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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조원 투자 발표한 대기업에 정부, 법인세 인하로 화답하나

지난해 실질 GDP 절반 넘는 규모, 5년간 투자
정부, R&D 세액공제 확대 등 투자 독려
“법인세 최고 세율 낮추고 과표 구간 단순화”

 
 
지난 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기업인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정과 상생을 통한 신동반성장을 다짐하는 핸드프린팅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윤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정한 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 출범을 계기로 주요 대기업들이 연달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주에만 5대 그룹을 포함해 10곳이 넘는 기업이 발표한 투자 총액이 1000조원이 넘는다.  
 
대기업들이 잇따라 투자 계획을 내놓은 데는 표면적으로는 새 정부의 ‘민간 주도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미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국내 투자에 소홀하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기업의 고육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대선후보 시절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해온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의 결과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 투자 강조한 재계…삼성 260조·SK 179조 투입  

27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그룹사의 큰형 격인 삼성이 45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데 이어 현대차그룹과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포스코그룹, GS그룹 등도 잇달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약속한 투자 규모는 총 1060조6000억원을 넘어설 예정이다. 이는 올해 우리나라 예산인 607조7000억원보다 452조9000억원 더 많은 액수이며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인 1910조 7450억원의 절반을 넘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면담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 기업이 투자를 발표하면서 유독 강조한 점이 국내 투자 규모다. 삼성은 전체 투자액(450조원)의 80%인 360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고 했고, 247조원 투자를 결정한 SK는 179조원을 국내에 투자해 국가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와 LG가 이번에 발표한 투자 계획은 모두 국내에 국한된다.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그룹 주요 3사는 이날 전동화·친환경, 신기술·신사업,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향후 4년간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등 미래성장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LG도 투자액 106조원을 국내에 쏟아붓기로 했다.  
 

‘민간 주도 성장’ 정부, 법인세율 25%→20% 인하 검토  

이들 기업이 국내 투자를 강조한 점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이 ‘세일즈 외교’에 맞춰지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투자가 빈약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70억 달러 투자를 결정한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세계 최초로 3나노 반도체를 선보였다. 정의선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 면담 후 기존 55억 달러 외에 2025년까지 50억 달러의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기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민간 주도 성장’을 새정부 모토로 삼은 윤석열 정부는 연구개발(R&D) 세액공제 확대를 국정과제로 발표하는 등 여러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의 투자를 독려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기업·전문가들과 연구기관, 비정부기구(NGO)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규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과감한 규제 개혁을 준비하겠다”면서 기업경영의 발목을 잡는 ‘모래주머니’를 벗기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법인세 인하를 검토 중에 있어 기업 입장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의원 시절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주장해 온 추 부총리는 지난 26일 한 포럼에 참석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들에 비해 세율도 높고 구조도 복잡한 법인세에 대한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현재 25%인 법인세 최고 세율을 낮추고 법인세 과표 구간을 단순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2020년 7월 법인세 최고세율은 20%로 인하하고 과세표준 구간을 2개로 줄이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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