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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찾아가세요”…보험사, ‘잊힌 보험금’ 왜 찾아주려 하나?[보험톡톡]

지난해 기준 숨은 보험금 12.3조...매년 증가세
보험사 부채 늘고 이자 비용 부담까지…”금리인상기, 보험금 수령자 늘길”

 
 
[사진 내보험찾아줌 사이트 캡처]

[사진 내보험찾아줌 사이트 캡처]

#.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는 2020년 12월~2021년 12월까지 1년 동안 숨은 보험금 약 3조8000억원을 가입자에게 찾아줬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아직도 안 찾아간 보험금이 12조원에 이르고 있어 앞으로도 꾸준한 캠페인을 전개해 보험금 주인 찾기에 나설 예정이다.
 
#. 지난해 농협생명은 숨은 보험금이 3400억원에 달하자 고객재산 찾아주기 캠페인에 나섰다. 대형 금융지주사와 은행들 역시 고객의 휴면예금 및 보험금, 포인트 찾아주기를 정기적으로 진행 중이다.
 
12조3900억여원.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가 찾지 않은 숨은 보험금 액수다. 지난해 전체 보험사 당기순이익 합계가 약 8조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무시 못할 수치다.  
 
보험금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돈을 말한다. 고객이 숨은 보험금을 굳이 수령하지 않으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지급 부담을 덜 수도 있다. 그럼에도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은 두팔 걷어 숨은 보험금 찾아주기에 여념이 없다. 이유는 무엇일까.
 

부채 잡히고 이자 줘야하는 숨은 보험금, ‘털어야 유리’

금융위원회는 ‘내보험 찾아주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숨은 보험금을 보유한 고객에게 이달부터 관련 내용을 우편으로 안내한다. 몰랐던 보험금의 존재를 인지하고 이를 수령해가라는 취지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숨은 보험금은 12조343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말 기준, 숨은 보험금은 약 7조~8조원 수준이었지만 4년 만에 약 4조원이 늘었다. 숨은 보험금 중에서는 중도보험금이 8조54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만기보험금이 3조1600억원, 휴면보험금이 64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중도보험금이란 계약 만기가 도래하기 전 지급사유가 발생한 것을 말한다. 자녀출생 축하금이나 일정 연령에 도달하면 나오는 건강진단자금, 배당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만기보험금은 만기도래 후 소멸시효 3년 안에 수령하지 않은 보험금이다. 휴면보험금은 소멸시효 3년이 지나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보관되고 있는 보험금을 말한다.  
 
숨은 보험금 액수가 매년 상승하자 당국과 보험협회는 2017년 ‘내보험 찾아줌’이란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몰랐던 보험금을 수령해가도록 유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숨은 보험금 액수는 좀처럼 줄지 않는 상황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보험사 회계상 숨은 보험금은 부채로 잡힌다. 보험금은 지급비용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자산이 아닌 부채가 된다는 얘기다. 미지급한 보험금이 보험사 자산이 되지는 않는다.  
 
내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지급여력(RBC)비율 높이기에 혈안이 된 보험사 입장에서는 굳이 나갈 비용인 보험금을 떠안고 있으면서 부채 비중을 확대할 이유가 없다. 또 보험금 지급율도 높일 수 있어 보험금을 찾아주는 것이 보험사엔 유리하다.
 
숨은 보험금은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단골로 거론되는 이슈기도 하다. 가장 많은 금융권 민원을 자랑하는 보험업계에서 미지급 보험금은 국회의원들이 공격하기 좋은 타깃이다.  
 
또한 과거 고(高)이율·고정금리 보험상품에 가입한 사람들은 고의로 보험금을 미수령하기도 한다. 약관상 숨은 보험금 중에서 중도보험금과 만기보험금이 적용되는 일부 상품에는 지연이자가 붙기 때문이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고금리 시절 가입한 저축, 연금보험 상품은 금리가 적게는 7%대 많게는 10% 이상인 경우가 많다.
 
중도보험금은 보험계약 시점 예정이율에 고정금리 1%를 더해주고 만기보험금은 만기 1년까지 예정이율의 50% 금리를 받다가 2년이 지나면 1%의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최근 기준금리가 오르긴 했지만 지난해까지 은행 예금금리는 1%대로 낮았다. 가입자들이 보험금을 찾지 않고 고금리 이자를 받는 것을 택하는 셈이다. 
 
연금보험의 경우 계약자 계좌만 있으면 가입자가 보험금을 미청구해도 보험사가 임의로 보험금을 지급할 수는 있다. 하지만 가입자가 연락을 끊고 잠수를 타 생존 확인이 안되거나 일부러 계좌번호를 알려주지 않으면 보험금을 지급할 방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이런 가입자들을 우선적으로 찾아 우편도 보내고 전화도 해 보험금을 찾아가라고 하지만 일부러 연락을 받지 않는 이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숨은 보험금 약 12조원에서 중도보험금과 만기보험금 비중은 90%가 넘는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휴면보험금 보다 이자가 지급되는 중도보험금과 만기보험금을 빨리 찾아주는 것이 중요한 셈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계속해서 이자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숨은 보험금을 털어내는 것이 재정 측면에서 좋다”며 “최근에 금리가 크게 오르고 있어 이 기회에 많은 가입자들이 보험금 청구에 나서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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