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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 야심찬 블록체인 프로젝트…바이낸스 한국 들어오나

부산시, 바이낸스·FTX 등 글로벌 코인 거래소와 MOU
코인마켓 거래소는 ‘역차별’ 주장…오더북 공유 논란
부산시 “특금법 규정 준수할 것”

 
 
(시계방향으로) 부산시, 바이낸스, FTX, 후오비. [사진 각 사]

(시계방향으로) 부산시, 바이낸스, FTX, 후오비. [사진 각 사]

부산시가 글로벌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와 함께 자체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비트·빗썸 등 기존 거래소 독주 체제를 깰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소형 코인마켓 거래소나 특정금융거래법(특금법) 위반 등 문제점도 지적돼 거래소 설립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27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부산시는 지난 14일 암호화폐 거래소인 후오비글로벌 및 후오비코리아와 부산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후오비는 부산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을 위한 기술과 인프라를 지원하고, 해외 블록체인 전문 기술자 1500명 이상을 부산에 유치하기로 했다. 또 올해 안에 서울에 있는 후오비코리아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고, 지역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커뮤니티를 지원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앞서 8월 26일, 30일에도 각각 바이낸스, FTX와 MOU를 맺고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바이낸스는 중국계 캐나다인 창펑자오 대표가 2017년 7월 설립한 세계 최대 규모 암호화폐 거래소이며, FTX는 샘 뱅크먼-프리드 대표가 2019년 5월 설립한 글로벌 거래소로 바이낸스에 이은 2위(거래량 기준)에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코인 공룡’을 등에 업은 부산시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만들면 업비트·빗썸이 90% 이상 점유율을 갖고 있는 현 시장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시가 부산은행과 함께 움직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이 경우 원화마켓 운영을 위한 실명계좌 확보도 용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라는 공신력이 투자자들에게 인정받으면, 부산시 디지털자산 거래소가 유의미한 시장규모를 차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부산에서 개최된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2) 기자간담회에서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이 같은 흐름에 시장 판도가 바뀔 것 같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이 대표는 “(해외 글로벌 거래소와 함께) 부산 거래소가 등장하더라도 업비트가 가진 경쟁력과 투명성 때문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화 거래가 되지 않고 규모가 작은 코인마켓 거래소들의 우려가 크다. 이들은 부산시의 움직임을 두고 국내 가상자산 산업을 침체시킬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코인마켓 거래소인 코어닥스의 리서치센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원화마켓 거래소가 95% 이상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현재 독과점 구조에서 국내 미신고 해외 대형 거래소와 지방 정부의 협력은 국내 암호화폐 산업의 대외 의존도를 심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국내 암호화폐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과 거대 외국자본의 시장 점유로 인한 국부유출 가능성도 지적했다.
 
오더북(호가창) 공유도 문제로 지적된다. 업계에 따르면 부산시가 바이낸스, FTX, 후오비 등과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 이후 오더북(호가창) 공유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더북은 주식 시장이나 암호화폐 시장 등에 존재하는 구매자와 판매자의 모든 매도·매수 주문을 기록한 전자 목록이다.
 
지난 2021년 3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분석정보원(FIU)이 개정한 특금법 하위규정에 따르면 국내 또는 해외에서 인허가를 받고 서로 간 고객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가상자산사업자와만 오더북을 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바이낸스, FTX 등은 국내에 정식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았다. 당시 금융당국 관계자는 “바이낸스처럼 본점 소재지가 명확하지 않은 사업자와는 오더북 공유가 금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해외 거래소들이 특금법 등 규정을 모두 준수한 상황에서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특금법을 어기면서) 해외 거래소들과 오더북 공유를 하진 않을 것”이라며 “법이 규정되지 않은 부분들만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바이낸스의 경우에도 국내에 가상자산사업자 등록을 마쳐야 오더북을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부산시는 지난 5월 말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 10여 개 컨소시엄으로부터 사전정보요청서(RFI)를 접수했으며, 조만간 제안요청서(RFP)를 받을 계획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 관련 구체적인 계획은 10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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