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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고환율 수혜주는 車·조선·바이오 [‘킹달러’ 시대, 어디로 움직이나③]

의류 OEM·바이오 CDMO 기업 환차익으로 수익 개선
정유·음식료는 마진 악화 가능성…실적 개선주 주목

 
 
22일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넘어서며 2009년 3월 31일 이후 13년 6개월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3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고환율 수혜주’들이 미소 짓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업종처럼 수출 비중이 높고 수입 비중이 낮은 산업일수록 환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달러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업도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주로 꼽힌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 2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80오른 1408.80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통상 주식 시장엔 악재로 작용한다. 주식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외국인 투자자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환율이 상승하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경향이 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주식을 판 뒤 환전하는 과정에서 환차손이 발생해 국내 주식 매매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감소할 수 있어서다. 
 

현대차·기아, 환율 효과에 수익성 개선

 
자동차 업종은 예외다. 수입 대비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환율이 상승할수록 수익성이 개선되는 구조다. 자동차 대장주 현대차 주가는 최근 한 달(8월 22일~9월 21일)간 주가가 18만9000원에서 19만7000원으로 4.23%(8000원)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4.68%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하락장을 뚫고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도 현대차와 기아를 꾸준히 매집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본격적인 상승 조짐을 보인 지난 8월 1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은 현대차 주식 7369억원, 기아 주식 2834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이들 종목은 해당 기간 외국인 순매수 2위·4위에 올랐다. 외국인은 8월 1일 이후 단 3거래일(8월 17일·9월 8일·9월 20일)을 제외하고 현대차를 순매수했다.  
 
환율 상승효과에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각각 6410억원, 509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 증대 효과를 봤다. 3분기에는 2분기보다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커 환율로 인한 수혜는 더 커질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자동차 업종은 환율이 10% 오를 시 마진 3.3%포인트가 개선된다고 예상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조선 업종도 환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업종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동차와 조선 업종은 운송장비 부문에서 환율 효과를 가장 크게 기대할 수 있는 업종인 만큼 3분기에도 이들 업종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류 OEM·제약·바이오 CDMO 기업 실적 개선 

 
 
실제로 올해 상반기 의류 OEM 업체들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의류 OEM ‘빅3’인 영원무역, 한세실업, 화승엔터프라이즈의 합산 달러 매출액은 1년 전보다 38% 증가했는데,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원화 환산 매출은 같은 기간 52% 늘었다. 3분기 성수기와 환율 상승이라는 외부 변수가 맞물리며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은 이어질 전망이다.  
 
매출 증가에 최근 한 달간 주가도 덩달아 급등했다. 영원무역 주가는 4만5600원에서 4만7900원으로 5.04% 올랐고 화승엔터프라이즈(3.70%), 한세실업(0.59%) 등도 주가가 상승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도 수혜주다. 의약품 수출 비중이 높은 CDMO기업은 생산공장이 국내에 있어 인건비는 원화로 발생하고, 위탁생산 특성상 고객사로부터 원료비용 등을 환급받기 때문에 수입 원료의 원가 상승이 이익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
대신 달러 매출이 기반이 되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할 때 환차익이 발생해 매출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CDMO 기업 중 환차익이 가장 컸던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반기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331억원의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 상승효과에 올해 상반기 매출 1조1627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72.7%, 영업이익은 43.5% 늘어난 규모다.
 
반대로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음식료, 정유, 유틸리티는 고환율의 피해업종으로 분류된다. 특히 정유사들은 원유 매입 자금을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현시점의 환율로 환산해 대금을 지급하는 만큼 환차손이 발생한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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