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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만 위하는 나라”…4050세대, 금융지원 소외에 ‘부글’

은행권, 대출지원·목돈마련 등 청년 금융상품 ‘우후죽순’
전체 가계대출 중 4050세대 비중 54.3%
채무부담 높아져도 정책은 ‘청년 재기’에 집중

 
 
서울의 한 은행 앞 대출 관련 현수막. [연합뉴스]

서울의 한 은행 앞 대출 관련 현수막. [연합뉴스]

#. 40대 초반의 직장인 김 모씨는 원리금상환액으로 한 달에 150만원 넘게 은행에 내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3억원에 달하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에다 4000만원 신용대출 관련 이자가 매달 늘고 있지만, 연체만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에 생활비를 아껴가며 빚을 갚는 중이다. 하지만 최근 청년들을 위한 이자 감면과 목돈 마련 상품들이 나오는 것을 보며 ‘40~50대는 국민도 아닌가’ 하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에는 청년 맞춤형 금융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당국의 청년을 위한 금융지원책이 나오면서 은행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당국과 은행이 소상공인과 함께 청년에만 집중한 금융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선심성 정책’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원책을 연령별로 나눠 금융소비자 차별을 만든다는 비판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성실하게 이자 내고 원금 갚는 일반 서민만 바보 됐다” “신용도가 같이 떨어져도 구제 대상은 청년, 장년으로 구분한다” “청년만 지원하는 나라” 등의 비판 글이 올라오고 있다. 대출 규모가 보다 큰 중·장년층의 이자부담 증가는 외면받고 있다는 목소리다.  
 

은행은 앞다퉈 청년 금융지원 확대 나서

네이버 '영어 독학러들의 대화방' 카페 내용 캡처 [사진 영독러 Chat Room]

네이버 '영어 독학러들의 대화방' 카페 내용 캡처 [사진 영독러 Chat Room]

은행권은 최근 앞다퉈 청년을 위한 금융상품을 내놨다. 우리은행은 8월 3일부터 은행권 최초로 ‘청년사업가 재기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청년층에게 다시 일어설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안이다. 사업 대표자가 만 19세에서 만 39세 이하로 최근 5년 내 폐업 사실이 있고, 외부 신용등급 6(+) 구간 이하인 법인이면 신청할 수 있다. 건당 최대 3억원 이내, 최대 5년 이내 분할상환 방식으로 지원한다.
 
하나은행은 보건복지부와 함께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년들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청년내일저축계좌를 만들었다. 가입금액은 10만원 이상 50만원 이하다. 우대금리 등을 더해 최대 연 5.0%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가입 대상은 신청 당시 만 19세~34세(수급자·차상위자는 만 15세~39세)의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수급자·차상위가구 및 가구중위소득 100% 이하의 청년이다. 매월 납입하는 금액 10만원에 대해 정부가 동일 금액(수급자·차상위가구는 30만원)의 적립금을 지원한다.  
 
신한금융은 향후 5년간 청년층에 14조원 지원을 약속했다. ▶주거형 대출 공급 및 금리 우대 ▶목돈마련 특화 상품 출시 ▶일자리 확대 ▶출산·육아 등 교육 지원 등을 중점 과제로 담았다. 주된 지원책으로 청년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 약 11조원을, 자산 증대를 돕는 청년우대 금융상품을 통해 2조7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5년간 7000명을 직접 채용한다.  
 
정부도 청년을 위한 정책을 내놨다. 투자 실패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의 재기를 위해 신용회복위원회에 신속 채무조정 특례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청년들에게 최대 50% 이자 감면, 상환 유예 등을 1년간 한시 지원한다. 정부는 이 채무조정이 원금탕감은 아니며, 청년의 사회적 낙인 확대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4050세대도 가계대출에 빨간불 켜졌다”

하지만 청년층 금융지원에 비하면 30대 후반부터 중·장년층에 대한 금융지원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중·장년층도 받을 수 있는 공통 혜택으로는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안심전환대출과 전세대출 보증한도 확대 정도가 있다. 소상공인 금융지원은 일반 금융소비자와는 거리가 있는 정책이다.  
 
결국 ‘청년만 국민이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가계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30대 후반 및 40~50대의 이자 부담에 대한 외면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업권별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40~50대의 가계대출 총액은 1014조1479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54.3%에 달했다.  
 
또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0·50대 카드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 약정) 이월 잔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3조8480억원으로 5년 새 1조원 이상 늘었다. 특히 40대의 리볼빙액은 6월 말 2조4569억원을 넘어,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2조원을 넘겼다.
 
한국금융연구원이 3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1인당 채무액을 조사한 결과, 4월 기준으로 40~50대가 1억43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30대 이하 청년층은 1억1400만원을 기록했다. 2017년 말 대비 증가율에선 청년층이 29.4%로 중년층의 10.4%보다 높았지만, 다중채무자의 대출 부실 위험은 연령을 가리지 않고 높아지고 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 연령대에서 다중채무 규모가 빠르게 증가했다”며 “소득 수준과 신용도가 낮은 청년층과 노년층 대출이 금리 수준이 높은 여신금융전문업권과 저축은행권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진선미 의원은 “4050 가계대출에 빨간불이 켜졌는데, 이들 중 대다수는 새 정부의 금융지원정책 수혜에 포함되지 못해 고립되는 실정”이라며 “4050세대의 부실은 국가 경제 전체의 위험이 될 수 있는 만큼 다른 세대와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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