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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원숭이두창 비상사태” 선포…한국도 안전지대 아냐

추가 확산 막기 위한 선제 대응
현 72개국 1만5800여명 증가세
위원회 과반수 선포 반대 논란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AP=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AP=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 감염 사태에 대해 23일(현지시간)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PHEIC’)을 선언했다. 일종의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이다. 지난 6월 2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원숭이두창 첫 감염 사례가 발견된 지 34일만이다.  
 
국제보건긴급위원회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에 대한 PHEIC 선언 여부를 놓고 회의를 벌였다. 해당 안건은 전폭적인 찬성을 받지 못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위원 15명 가운데 6명은 비상사태 선포에 찬성했지만 9명이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원숭이두창 사태에 대해 “PHEIC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거브러여수스는 기자회견에서 위원들의 시각이 엇갈린 점을 인정하면서 “쉽고 간단하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원숭이두창은 우리가 잘 모르는 새로운 전파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제공한 원숭이두창 전자현미경 이미지. 2003년 프레리도그 발병과 관련된 인간 피부 샘플에서 얻은 원숭이두창의 성숙한 바이리온(왼쪽)과 미성숙 바이리온(오른쪽). 바이리온(Virion)은 바이러스 단위다. [AP=연합뉴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제공한 원숭이두창 전자현미경 이미지. 2003년 프레리도그 발병과 관련된 인간 피부 샘플에서 얻은 원숭이두창의 성숙한 바이리온(왼쪽)과 미성숙 바이리온(오른쪽). 바이리온(Virion)은 바이러스 단위다. [AP=연합뉴스]

WHO는 과거에도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H1N1, 2014년 척수성 소아마비, 2016년 지카열(Zika 바이러스), 2016년 에볼라 바이러스,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등에 대해 PHEIC를 선언한 적이 있다. 
 
이번 WHO의 결정은 원숭이두창의 추가 확산세를 막기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PHEIC를 선포하면 WHO는 질병 억제에 필요한 국제적 조치·연구·자금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위원회 15명 중 절반이 넘는 9명이 부정적 의견을 보였음에도 거브러여수스가 비상사태 선포를 강행한 점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원숭이두창의 전세계 확산 정도, 치명률, 각국 대응 상황 등이 비상사태 요건을 충족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보건안전국(UK Health Security Agency ‘UKHSA’)가 6월 22일 제공한 원숭이두창 피부 발진 모습. 촬영 날짜는 미공개. [사진 UKHSA]

영국 보건안전국(UK Health Security Agency ‘UKHSA’)가 6월 22일 제공한 원숭이두창 피부 발진 모습. 촬영 날짜는 미공개. [사진 UKHSA]

 
일각에선 이번 비상사태 결정 배경에 대해 거브러여수스가 2년 전 ‘코로나19 늑장대응’으로 비난을 받은 오명을 만회하기 위한 결심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발병이 처음 보고된 후 두 달 정도 지나서야 WHO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과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거브러여수스는 친중(親中) 성향때문에 중국 눈치보기를 하느라 비상사태 선언을 미룬 것 아니냐는 비난도 받았다. 당시 각국이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후 한참 뒤에야 거브러여수스가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기때문이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원숭이두창 환자 수는 지난 20일 기준 72개국 1만5800여명으로 집계됐다. 6월 3000여명에서 3배 이상 급증한 상황이다.  
 
☞ 원숭이두창=  
질병관리청 안내에 따르면 원숭이두창(Monkeypox)은 원숭이두창바이러스(Monkeypox virus)에 감염돼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다. 1958년 연구용으로 사육한 원숭이에게서 수두와 비슷한 질병이 발생했을 때 처음 발견됐다.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는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됐다. 이후 가봉·나이지리아·중앙아프리카공화국·카메룬·코트디브아르·콩고공화국 등 중·서부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병 보고됐으며 풍토병으로 변화했다. 현재 원숭이두창을 풍토병으로 취급하고 있는 국가는 가봉·가나·나이지리아·라이베리아·베냉·시에라리온·중앙아프리카공화국·카메룬·코트디브아르·콩고·콩고민중공화국이다. 
하지만 2022년 5월 이후 미국·스페인·영국·이탈리아 등 풍토병이 아닌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선 6월 21일 영국인 항공사 승무원(42·남)이 원숭이두창 첫 감염 사례로 나왔다. 한국에서도 6월 21일 독일에서 귀국한 한 내국인이 원숭이두창 첫 감염자로 발견됐다. 한국은 앞서 6월 8일부터 원숭이두창을 2급감염병으로 지정하고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박정식 기자 tang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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