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공포 언제까지…나락에 떨어지는 항공사들
대규모 외화환산손실에 부채비율 급증 ‘경고음’
원 달러 환율이 1340원 안팎까지 치솟으면서 이른바 ‘고환율 공포’가 장기화하고 있다. 증권업계 등에선 고환율 추세가 올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고, 일부에선 14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영 정상화를 꾀하던 국적 항공사들이 또다시 위기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고환율 여파로 상반기에 수천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을 기록한 항공사들이 하반기에도 대규모 외화환산손실을 볼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외화환산손실은 416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상반기 28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외화환산손실 탓에 2595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대한항공 역시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5055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대한항공의 경우 화물 사업 호조와 여객 사업 회복으로 올해 상반기에 980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역시 고환율 악재에 시달렸다. 티웨이항공의 상반기 연결기준 외화환산손실은 52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약 3배 급증했다. 제주항공은 상반기에 260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진에어의 상반기 별도기준 외화환산손실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약 100% 급증한 224억원으로 집계됐다. 국적 LCC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 확충으로 연명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화환산손실로 인한 피해가 극심할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상반기 고환율 피해도 심각한데…“버틸 여력 없다”
항공업계 등에선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고환율 여파가 지속되면서 항공사 흑자 전환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란 얘기가 많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으로 국제선 정상화 속도가 더딘 가운데, 하반기에도 고환율 악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LCC들이 하반기에 흑자 전환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으나, 고환율 등 대내외 악재를 감안하면 흑자 전환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코로나19 이후 손실이 누적돼온 일부 항공사들의 경우 고환율 장기화로 회생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6544% 수준이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이미 1분기 말에 부채비율 7000%를 넘어섰으며, 제주항공의 2분기 말 부채비율은 800% 이상이다. 재무구조상 버틸 여력이 없는 항공사들이 또다시 유상증자 등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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