔비디아(-43.77%), 애플(-22.63%), 알파벳(-22.82%), 마이크로소프트(-24.1%) 등 개별 종목도 모두 크게 하락했다.  
 
서학개미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기술주 위주로 구성됐다. 순매수 2위인 테슬라를 비롯해 엔비디아,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개별종목은 모두 기술주였고 순매수 8위에 오른 SPY를 제외하면 ETN·ETF도 모두 기술주 관련 지수를 추종하거나 해당 종목을 담은 상품들이 상위권에 올랐다.  
 

3배 레버리지 상품 손실 80% 달해

 
서학개미가 4조3000억원을 베팅한 3배 레버리지 상품들의 손실 폭은 최대 81%에 달했다. 기술주에 3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BMO 마이크로섹터 FANG 이노베이션 3X 레버리지 ETN(상장지수증권·BULZ)의 연초 이후 손실률은 -81.54%에 달했다. 이 상품은 서학개미가 2억3754만 달러(약 3038억원) 어치를 사들여 순매수 10위에 올랐다.  
 
올해 1월 3일부터 이달 19일까지 국내 투자자가 매수한 미국 주식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41.93%을 기록했다.
순매수 1위에 오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는 같은 기간 18억6065만 달러(약 2조3978억원) 어치 순매수됐다. 이 상품은 나스닥 100지수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고위험 레버리지 투자 상품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3배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SHS ETF(SOXL)' 역시 12억5087만 달러(약 1조5999억원) 규모로 순매수됐으나 수익률은 -71.08%에 달했다.  
 
분산투자 효과가 있어 서학개미 선호도가 높았던 ETF 수익률 역시 곤두박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추종하는 미국 최대 ETF인 ‘SPDR SP 500 ETF 트러스트(SPY)’는 연초 이후 17.97% 떨어졌고, 한때 ‘효자’로 불리던 ‘인베스코 QQQ TRUST SRS 1 ETF(QQQ)’ 역시 27.52% 하락했다.  
 

주식형 ETF 자금 이탈 가속, 저가 매수 신중해야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지수가 급락했다는 이유로 ‘3배 레버리지’ ETF에 섣불리 투자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3배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가 오를 때 상승률의 3배만큼 수익을 얻지만, 반대로 기초지수가 내리면 하락률의 3배만큼 손실이 나기 때문이다. 미국이 장기적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국내외 증시 불안이 커지면서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정형주 KB증권 연구원은 “성장주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ETF가 많은데 ,단순히 저가매수 기회를 노리기보다는 향후 미국 금리 향방 등을 고려해 투자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 금리가 오를 경우, 지수 하락에 따른 추가 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주식형 ETF에서 자금 이탈이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올해 4월 중순부터 글로벌 주식형 ETF에서 자금 흐름이 순 유출로 전환됐는데,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북미 주식형 ETF에선 4월 한 달 새 180억달러(약 23조220억원)가 유출 전환됐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ETF 자금이 순유출세로 돌아섰다”며 “증시 약세에 따른 하락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 ETF만이 순유입세가 유지되는 등 글로벌 투자자들의 수급여건이 약화된 상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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