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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서 못 산다?… 전기차도 양극화 심화

한국 전기차 관심도 높은 국가지만
주행거리 짧은 차종 철저히 외면 받아
일부 브랜드 할인 혜택 내걸고 판매 촉진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이달 푸조 e-208을 최대 810만원 할인 판매한다. [사진 스텔란티스코리아]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짧은 주행거리 등 상품 경쟁력이 떨어지는 모델은 소비자들에게 철저히 외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인기 차종에는 소비자가 더 몰리고 비인기 차종에는 고개를 돌리면서 판매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차동차 업체들은 판매 부진을 겪는 모델을 판매하기 위해 가격 인하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최근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이달 2022년식 푸조 e-208을 최대 810만원 할인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연식변경을 거친 모델임을 고려하면 할인 폭이 큰 편이다. 푸조 e-208보다는 적지만 DS오토모빌의 DS3 E-텐스도 할인 혜택이 적용되는 몇 안 되는 전기차 중 하나다. DS오토모빌의 한 딜러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200만원 내외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공급 부족, 부품 가격 인상 등으로 오히려 차량 가격을 인상하는 최근 업계 분위기와 상반된다.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연식변경 과정에서 아이오닉5와 EV6의 가격을 기존 대비 300~400만원 정도 인상했다. 테슬라의 경우 올해만 다섯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푸조와 DS오토모빌의 전기차에 할인 혜택이 붙은 것에 대해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한다. 출고 기간도 짧은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계약 후 출고까지 1년 이상 소요되는 아이오닉5, EV6 등과 달리 푸조 e-208과 DS3 E-텐스는 모두 3주 전후로 출고가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 두 모델은 지난해에도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푸조 e-208은 총 243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DS3 E-텐스는 74대가 팔린 것이 전부였다.

똑똑한 소비자, 아무 차나 안 산다.

한국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증가세를 보인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총 9만9803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5만7990대와 비교해 72.1% 늘어난 것이다.
 
소비자들도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딜로이트가 발간한 ‘2022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1012명 중 25%는 다음 구매 차량으로 배터리 전기차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소비자들은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차량 선택에 대한 기준도 까다롭다. 딜로이트의 보고서는 한국 소비자들이 ‘연료비 절감 효과’를 전기차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보고 있으며, 완충 시 기대하는 주행거리가 397마일(639km)에 달한다고 밝혔다.
 
완충 시 주행거리가 300km를 넘지 않는 푸조 e-208, DS3 E-텐스가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사실 이전부터 주행가능 거리가 짧은 모델은 한국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최대 주행 가능한 거리가 308km인 르노 조에와 80km인 르노 트위지는 올해 들어 국내 판매가 중단됐다. 지난 5월 국내 출시된 주행거리 233km의 렉서스 UX300e도 현재 신규 계약이 불가능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판된 배터리 전기차의 평균 주행가능 거리는 300km 중반 정도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는 400km 이상도 달린다”며 “한국 소비자들은 차량 선택에 대한 기준점이 높고, 점점 더 스마트한 소비를 추구한다. 확실한 경쟁력이 없으면 한국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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