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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반토막난 NHN… 소액주주연대, 이준호 회장과 ‘담판’

22일 판교 본사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 예정
주주들 “오너일가 배불리기에 기업가치 훼손” 비판
사측 “빅풋 합병‧자사주 소각 등 주가방어 노력 중”

 
 
NHN 사옥 전경. [사진 NHN]
NHN의 주가가 올들어 반토막 난 가운데 그 화살이 이준호 회장에게 쏠리고 있다. 오너일가 잇따른 물적분할과 알짜 자회사 매각 등으로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제 배만 불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서다. 오는 22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NHN 소액주주연대는 자사주 소각, 배당 결정 등과 더불어 장기적인 발전전망과 주주 소통을 사측에 촉구했다.
 
21일 NHN 주가는 오후 1시 47분 기준으로 전날보다 2.53% 떨어진 2만31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해 12월 17일 고점인 5만2685원(장중‧수정주가)과 비교하면 56%나 쪼그라든 수준이다. NHN의 현재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45배로, 주가가 장부가치보다 낮은 극심한 저평가 상태다.
 
주주연대는 NHN의 주가 부진이 대주주인 오너일가의 전횡 탓이라고 보고 있다. 네이버와 결별 후 종합 IT회사로 변신한 NHN은 지난 9년간 방만한 경영으로 이익은 감소하고, 사업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자회사를 만들어 이 회장의 지배력만 높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NHN의 매출액은 지난해 1조92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만 1조318억원을 달성했다. 이대로라면 올해는 매출액 2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반면 영업이익은 매년 1000억원을 크게 밑돌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매출액 2조원 시대에 진입하는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979억원)보다 더 떨어진 662억원에 불과하다. 많이 벌어봐야 돈이 줄줄 새 나가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구조다.
 
주주연대는 NHN의 납득하기 어려운 의사결정들이 이 회장의 이해관계와 연관돼 있다고 주장한다. 피앤피시큐어, 파리오링크, 인크로스 등 이익을 내던 자회사는 매각하고 적자기업이자 대주주 개인이 투자한 파킹클라우드에는 840억원이나 쏟아부은 게 대표적인 예다.

 

흑자 자회사는 내다팔고 적자회사에 투자

 
특히 주주연대는 지난해 DB 보안전문기업인 피앤피시큐어를 헐값에 팔아치운 것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NHN은 피앤피시큐어의 지분 70%을 1050억원에 매각했는데, 높은 현금 창출력을 감안하면 150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는 게 주주연대측의 주장이다. 피앤피시큐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431억원이지만 순이익은 212억원이다.  
 
NHN의 지배구조를 둘러싼 의혹들도 만만치 않다. 현재 이 회장의 NHN 지분율은 18.88%이지만, 우호지분을 모두 더하면 51.78%로 크게 늘어난다. 이 회장의 개인회사인 제이엘씨와 제이엘씨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NHN 지분율 각각 15.27%, 11.11%가 더해지면서다.  지난 2014년 9월 ‘경영컨설팅업’을 사업 목적으로 설립된 제이엘씨와 제이엘씨파트너스는 NHN의 2,3대 주주다.
 
NHN엔터테인먼트(NHN 전신) 시절인 지난 2014년 당시 이 회장의 지분율은 3.74%에 불과했다. 그러나 개인 소유회사 두 곳이 저가에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이 회장은 절반에 가까운 우호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NHN주주연대 대표 A씨는 “이 회장의 우호지분율이 매우 높아 주주연대가 주식 수를 모아 대항하는 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이엘씨와 제이엘씨파트너스를 둘러싼 페이퍼컴퍼니 의혹을 이 회장이 직접 나서 투명하게 해소해달라”고 촉구했다.  
 
무분별한 물적분할 역시 기업가치 훼손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017년 간편결제와 광고 사업을 떼어내 NHN페이코를 세운 NHN은 지난해에도 협업툴 사업(NHN두레이)을 물적분할하며 몸집을 줄였다. 올해 들어서도 신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클라우드 사업을 분사(NHN클라우드)시키면서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물적분할은 자회사의 상장 시 기업가치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악재로 작용한다.
 
NHN은 지난달 1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주가는 단기 상승에 그쳤다. 전량 소각이 아닌 2024년까지 진행되는 데다 실질적인 수혜는 이 회장이 가져가기 때문이다. NHN이 자사주 소각 방식으로 발행주식총수를 10% 줄이면 이 회장의 개인 지분율은 20%까지 늘게 된다.
 
이에 주주연대은 이 회장과 직접 만나 담판을 짓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이 회장의 자택 앞 등에서 소규모 집회를 이어온 NHN주주연대는 22일 판교 본사 인근에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와 공동으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주주연대는 현재 ▶주주배당 ▶미래 발전전망 발표 ▶경영진 교체 ▶이 회장의 페이퍼컴퍼니 및 편법 경영승계 의혹 해명 ▶적극적인 주주소통 ▶NHN클라우드 재합병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이 회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NHN주주연대의 주주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며 “국내 지배주주들이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소홀히 하고 경영 승계와 지배력 확대에만 골몰하고 있는 점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간담회도 했는데” 비판에 선 그은 NHN

 
반면 NHN 측은 주주들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선을 그었다. 특히 주주간담회 개최, 자사주 소각, 자회사 합병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NHN 관계자는 “물적분할된 NHN클라우드가 상장할 경우 모회사 주주들에게 신규 상장법인의 주식을 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게임부문인 빅풋을 흡수합병하고 자사주를 소각하고 있다”며 “또한 2세 승계 추진 등은 현시점에서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앞서 진행한 2시간가량의 주주간담회에서 진솔하게 의견을 청취했고, 빅풋의 흡수합병결정도 주주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며 “부진한 IT 업황과 증시환경 탓에 자사주 소각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부분이 있지만, 주주가치 제고와 소통에 소홀하다는 일각의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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