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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다!” VR과 금융 결합…국민은행 디지털실험 체험해보니[르포]

간편송금부터 퀴즈 등 게임콘텐츠까지
“금융 신기술 개발 관건은 ‘인증과 보안’”

 
 
지난 26일 본지 김서현 기자가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인사이트(InsighT) 지점을 방문해 ‘KB VR 브랜치’의 송금 기능을 체험하고 있다. [김윤주 기자]
은행권 내 ‘디지털 전환’은 여전한 과제로 꼽힌다. 이 가운데 가상공간(VR)에 금융사를 차린 은행이 있다. KB국민은행의 IT 특화점포 ‘인사이트(InsighT)’ 지점이 색다른 ‘디지털 실험’에 나섰다.
 
9월 26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KB국민은행 인사이트(InsighT) 지점을 〈이코노미스트〉가 방문해 ‘KB VR 브랜치’를 직접 체험해봤다. 국민은행 인사이트 지점의 복도 끝엔 모니터와 VR체험 기기가 놓인 작은 공간이 ‘KB VR 브랜치’를 체험할 수 있는 실험실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KB국민은행 인사이트(InsighT) 지점 내 마련된 실험실. [김윤주 기자]
‘KB VR 브랜치’는 금융시스템과 VR을 연동한 일종의 가상 영업점으로, 국민은행은 최근 ‘KB VR 브랜치’ 2단계 테스트베드를 내놨다. 앞서 지난해 11월 1단계 테스트베드를 통해 금융사를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전체적인 틀을 잡았고, 이번에는 금융 서비스를 입혀 가상공간에서 직접 송금이 가능해졌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가상 영업점’에서…돈 보내고 게임까지 

체험을 위해 VR 기기를 머리에 착용한 채 ‘KB국민타운’에 입성했다. VR 기기의 센서가 착용을 인식하더니, 곧 눈 앞에 가상 화면이 나타났다. 고개를 움직여 화면을 이리저리 살펴봤다. 깜깜한 밤하늘로 구현된 거리 한복판에 KB국민은행·증권·PB센터 등의 점포들이 줄지어 있는 그래픽이 보인다. 국민은행은 실제로 6~7개의 지점이 묶여 지역거점점포를 구축하고 협업하는 파트너십 그룹(PG)의 형태를 가상공간에 구현했다. 
 

‘KB VR 브랜치’의 간편송금 화면 캡처. [사진 KB국민은행]
가상공간은 크게 메인홀, 개인종합창구, VIP라운지, 스타존(StarZone)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메인홀에선 가상공간의 지점장이 “안녕하세요”라며 반갑게 손님을 맞이한다. 그 옆에 보이는 벽면에는 인기 아이돌그룹 ‘에스파’가 등장한 광고 영상이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의 VR 브랜치는 청소년 금융교육 용도로도 활용되는데, 이를 체험한 청소년들은 “와, 에스파다!”라며 반응이 좋다는 게 국민은행 관계자의 전언이다. 
 
‘KB VR 브랜치’에선 간편송금도 가능하다. VR 브랜치와 MZ세대 타깃 플랫폼인 ‘리브 넥스트(Next)’의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연동해 가상 환경에서도 간편하게 돈을 보낼 수 있다. 간편송금을 위해 핸드 트래킹 기계를 집었다. 허공에 손을 뻗어 눈 앞의 가상화면을 터치해 입금금액 등을 설정했더니 금새 송금이 완료됐다. 
 

KB국민은행의 ‘KB VR 브랜치’ 화면 캡처. [사진 KB국민은행]
가장 화려한 그래픽을 엿볼 수 있는 스타존에 입장하니, 우주선에 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 곳에는 키키(토끼)·콜리(브로콜리)·비비(곰) 등 KB금융그룹을 상징하는 스타프렌즈 캐릭터가 등장한다. 손을 휘저어 가상화면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수집하고, 초등학생부터 중학생 수준까지 난이도 별 퀴즈를 풀어 포인트 획득도 가능하다. 
 
스타존은 게임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이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장소이기도 하다. ‘KB VR 브랜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 콘텐츠로도 기획됐다. 사전 신청을 한 청소년들이 직업 체험을 위해 KB금융 본사를 방문하면, 본사 내 위치한 KB공익재단에서 체험할 수 있다. 
 

지난 26일 방기석 KB국민은행 인사이트(InsighT) 지점장이 ‘KB VR 브랜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서현 기자]

아직은 실험 단계…발전 가능성 열려있어

테스트베드 실험을 지휘해온 방기석 국민은행 인사이트 지점장은 “아직은 수정해야 할 오류도 존재하고, 향후 메타버스 산업 동향도 살펴봐야 하지만 금융 시장에서 VR을 금융시스템과 연동해 프로그램을 구축한 사례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금융 환경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이번 테스트베드도 그러한 과정의 일종”이라면서 “신기술을 금융 서비스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관건은 ‘인증과 보안’문제”라고 덧붙였다. 
 
‘KB VR 브랜치’는 아직 실험 단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추후 가상공간 내에 직접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AI) 은행원을 배치해, 고객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모습도 기대해볼 수 있다. 
 
국민은행은 ‘KB VR 브랜치’를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2’에도 전시하고 있으며, ‘MWC 라스베가스 2022’ 등 전시행사를 통해 널리 선보일 예정이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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