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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는 곳이 사무실”…‘사옥 출근’이란 틀을 깬 이 회사

[오피스시장 지각변동 ②] 위워크 코리아 전정주 대표 인터뷰
사옥보다 하이브리드 공간…기업별 맞춤형 서비스로 진화

 
 
위워크 서울스퀘어점 라운지 전경. [사진 위워크]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던 직장인의 출근길이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업무 공간’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것. 이 변화를 선제적으로 이끌고 있는 곳이 ‘공유 오피스 시장’이다.  
 
공유 오피스는 ‘사옥 출근’ 이라는 틀을 깨고 어디라도 자리 잡고 일할 수 있다면 바로 그 곳이 사무실이 된다는 신개념 오피스 공간을 국내에 정착시켰다. 하루 2시간 이상을 출퇴근길에 쏟을 필요도 없고 교통지옥에서도 해방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유연하게 업무를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단순 공간을 제공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콘텐트, 서비스와 함께 기업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해오고 있다. 근무방식에 대한 다양한 요구가 공유오피스가 가진 하이브리드 공간에 대한 필요성을 더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위워크 지난해 매출 997억원…업계 1위 수성  

미국계 공유오피스 기업인 위워크는 이 시장 강자다. 2016년 국내 첫 지점을 오픈한 뒤 현재 부산 2개 지점을 포함해 국내 19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신규 지점을 늘리지 않고도 매출이 되레 성장했다는 사실이다.
 
위워크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9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2020년 매출은 924억원으로 전년대기 21% 성장을 이뤄냈다. 이는 2개 로컬경쟁사 대비 월등한 매출 규모라는 평가다.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에서 가장 많은 지점을 확보하고 있는 패스트파이브는 지난해 8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0년 607억원의 매출에서 크게 성장했지만 위워크코리아의 매출을 넘진 못했다. 신흥 강자인 스파크플러스 역시 코로나 기간 2배 가까운 성장을 이뤄냈지만 지난해 매출은 436억원으로 위워크코리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로컬 경쟁사가 지점 수에서는 우월하다고 볼 수 있지만 매출 측면에선 훨씬 적은 지점으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위워크코리아 영향력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면서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도 주요 권역 내에서 위워크의 점유율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위워크코리아의 이 같은 성장에는 전정주 대표를 빼 놓을 수 없다. 2020년 4월 위워크코리아 대표로 부임한 전 대표는 과거보다 슬림해진 국내 조직과 미국 본사의 변화 속에 현지화된 전략을 세우고 매출을 성장 궤도에 올려놓은 장본인으로 평가 받는다. 위워크 멤버들에게 가장 필요한 업무 공간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그는 올해 주요 전략으로 2가지를 내걸었다. 
 

‘공유오피스 강자’ 위워크, 글로벌 라이프 이끈다

위워크코리아 전정주 대표. [사진 위워크]
 
하나는 전 세계 150개 도시, 35개국 765개 지점에서 1인당 22만5000원에 사용할 수 있는 올액세스 상품이다. 지난 3월부터 이커머스에 론칭하면서 웹사이트에서 손쉽게 구매한 뒤, 전 세계 지점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더했다.  
 
또 다른 하나는 지난 5월1일 전세계 최초로 선보인 위워크 프리미엄이다. 현지화 전략으로 국내에 맞게 가장 최적화된 솔루션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 서비스는 서울스퀘어지점과 위워크 지점 내 4개 체험형 쇼룸에서 이용해 볼 수 있다.  
 
3분기부터는 위워크의 기존 업무 공간과 서비스에 공간 관리 소프트웨어 및 모바일 액세스를 결합한 ‘거점 오피스 솔루션’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가 지향하는 공유오피스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다음은 지난 17일 위워크 서울스퀘어에서 만난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위워크 삼성역 1호점 회의실 전경. [사진 위워크]
 
지난해 성장 비결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전 대표가 주력한 부분이 있다면.  
지난해는 위워크가 주력하고 있는 50인 이상 엔터프라이즈 기업 멤버 유치에 있어 독보적인 영업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게 되면서 안정세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신규 출점 없이도 지속적인 현지화 전략과 함께 지난해부터 시범운영 해 온 올액세스를 비롯해 지점별로 공간들의 장점을 살려 멤버층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공유오피스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위워크만의 강점이 있다면.  
하드웨어 측면에서 먼저 말씀드리자면, 위워크는 현재 국내에서 19개 지점을 운영 중이지만 (서울 17, 부산2) 임대면적이 약 6만2000평으로 훨씬 더 많은 지점을 운영 중인 다른 업체들에 비해 훨씬 넓은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즉 프리랜서부터 중소기업, 수백명 이상의 대기업 멤버까지 수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사이즈의 업무공간을 제공할 수 있으며, 멤버 한 명 한 명이 느끼는 공간의 여유 또한 클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이제 곧 팬데믹 이전만큼 해외 이동이 활발해 질텐데 올액세스 멤버십을 통해 38개국에 퍼져있는 위워크 지점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 중 하나다.  
 
엔데믹 전환기나 혹은 그 이후 ‘오피스 미래’가 어떤 형태를 띨 것으로 예상하나.
이미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과 기업의 리더들이 예견한 바와 같이 다시 팬데믹 이전으로 완벽하게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팬데믹을 경험하는 동안 대면·비대면 근무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너무나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이미 국내에서도 수많은 기업들이 발빠르게 전환을 하고 있지만, 대면·비대면 근무의 장점들을 극대화한 ‘하이브리드 업무’형태가 점차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고 본다. 단순히 오피스 운영의 효율성만 고려하는 것이 아닌, 업무 형태 자체가 직원 채용과 관리에 있어서 복지 프로그램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유오피스 업체들의 지향점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위워크 및 다른 공유오피스 업체들도 단순히 업무공간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 빠르게 변화해가는 멤버들의 업무 형태를 파악해 그들의 업무 효율성과 창의성에 기여를 할 수 있는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과제일 것이다.  
 
더 나아가 지난 2년간 기업들은 재택근무 및 유연근무, 거점 오피스 등 근무 형태나 업무 공간 변화에 보다 초점을 맞춰왔다면, 이제부터는 이런 변화가 ‘새로운 일상’이 되면서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소속감을 유지하고 동기 부여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고유의 ‘콘텐트’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워크도 팬데믹을 거쳐오며 이러한 변화를 경험했고,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늘려나가고 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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